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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행복에 이르게 하는 토대, 겸손과 사고력
박옥수 | 승인 2019.03.04 17:16

제가 몸담고 있는 선교회에는 멋진 수양관이 있습니다.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경북 김천 산중턱에 7백 평 넓이의 4층 건물과 숙소 등 부속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에 몇 차례씩 그곳에서 수양회를 갖는데, 매차에 3천 명 안팎의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1991년 수양관 건축을 시작했는데, 건축법상 4층까지밖에 건물을 지을 수 없어 3천 평씩 4층으로 짓자고 의논했습니다. 그때까지 그렇게 큰 건물은 지어본 적이 없었기에 공사비가 얼마나 들고 공사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잘 몰라,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서 수양회를 할 건물을 지으면 좋겠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건물을 건축할 대지 안에 묘가 하나 있고, 그 묘의 후손들이 묘를 이장할 수 없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7백 평씩 4층으로 짓기로 했습니다. 건축을 마치고 나서 보니, 층당 3천 평으로 지었다면 공사비나 공사 기간 등에 문제가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사를 할 때면 건물 크기 외에도 안전이나 편의성 등 크고 작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지은 건물을 지금 굉장히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건 이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운 점도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그동안 건물을 많이 지으면서 안목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어지고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탕자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인생의 교훈
우리 인생도 건물을 짓는 일에 비유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여러 부분을 생각해서 삶을 계획하고 실행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큰 어려움을 겪거나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목사인 저는 성경 누가 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에서 인생에 대하여 분명한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어느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루는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재산 중에서 제 몫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 재산을 가지고 아버지를 떠나 다른 나라에 가서 잘살아보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그렇게 살 수 있는 지혜나 계획을 가진 것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 가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아버지에게 자기 몫의 재산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어릴 때부터 자신이 번 돈으로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부모님이 밥을 먹여 주고 옷을 입혀 줍니다. 나이가 되면 학교에도 보내 줍니다. 자녀를 키우기 위해 부모님은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힘든 일을 해냅니다. 때로는 수모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까 자녀들은 ‘부모님이 희생으로 우리를 이렇게 키우셨구나’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당연히 누릴 것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불평합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 덕분에 모든 것이 풍성했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줄 몰랐습니다. 실패나 그로 인해 찾아오는 고통에 대해서 예측하지 못하니까, 자신이 잘하는 몇 가지만 보고 ‘나는 사업도 잘하겠다’고 믿었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아버지보다 영어를 잘하니까 자기가 아버지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학교 공부는 못 했지만 살면서 경험한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가정을 꾸려나가고 자녀들을 키우면서 얻은 지혜와 경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자기가 아버지보다 낫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둘째 아들은 두루 보지 못하고 한쪽만 보고 있었습니다. 시야가 좁은 그 눈으로 보니까 자기 생각이 옳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 이루어질 것이 확실했습니다. 한 층에 3천 평짜리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정확히 모르고 건물을 지으려 했던 것처럼, 다른 나라에 가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모른 채 자신이 잘하는 몇몇 가지를 근거로 자기가 사업을 잘할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당돌하게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올 재산을 미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의 끝은 돼지우리
가난한 사람은 돈을 모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돈을 허투루 쓰지 않지만, 둘째 아들은 음식이 없어서 배가 고프거나 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돈 쓰는 것을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 마음으로 아버지의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갔으니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기생과 함께 방탕하게 지내면서 돈을 다 써버려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먹고살 길을 찾아 돼지치기가 되었는데, 마침 그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서 먹을 것도 제대로 얻지 못해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로 가면서 자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탕자 이야기는 우리 마음이 흘러가는 길을 잘 보여 줍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이 있으면 교만해지고, 교만해지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기 뜻대로 행하며, 결국 방탕하게 살다가 망하고 맙니다. 그 후에는 생각지 못했던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제 탕자가 자기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 빨리 알면 알수록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서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빨라지고, 모르면 모를수록 돼지우리에서 오래 살아야 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몇 가지를 바탕으로 인생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탕자와 같은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결국 실패와 좌절의 쓴맛을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탕자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태어납니다. 태어난 뒤에 모든 것을 배웁니다. 한글도 배우고, 영어도 배웁니다. 배우면 실력이 점점 좋아집니다. 피아노를 치면 어제보다 오늘 실력이 낫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피아노를 잘 치는 것 같습니다. 단음으로 피아노를 치다가 어느 날 화음을 넣어서 치기 시작하면 자기 실력이 제법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정말 잘 치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여전히 하찮은 실력입니다. 그런데도 본인은 잘한다는 생각에 빠집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 배우는 힘과 지혜
모든 사람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배우기에 알아가는 것들이 많아지고, 실력이 향상됩니다. 자연히 자기가 잘한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때 자신이 여전히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면 좋은데, ‘내가 영어를 잘해’ ‘이번에 1등을 했어’ 하고 잘하는 면만 바라봅니다. 그러면 자신을 믿게 되고, 자신을 믿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들어도 다 아는 것이라고 여겨 대충 넘어갑니다.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니까 자기 생각대로 인생 계획을 세워 삽니다. 하지만 결코 인생은 원하는 대로만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게 탕자와 같은 길을 갑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여느 사람들이 갖지 않은 지혜나 힘을 배우게 됩니다. 제 동생은 어렸을 때 중이염을 앓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는 의료환경이 열악해서 제가 살던 경북 선산만 해도 병원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아들이 아프지만 돈이 없어서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는 것을 가슴 아파 하셨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사는 집에 가서 변소도 퍼주고, 담도 고쳐 주고, 초가지붕도 해마다 새 이엉으로 갈아 주었습니다. 아버지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이름 석 자만 아셨지만, 의사가 사는 집의 궂은일들을 다 해준 덕에 의사와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아플 때마다 언제든지 의사에게 데리고 가면 치료해 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픈 아들을 위하고 싶었지만 자신에게는 길이 없으니까, 생각을 깊이 해서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길을 찾은 것입니다.
