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생산방식 대비 생산량 4배 가량 증가

강원희 강원대 교수. 사진=강원대학교
강원희 강원대 교수. 사진=강원대학교

강원희 강원대 교수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중 하나인 블랙 아이보리 커피(Black Ivory Coffee), 일명 ‘코끼리똥 커피’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른바 ‘코끼리똥 커피’로 불리는 블랙 아이보리 커피는 코끼리의 배설물에서 골라낸 원두로 만든 커피로, 사향고양이 배설물을 걸러 만들어내는 ‘루왁 커피’와도 비슷하다.

이 커피 생두는 코끼리의 위를 통과하면서 커피의 쓴 맛을 내는 단백질 성분이 분해되는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쓴 맛이 거의 없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를 자랑한다.

‘코끼리똥 커피’는 1kg에 1,800달러(약200만원)의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원두 7~8g에 에스프레소 한 잔이 추출된다고 가정했을 때, 에스프레소 한 잔 가격은 약 17달러(약1만8천원) 정도이다.

강원희 교수는 기존의 생산방식을 개선해 생산량을 4배 가량 늘렸고, 강원도 고성군의 해양심층수 미네랄을 활용해 커피생두의 품질도 한층 향상시켰다.

기존의 생산방식은 캐나다 출신 블레이크 딘킨(Blake Dinkin)이 개발했으며 커피열매를 말린 후 사탕수수, 바나나 등과 섞어 코끼리에게 먹여 얻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코끼리는 말린 커피 열매를 소화시키지 못해 커피 생두가 원형 그대로 배출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찾기 힘든 곳 또는 강물에 배설하는 습관이 있는 코끼리의 습성 때문에, 코끼리에게 33kg의 커피 열매를 먹여야 1kg의 원두를 추출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 효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생산량도 200kg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강원희 교수의 새로운 생산 방식은 커피 열매의 과육 부분을 제거한 생두를 사탕수수, 바나나 등과 섞어 코끼리에게 공급한다. 이를 통해 생두 외벽의 점액질이 완전히 제거되고 쓴 맛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이 분해되는 과정을 통해 커피 원두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강원희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BK21플러스 사업과 강원대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8년 ‘코끼리똥 커피’의 새로운 생산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헀으며, 2019년 2월에는 네팔 현지에서 시험 생산까지 마친 단계다.

강원희 교수는 “마치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것처럼, 코끼리의 몸 속에서 새로운 세계로 갈 수 있다고 꿈꾸는 커피 씨앗의 행복을 담은 의미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커피’라고 이름 짓고 싶다”며 “커피 판매 수익금 일부는 코끼리와 야생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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