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전날 끝나는 유월절이 유대인 최대의 명절
부활절 전날 끝나는 '유월절', 이스라엘서 최대 명절
유월절 후 이어지는 무교절… 풍습에 숨은 영적 의미
어제(21일) 부활절을 맞아 전 세계 교회와 성당 곳곳에서 부활절 기념 예배가 열렸다. 그런데 정작 예수 부활의 땅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부활절은 조용한 모습이다.
이스라엘에서 부활절은, 유월절 저녁이 지나고 무교절이 시작된 후 맞는 안식일 바로 다음날인 일요일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아랍계 천주교인들을 포함해 소수의 기독교인들과 순례객들만 부활절을 기념할 뿐,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부활절을 기리지 않는다. 오히려 부활절 하루 전날 끝나는 유월절 기간이 유대인들에게는 1년 중 최대 명절이자, 국가적 기념일로 간주된다.
올해 이스라엘에서는 예루살렘의 가든툼과 분묘교회 등 주요 기독교 지역에서만 일부 기독교인과 순례객들이 부활한 예수를 기념하기 위한 예배를 드렸다.
부활절 전날 끝나는 유월절, 이스라엘서 최대 명절
이보다 앞선 4월 19일 저녁 해질 무렵부터 이스라엘 국민들은 최대 명절을 맞아 분주하다. 바로 유월절이 시작된 것. 해마다 찾아오는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일곱 가지 대표 절기 중 최고의 명절로, 유대종교인들은 물론이고 율법과 상관없이 살아가는 현대 유대인들도 나름대로 절기를 지키며 유월절을 보낸다.
히브리말로 ‘페싸흐(Pesach)’라고 하는 유월절은 유대력으로 닛산월 14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8일간 계속 된다. 유월절 어린양을 잡는 닛산월 14일 저녁과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인 무교병을 먹는 7일간을 합쳐서 닛산월 22일 저녁 해지는 시간까지를 통상적으로 유월절 기간 이라고 부른다.
유월절은 성경 출애굽기에 나오는 히브리 민족의 이야기로 히브리 민족의 하나님 여호와가 바로 왕과 이집트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릴 때, 열 번째 재앙으로 이집트의 모든 장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날 밤에 문인방과 설주에 어린양의 피를 바른 히브리 민족의 집에는 재앙이 임하지 않고 넘어 간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하나님의 명으로 유대인들의 절기로 내려오고 있다.
유대력과 성경력
원래 유대력으로는 닛산월이 7번째 달에 해당되어 유대력 일곱 번째 달 14일이 유월절이었다. 그러나 여호와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월절을 달의 첫 달을 삼으라고 명하면서 ‘성경력’이라는 새로운 달력이 시작되었고, 유월절이 포함된 닛산월이 첫 번째 달이 되면서 원래 유대력의 첫 번째 달이었던 나팔절과 속죄일이 있는 티쉬레이가 7번째 달로 바뀌게 되었다.
이렇게 바뀌어 부르는 달력을 ‘말씀력’ 혹은 ‘성경력’이라고 부른다. 보통 유대인들은 유대력으로 모든 날짜 계산을 하지만 성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 때는 성경력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것을 기준으로 ‘욤키푸르’ 즉 속죄일이 7번째 달 10일로 성경에 기록이 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중요한 날마다 성경의 노래나 말씀을 낭독하는데 예를 들면 칠칠(7·7)절이 시작될 때는 룻기를 낭송하고 성전 파괴일에는 예레미야 애가를 낭송하며 유월절에는 아가서를 낭송 한다.
그 이유는 아가서가 히브리말로 ‘노래 중에 노래’라는 뜻으로 성경 66권 중 아가서가 찬송시로써는 ‘으뜸’으로 뽑히기 때문이다. 그런 아가서를 유월절에 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이스라엘에서 유월절이 가장 중요한 유대 절기임을 상징한다. 올해 유월절은 현재 유대력으로는 5779년에 해당한다.
이어지는 무교절… 풍습에 숨은 영적 의미
유월절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무교절은 7일간 누룩이 들어간 모든 것을 제하고 무교병을 주식으로 하여 유교물(누룩을 넣어 만든 음식물)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슈퍼마켓이나 가게들에는 유교물이 들어간 상품 코너를 가리거나, 무교절 기간 동안 폐쇄하고 피자 가게나 햄버거 가게 역시 빵 재료를 무교병으로 바꾸어 판매한다.
무교절 기간 무교병만 먹는 것에는 영적 의미가 숨어 있는데 다른 어떤 생각도 받아드리지 말고 오직 말씀만 받고 믿으라는 영적인 의미가 있다. 모든 학교는 유월절이 시작되기 전에 방학에 들어가 3주 가량 유월절 방학을 맞는다.
또한 유대 종교인들에게 유월절은 첫 달이므로 모든 해묵은 물건들과 유교물을 모아서 일제히 불태워 소각하는 것을 통상적인 관례로 여기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유월절은 아직 제3성전이 재건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성경시대처럼 제사장들이 유월절 어린양을 잡아 제사를 드린다든지 하는 율법적인 의식은 드리지 않고 유월절 저녁의 유월절 성찬을 기념하는 ‘쎄데르 페싸흐’를 가진다. 유월절 성찬도 세월이 많이 지나며 많은 부분들이 축소되거나 변하여 나타나고 있다. 그런 반면에 예루살렘 성전 중심론을 부정하는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과 달리 지금도 유월절에는 사마리아지역 그리심산에 모여 해마다 사마리아인 제사장들이 어린양을 잡아 유월절제사를 드리고 있다.
예루살렘(이스라엘)=장주현 글로벌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