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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사랑하는 자녀에게서 생각할 기회를 빼앗지 말라
박옥수 | 승인 2019.05.02 15:58

사과나무에 탐스런 사과들이 달리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땅에 양분이 풍부해야 하고, 비가 알맞게 내리고 햇빛이 알맞게 내리쬐어야 하고, 해충의 공격도 이겨내야 하고…. 우리가 인생에서 행복이라는 열매들을 탐스럽게 맺기 위해서도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건강도 필요하고, 겸손한 마음도 필요하고, 가족도 필요하고,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들이 자라서 행복을 맺을 수 있도록 제가 아버지로서 주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생각하는 힘’과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지혜는 자신의 삶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경북 성주에서 참외 농사를 짓습니다. 성주에 참외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은데, 이분은 최고 품질의 참외를 많이 수확해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참외는 원래 봄에 모종을 심어서 여름에 수확하는 과일입니다. 요즘은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성주에서는 대부분의 농가가 비닐하우스를 이용하여 겨울에 모종을 심고 봄에 참외를 수확해서 판다고 합니다. 비닐하우스가 찬 기운을 막아주고, 또 하우스 안에 난방장치가 있어서 참외가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던 참외의 잎과 줄기들이 얼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성주의 참외 농가들이 다 울상인데, 제가 아는 분의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참외들이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잘 자랐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다 그 집으로 몰려가서 도대체 비결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올 겨울은 날씨가 유난히 추워서 참외 밭에 추위를 이기는 비료를 주었어요.”
“예? 추위를 이기는 비료요? 그런 비료도 있어요?”
“그럼요! 참외를 농작물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중국 북방이나 러시아 등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잖아요. 날씨가 추우니까 참외한테도 기름진 음식을 먹여야 할 것 같아 돼지비계를 갈아서 비료로 주었지요.”

이분은 어떤 일이든지 그냥 하지 않고 생각해서 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기르는 참외는 한 번만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을 수확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농사를 짓다 보니, 세 번째 참외가 달릴 때에는 줄기가 시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줄기가 약하면 열매에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참외 맛이 떨어지고 참외가 충분히 자라지 못합니다. 이분이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지 생각했습니다.

“참외야, 사람들은 오래 살려고 애쓰는데 너도 좀 오래 살아봐. 아직 날씨가 좋은데 시드는 이유가 뭐야?”

답은 뿌리에 있었습니다. 참외는 뿌리가 약해서 줄기나 열매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만큼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참외 줄기를 호박 뿌리에 접을 붙여서 농사를 짓습니다.

이분이 그 사실을 깊이 생각해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기 위해 배우고 연구해서 좋은 퇴비를 만들었습니다. 자연히 싱싱하고 맛좋은 참외가 많이 달렸고, 참외 공판장에서 최상급 상품으로 판정받아 수입이 다른 농가들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습니다.

이분은 자신이 개발한 농사법을 참외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그냥 가르쳐 주었습니다. 자연히 함께 소득이 많아졌습니다. 오늘도 이분은 참외에 대해서 생각하고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합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함께 잘살게 되어서 더 기쁘고 즐겁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성주 참외를 최고로 치는데, 제가 아는 분의 참외가 그중에서도 최고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두 자녀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부모 눈에는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아빠, 사탕” 하면 사주고 싶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는 행복합니다. 제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각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어릴 때에는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찾지만, 소년이나 청년이 되어서도 그런 것을 찾지는 않을 것입니다. 점점 자라면서 자전거를 요구하고, 컴퓨터를 요구하고, 더 나이가 들면 자동차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저는 돈을 잘 벌지 못했습니다.

아들이 자동차를 사달라고 할 때 값싼 자동차를 사주었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들 친구는 부잣집 자녀여서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면, 제 아들이 그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무능해. 싼 차밖에 사주지 못해.’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아들이 그런 상황을 만났을 때 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녀를 망치는 것은 대부분 부모입니다. 2009년에 제가 중국 공산청년단의 초청으로 중국에 가서 청소년들을 위해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 법으로 아이를 하나밖에 낳지 못하게 정한 때였습니다. 아이가 있는데 임신하면 병원에 가서 유산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집마다 자식이 우상이 되었습니다. 자기 아이가 조금도 고생하지 않게 하려고 부모가 다 희생했습니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어도 부모가 다 해주니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이 생각하는 길을 다 막아버린 것입니다.

그처럼 생각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자란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니까 중국에서 청소년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졌습니다. 청소년들을 바꿀 수 있는 길을 모색하다가 2007년에 공산청년단에서 저를 초청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바빠서 가지 못했고, 2년 뒤에 중국에 가서 청소년들을 위해 강연을 했습니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들을 다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아이가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녀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 아이에게 어려움을 주어서 생각하지 않고는 살 수 없게 해주어야 합니다.

제 아들이 일곱 살 때 제가 아들을 가르쳤습니다. 아들이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하면 사줍니다. 아들은 다음 날도 사달라고 합니다. 하루는 제가 안 된다고 합니다. 아들은 떼를 쓰면서 조릅니다.

“아빠~, 사탕~”
“안 돼! 아빠가 안 된다면 안되는 거야!”

결국 아들이 자기 마음을 꺾습니다. 그 뒤로도 아들이 몇 차례 떼를 쓰다가, 생각을 합니다.

‘아빠가 안 된다고 할 때에는 안 되는구나. 그러면 마음을 얼른 바꾸어야 아빠와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고, 다음에 사탕을 사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구나.’