일본에 사는 제 사촌동생은 세계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몇 번이나 우승한 적이 있는 아주 유명한 카레이서입니다. 자동차 경주가 시작되면 빠를 때는 차가 시속 3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달린다고 합니다. 1초에 100미터 가까이 달리기 때문에 카레이서들에게는 1초가 아주 긴 시간입니다. 1초 안에 앞차와 뒤차의 속도를 계산하고 특징을 파악하는데, 그런 감각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소 꾸준한 훈련을 통해 형성된답니다. 마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면 극도로 예민한 감각으로 사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짧은 1초도 더 작은 단위로 나눠서 쓸 수 있는 능력이 만들어집니다. 일본에는 골목길이 많은데, 사촌동생은 골목길로 운전해 가다가 두 도로가 교차되는 곳이 나올 때면 왼쪽이나 오른쪽 도로에서 차가 오고 있는지를, 보이지 않지만 그의 예민한 감각엔 보인다고 합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힘
지혜는 부족할 때 찾게 됩니다. 아들이 아픈데 돈이 없을 때나 세계 최고의 카레이서가 되고자 할 때 등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만큼 변화나 발전, 지혜에 대한 목마름이 커집니다. 그래서 깊이 사고하며 배웁니다. 아무리 부족해도 자신이 부족한 것을 모를 때에는 절대로 깊이 사고하거나 배우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너무 연약하고 부족했기에 성경을 읽었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사고하는 법을 배웠고, 지혜를 얻었습니다. 성경은 쉽게 이해되지 않기에 사고하기에 정말 좋은 책입니다. 자연히 다른 사람보다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 세밀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며, 앞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되어 교회를 인도하면서 교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있었고, 성도들이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면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고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었습니다. 탕자가 먼 나라에 가면 방탕하게 살고, 재산을 다 잃고, 굶주림으로 고통하는 길로 가는 것처럼,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그에 맞는 길을 걷게 됩니다. 제 사촌동생이 골목 저편에서 차가 오고 있는지 아닌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처럼, 인생길에서도 앞날이 아직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 될지 볼 수 있습니다.
젊은 날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늘 사고하여 지혜를 얻으면 평생을 다른 사람보다 앞선 사람으로 삽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의 경우를 말하자면,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성경을 읽는 동안 성경이 마음을 겸비하게 만들고 온유하게 만들며 복잡한 망상에서 건져줍니다.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바르게 살게 해줍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물질이 아닌, 마음의 세계에서 행복이 결정된다
마음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돈을 얻은 사람들은 그 삶이 망가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큰 어려움을 겪고 그 사정이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성금을 보내주면, 그로 인해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지만 갑자기 돈이 생기면서 타락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도 성실하게 살다가 갑자기 유산을 많이 받게 되자 사업하겠다고 뛰어다니다가 돈도 잃고 몸도 망가진, 가슴 아픈 경우를 보았습니다.
신장이나 혈관처럼 우리 몸의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바꿀 수 있지만, 몸 전체를 다른 몸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다른 마음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같은 몸 안에서 전혀 다른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무식해도 무식한 사람이 아니고 가난해도 가난한 사람이 아니며 약해도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지혜가 나의 지혜가 되고 그의 능력이 나의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으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와 다르게 높아지려고 하는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기르면 인생이 몇 배나 행복해집니다. 자기가 뭔가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교만한 사람은 듣지 못하고 배우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당장은 잘되는 것 같아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우리가 겸비한 마음,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여러분도 부족한 자신을 늘 느끼면서 더 묻고 배워 자신도 행복하고 주위 사람들도 행복하게 하는 삶을 사시 길 바랍니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마음을 파는 백화점>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마음밭에 서서> 등 네 권을 집필했으며, 마음의 세계를 다룬 만화 <신기한 마음여행>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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