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번째 참석… 매년 달라지는 연구 흐름 파악이 도움

“첨단 기술을 직접 마주하고 그 흐름과 방향을 읽었던 것이 대회 우승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로 ISSCC에 4번째 참석했습니다. 매년 달라지는 흐름과 연구자들이 집중하는 분야를 알고 여기에 집중했던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우수한 연구자들의 발표를 듣고, 회로/반도체 분야에서 어떤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지 직접 살펴보는 것은 연구실 모두에게 큰 자극과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반도체 올림픽’이라 불리는 ‘2019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 ISSCC)’에서 학생 연구 발표상(Student-Research Preview Award, SRP)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UNIST(총장 정무영) 전기및전자공학과 임영현 씨는 자신의 우승 비결을 ‘꾸준한 학회 참가’라고 답했다.

그는 ‘5G 통신을 위한 고효율, 초소형 전력관리 회로 개발’에 관한 연구를 통해 통신 칩 내부의 전력관리 회로를 개선, 기존 칩 대비 4분의 1 정도의 면적만 이용하면서도 전력 소모 효율은 2배 이상 늘렸다.

2019 ISSCC에서 학생 연구발표상을 수상한 임영현 씨.ⓒUNIST
2019 ISSCC에서 학생 연구발표상을 수상한 임영현 씨.ⓒUNIST

임 씨는 “이번에 발표한 주제는 ‘5G 통신을 위한 유동적 전압공급이 가능한 고효율, 저전력, 초소형 전력관리 회로 개발’에 관한 것입니다. 전력관리 회로의 효율을 높이고 면적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라며 자신의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화제인 5G 통신은 4G에 비해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려면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회로의 크기도 커집니다. 현재 전력관리 회로는 전체 통신 칩 면적의 40%, 전력 소모의 45%를 담당합니다. 이 전력관리 회로를 효율적으로 구성하게 되면 통신 칩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연구에서 전력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고속 피드백 루프를 설치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통신 장치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실시간으로 측정, 예측해 그만큼의 전력만을 공급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한 것입니다. 이렇게 구성된 회로는 잉여 공급 전력을 줄여 기존 회로 대비 2배의 전력 소모 효율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전압안정기 내부에 큰 면적을 차지하는 수동소자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 회로의 크기를 줄였습니다. 통신 칩 내부의 개별 요소마다 설치되던 수동소자를 하나의 소자로 통합해 관리하도록 재구성해 면적을 줄이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전력관리 회로의 크기를 기존 대비 1/4로 줄일 수 있습니다. 면적은 작게 만들면서 전력소모량을 줄일 수 있어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원에서 그는 지속적으로 전력관리 회로의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전력관리 회로의 개선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휴대용 IT 기기의 성능 향상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5G 통신이 적용된 기기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분야입니다. 전력관리 회로를 개선하면 기기의 크기는 작아지면서, 사용시간은 늘릴 수 있습니다. 5G 통신은 자율주행차량, VR/AR 영상전송,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와 스마트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이들 기술은 모두 안정적이고 오래가는 통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분야는 안정적인 통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력관리 회로의 개선은 안전하고 유용한 통신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되는 분야입니다.”

전자공학, 통신 분야 연구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그는 ‘연구 성과의 실생활화’를 꼽았다. “회로를 설계하고 이를 적용하는 연구가 실생활에 맞닿아있는 것이 좋아 이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기기에 직접 개발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 제 노력이 효율적이고 편리한 기기로 발전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제가 하는 연구는 통신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과정의 한 부분이겠지만, 제 노력이 그 큰 발전의 흐름 속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수많은 연구자의 성과가 하나하나 모여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통신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저도 하나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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