어리지만 생각해서 마음이 그렇게 정돈되면, 그 뒤로는 제가 안 된다고 하면 “예” 하고 받아들입니다.

그 다음에 아들에게 수돗물 쓰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은 수돗물을 틀어놓은 채로 손을 씻습니다. 제가 아들에게 “수돗물을 틀어서 손에 물을 묻히고, 물을 잠근 후 손에 비누칠을 하고, 다시 물을 틀어서 손을 씻어라” 하고 가르쳤습니다. 아들이 또 생각을 합니다. ‘수돗물을 틀어놓고 비누칠을 하면 쓰지 않는 물이 계속 나오는구나. 수돗물은 필요할 때만 쓰는 게 맞구나.’ 손을 씻을 때 수돗물을 틀어놓고 씻는다고 해서 수도요금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돗물 아껴쓰는 법을 배우면 전기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물건들도 적절하게 쓸 수 있으며, 나중에는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사용할 줄 알게 됩니다. 더 나아가 생각하는 습관이 길러져서 삶의 지혜를 얻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욕구를 채우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비뚤어진 욕구도 있어서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면 인생이 망가집니다. 실제로 자신의 잘못된 욕구를 절제하지 못해서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봅니다.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은 잘못된 욕구일지라도 따라가고 말기 때문입니다. 이런 습관은 어려서부터 형성됩니다. 어떤 아이는 한번 울기 시작하면 계속 웁니다. 아이가 실수로 누군가에게 맞거나 어디에 부딪히면 아파서 울 수 있습니다. 아파서 우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됩니까?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아픈 것이 다 가라앉았는데도 울고, 어떤 아이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데도 웁니다. 그것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란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기에 평생을 힘들고 괴롭게 삽니다. 반대로 어려서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각하는 습관이 들고 욕구를 꺾는 훈련이 되면 그 후로는 사는 게 평안합니다. 잘못된 욕구가 일어날 때 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서 자녀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채워주려고 하는 부모들이 많아졌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많은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힘이 부족합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좋은 활동 가운데 하나가 굿뉴스코Good News Corps 해외봉사입니다. 대학생들이 1년 동안 해외에 나가서 봉사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만 명 가까운 대학생들이 주로 어려운 나라에 가서 봉사하고 돌아왔습니다.

전기나 수돗물이 없는 아프리카의 시골 마을에서 활동하면서 제대로 씻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때로는 말라리아에 걸려서 지독한 고통을 겪기도 하고…. 그렇게 1년 동안 봉사활동을 마친 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전과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 생각 없이 먹었던 음식이었지만 그곳에서는 한 끼가 소중하고,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감사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동안 생각 없이 누리며 의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그곳에서는 소중한 것이 되고 의미있는 것들로 살아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한국에서 누렸던 풍요로움과 부모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생각하는 습관이 길러졌습니다.

저는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아이를 사랑하십시오. 그러나 아이들이 생각할 기회를 빼앗지는 마십시오. 아이들을 조금 어렵게 하고, 조금 배고프게 하고, 돈이 없어서 조금 불편하게 느끼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이 자랍니다. 생각하라고 말하지 말고 생각하지 않고는 살 수 없게 해주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자녀이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어려움이나 고통을 겪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외국어는 어릴 때 배워야 합니다. 빨리 배울수록 배우기가 쉽습니다. 생각하는 법, 고난에 대처하는 법, 교류하는 법도 어릴수록 배우기 쉽습니다.

제 아들이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녔는데, 같은 반에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열여섯 살이 넘으면 자동차 면허증이 나옵니다. 제 아들도 학교가 멀어서 ‘에스코트’라는 싼 자동차를 사주었습니다. 아들이 저에게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은 부모님이 부자여서 고급 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자동차가 생기면 활동반경이 넓어집니다. 아들 친구들이 주말이면 200~300킬로미터 떨어진 스키장으로 스키를 타러 가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에 학교에 오면 스키를 타고 온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제 아들도 친구들과 함께 스키를 타러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교회에서 살았습니다. 교회에서 지내려면 예배에 참석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봉사도 해야 하기에 스키를 타러 갈 시간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어떻게 지내든지 명령하거나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기만 합니다. 아들 친구들이 주말에 스키를 타러 가서 일요일 밤에 오다가 월요일에 오고, 다시 화요일에 오고, 나중에는 수요일에 왔습니다. 졸업하던 날 제 아들도, 아들 친구들도 봉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봉투를 열어 보니, 아들 봉투 안에는 졸업장이 들어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의 봉투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나중에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저도 스키를 타러 가고 싶었지만 어려서부터 제 마음을 꺾는 교육을 받아서 그런 마음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졸업하고 보니, 친구들보다 제가 훨씬 복된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음식을 잔뜩 먹어서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것처럼, 마음에 감사가 가득 차면 고통이나 더러운 욕망이 마음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제 아들은 지금도 자신을 위해 살지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감사하다고 합니다. 자기 욕구를 마음껏 채우면서 사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살고, 그래서 그들이 기뻐하고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생각하는 힘은 어려서부터 기르는 것이 좋고, 그렇게 하지 못했으면 지금이라도 길러야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생각하여 얻은 것들은 그 안에 지혜가 들어 있어서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부족한 자신이 지혜를 얻어서 복되게 사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감사가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울 때 우리는 악하거나 더러운 욕구에 이끌리지 않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마음을 파는 백화점>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마음밭에 서서> 등 네 권을 집필했으며, 마음의 세계를 다룬 만화 <신기한 마음여행>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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