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여름의 휴양지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 수도 아테네 다음으로 큰 테살로니키에는 수많은 문명이 거쳐간 역사의 흔적들로 가득해 한국의 부산과 같은 도시다. 신약성서에 사도 바울이 거쳐간 데살로니가가 바로 이곳이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볕과 바닷바람을 느끼며 고대문명을 탐험할 수 있는 테살로니키를 소개한다.

겨울이라 유럽여행을 미루고 있다면 그리스를 주목해보자. 성경 데살로니가서의 무대로도 유명한 테살로니키는 사도 바울이 선교지로 삼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거점이었다. 열다섯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고대 그리스, 로마, 비잔틴, 오스만 터키 등 모든 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오롯이 남아있다. 특히, 겨울에는 대부분의 입장료가 반값이기 때문에 알뜰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 타워(White Tower)
테살로니키의 하얀거탑

에게해를 뒤로하고 서 있는 화이트 타워. (사진 송지은 기자)
에게해를 뒤로하고 서 있는 화이트 타워. (사진 송지은 기자)

테르마이코스 만灣의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화이트 타워를 만날 수 있다. 그리스어로 ‘레프코스 피르고스’라 부르는데 12세기 비잔틴 시대에 처음 세워졌다. 오스만 제국 이후 시대에 철거되었다가 다시 개축했다. 바다로 침략하는 외적을 막는 요새였으나 오스만 정복기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당시 병사들의 피로 빨갛게 물들어 ‘피의 탑’이라 불리기도 했다. 1912년 테살로니키가 그리스 령이 되었을 때 다시 하얗게 칠해 화이트 타워가 되었다.

내부 박물관에 전시된 테살로니키 사진. (사진 송지은 기자)
내부 박물관에 전시된 테살로니키 사진. (사진 송지은 기자)

현재는 박물관이며 테살로니키의 랜드마크이다. 탑의 옥상에 가면 시내 전경과 에게해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에게해의 바다향기를 담아보자. (Thessaloniki 546 21)

고고학박물관(Archaeological Museum)
고대 역사 순례의 정점

5분 거리마다 유적을 볼 수 있는 테살로니키에서 다양한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은 고고학 박물관이다. 마케도니아 전역에서 발굴한 선사시대부터 후기 마케도니아 문명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마케도니아 사람들의 주거모습, 종교, 문화, 음악과 관련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여성들의 화장품부터 당시 유행한 악기 ‘리라’도 확인할 수 있다. 알렉산더 대왕 시대를 기반으로 한 로마 시대의 유물은 1층에 전시되어 있다. 안뜰로 이동하면 무덤에서 발견된 다양한 금세공품이 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조각상 (사진 송지은 기자)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조각상 (사진 송지은 기자)

귀금속 가공방법에 대한 설명과 고대 마케도니아인들의 장식 기술을 알 수 있다. 금세공품들은 고대에 만들어졌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고 세밀하다. 많은 문명을 거쳐간 테살로니키의 역사를 확인하고 싶다면 고고학 박물관을 꼭 방문하길 바란다. (Manoli Andronikou 6, Thessaloniki 546 21)

로만 포럼 Roman Forum (Ancient Agora)
시민문화의 발생지

아고라광장 터. (사진 송지은 기자)
아고라광장 터. (사진 송지은 기자)

‘로만 포럼’은 1960년대에 정부 건물을 지으려다 발견되었다. 이곳은 고대시대부터 테살로니키의 상업과 정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세기에 시민들의 회의장소 ‘아고라’가 지어졌고 2세기에 야외극장인 ‘오데온’이 완성됐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 바울의 전도 여행 이야기를 증명하는 기록이 남았다고 한다. (Olimpou 75, Thessaloniki 546 31)

로톤다&갈레리우스 개선문(Rotonda & Arch of Galerius)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의 개선문

305년 갈레리우스 황제가 페르시아 정복을 기념해 세운 개선문. 현재는 중앙문만 남아있다. (사진 송지은 기자)
305년 갈레리우스 황제가 페르시아 정복을 기념해 세운 개선문. 현재는 중앙문만 남아있다. (사진 송지은 기자)

갈레리우스 개선문은 로마제국의 갈레리우스 황제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여 세웠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동서를 이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문을 지났다고 한다. 5분거리에는 갈레리우스가 지은 무덤 사원 ‘로톤다’가 있다. (Pl. Agiou Georgiou Rotonta 5,Thessaloniki 546 3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톤다. (사진 송지은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톤다. (사진 송지은 기자)

루가 레스토랑(Rouga Restaurant)
지중해 음식을 맛보다

1.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에서 노란 건물을 찾으면 쉽다. 2.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내부. 3. 가지와 치즈가 주재료인 '무사카' (사진 송지은 기자)
1.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에서 노란 건물을 찾으면 쉽다. 2.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내부. 3. 가지와 치즈가 주재료인 '무사카' (사진 송지은 기자)

미식의 도시로도 유명한 테살로니키에는 지중해 음식과 발칸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바다가 인접해 있고 다른 지방의 특산품을 구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 유제품을 주재료로 쓴다. 맛집으로 유명한 루가 레스토랑은 지중해 음식을 메인으로 다양한 그리스 메뉴를 고를 수 있다. 그리스 올리브와 페타치즈로 만든 그릭샐러드와 지중해식 가지요리 ‘무사카’를 추천한다.(Karipi 28, Thessaloniki 546 24)

모디아노 전통시장(Modiano Market)
그리스 식재료를 한 눈에!

1. 보기 좋게 진열된 과일가게. 2. 치즈와 소시지를 파는 곳. 3. 여러 종류의 다양한 올리브를 판다. (사진 송지은 기자)
1. 보기 좋게 진열된 과일가게. 2. 치즈와 소시지를 파는 곳. 3. 여러 종류의 다양한 올리브를 판다. (사진 송지은 기자)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하고 싶다면 전통시장에 들러보길 권한다. 생선부터 야채, 과일, 올리브와 올리브 오일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치즈와 향신료, 견과류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Thessaloniki 546 24)

아요스 디미트리오스 성당(Hagios Demetrios)
치유의 기적

디미트리오스 성당의 외관 (사진 송지은 기자)
디미트리오스 성당의 외관 (사진 송지은 기자)

로만 포럼을 지나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디미트리오스 성당을 만날 수 있다. 그리스에서 가장 큰 교회이며 5세기에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졌다. 비잔틴 시대에 테살로니키의 수호 성인 디미트리오스가 순교당한 장소에 세워진 교회다. 테살로니키에 1917년에 있었던 대화재 때 손상을 입었지만 1926년부터 1948년 사이에 타고 남은 잔해를 활용해 재건축되었다.

디미트리오스 성당 1층 예배당. (사진 송지은 기자)
디미트리오스 성당 1층 예배당. (사진 송지은 기자)

디미트리오스는 기독교를 믿는 로마군인이었는데 기독교를 박해하던 갈레리우스 황제의 명령으로 순교했다. 그의 유골함에서 기름이 흘러내렸는데 그 기름을 바른 사람들이 병에서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교회 안에 들어가면 성인의 유골함이 안치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소원을 적고 유골함 앞에서 기도를 드린다. 성당 상층부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천장화로 장식되었고 지하에는 성인의 묘가 있다. (Agiou Dimitriou, Thessaloniki 546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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