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은 어쩌면 1막을 끝내고 돌아서는 배우와 같은 심정일지도 모릅니다. 만족스러운 연기에 웃음 지으며 2막에 오를 준비를 하는 이와 뜻밖의 실수를 해서 자신감을 모두 잃어버린 이가 있겠지요. 하지만 너무 좌절하지도, 너무 기뻐하지도 말고 졸업을 더 성장하기 위해 딛고 가는 발판으로 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9년에 졸업하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1. 진로가 아직 고민입니다

김아라

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로 일하려고 준비해왔는데요. 졸업을 하고 막상 구직을 하려고 하니 고민이 됩니다.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경력사원을 원하고 신입사원을 뽑는다 해도 급여가 월 100만 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들은 이미 다른 분야로 취업을 했거나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고, 4년 동안 공부한 것이 아깝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라는 일이 싫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근무 조건이 생각보다 너무 좋지 않네요. 주변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150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이규천 작가,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마음에 깔아놓은 고정된 생각을 흩뜨려야 새로운 시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의 생각을 가지고 디지털 시대를 살아 갈 수는 없겠지요. 미래의 삶에 요구되는 새로움이나 창의성은, 틀에 갇힌 생각에서는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걸림이나 장애가 없이 자신의 방식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한 곳으로만 줄달음치는 게 인생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덜 가는 곳으로 갈 때 많은 희귀함을 발견할 수 있어요. 경제적인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다급한지 이해하지만, 아직은 원기왕성한 젊음을 월급이나 물질적인 테두리 안에 가두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려고 한다면 일반적인 회사와 급여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사회란 공평하지는 않지요. 원래 공평한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 각자는 선택합니다. 선택한다는 말은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불공평에 대한 사회적 자각을 수동적으로 대면하면 의기소침해집니다. 그 인식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자신의 내적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사는것은 단순히 지식이나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서 경험하는 것입니다. 생활하면서 만나는 모든 경험은 우리 삶의 내용이지요.

더 나은 대가를 위해서만 일하면 불만과 괴로움이 불어납니다. 경험을 얻기 위해서 하는 일은 고되지 않습니다. 하는 일 안에서 삶이 주는 가치를 발견하면, 그 자체가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많아지고 경험이 주는 가치가 커지면 삶에 대한 이치를 발견합니다.

어려움과 아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왕 주어진 것이라면 그 아픔에서 한발 물러나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합니다. 사람은 계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질적인 것보다 자신의 지속적인 발전에 더 많은 노력을 할 때입니다. 지금 서 있는 곳이 나의 최선의 자리이고 내게 가장 알맞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불만은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마음에 불만이 생길 때마다 성장이 멈춘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대신에 자신의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시도하게 됩니다.

2. 편입합니다

서지현

저는 졸업 후에 편입을 할 계획인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교수님, 친구들과 지낼 생각을 하면 설레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꿈이 없었기에 진로에 대해서도 막연해 선배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죠. 그런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재 답답한 상황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2년이 저에게는 ‘무엇을 진짜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선택할 수 있는 보너스 같은 시간이 될 테니까요. ‘관점의 변화’가 중요하다는데 다음 졸업 때까지 같은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자라났으면 합니다.

남동현 젠코 연구원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누군가가 우리 마음에 큰, 긍정적인 영향을 줄 때 우리는 그를 닮고 싶어합니다. 설령 어려움이 있어도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알면, 그 어려움을 이길 힘을 얻습니다. 편입해서 보낼 2년은 지현 씨에게 보석 같은 시간이 될 겁니다. 그 기간에 지현 씨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을 꼭 만나길 바랍니다. 교수님이 될 수도 있고 주변의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학 때 만난 김 교수님과의 첫 수업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 제가 아는 교수님들은 대부분 본인이 가르칠 내용만 강의하고 수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김 교수님은 강의내용과 본인의 연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 아주 실용적이고 살아 있는 강의여서 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삐 손을 놀려 필기를 했습니다. ‘저분처럼 연구를 한다면 나도 정말 즐겁겠다’ 싶어 교수님을 찾아가 제자로 받아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그분의 첫 제자가 되었고 화학도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수님께 학문만 배운 것이 아니라 식사도 함께 하면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특히 교수님은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해 정확히 선을 그어 주셨습니다.

‘연구자가 물질적인 부를 탐하면 타락한다. 돈을 위해 연구하면 더 이상 연구자가 아니다. 그러나 연구 자체를 즐기면 언젠가 재물이 따라와서 연구비나 생활비에 부족함이 사라진다. 그러니 연구만 즐기길 바란다.’연구를 하다 보면 숱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연구뿐 아니라 무슨 일이든 시행착오 없는 길은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좌절과 실패도 경험하며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그 부족 함을 알 때 다른 사람의 도움과 지혜를 구하게 되고 시행착오를 넘는 길이 열립니다.

제게는 김 교수님이 그런 분이었고, 저도 교수님처럼 지금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현 씨도 그런 분을 만나길 바랍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와 상관없이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3. 취업 후 깊이 있게 배우고 싶습니다

노영진

IT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여러 곳을 알아보면서 한참 고민을 했습니다. 대학원에 가야할지 아니면 실질적인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기 위해 취업을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결국 직장을 찾기로 결정했습니다. 돌아 보면, 대학생 시절에 인간관계를 넓혀갈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마음을 다잡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들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학부 연구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알게 된 교수님이 ‘돈이나 명예 위주로 직장을 선택하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에 가라’고 하셨어요. 그 조언을 염두에 두고 직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폭넓게 경험하고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기에, 취업 후에는 전문적인 분야에서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고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려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요? 업무나 기술을 남동현 익히면서 공부도 할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황희택 SWIFT 이사

최근 블록체인, 혁신성장, 4차산업 등의 흐름 속에서 IT 관련 전공과 지식은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되는데요. 보다 의미 있는 성장을 하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개방적인 태도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회사는 학교와 많은 것들이 새롭고 다를 거예요. 이때, 자기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뭐든지 기꺼이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뛰어들길 바랍니다. 큰 조직일수록 전체 그림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고 단편적인 업무를 맡길 수 있는데, 막연히 일할 게 아니라 전체 그림 속에서 어떤 부분인지 스스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금방 일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응용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으로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예요. IT 관련 업계라고 해서 테크니컬한 부분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오산이에요.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과 회사가 가지고 있는 스킬셋을 어떤 분야에 어떻게 적용하며,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이해해 새로운 분야에 적용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회사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려면 사회와 인간의 심리에 대한 폭넓은 인문학적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인간관계와 고민, 성찰, 신앙, 역사, 여행 등을 통해 쌓아지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소통 능력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선, 영어 능력을 끊임없이 갈고 닦아 언어가 장애요인이 되지 않게 하세요. 회사 내 동료와 상사, 그리고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느 분야에서든지 기본적인 것이지요. 언어를 넘어서 상대방과 소통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럴 때 상대방이 무얼 원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그걸 위해 나와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결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부디 좋은 회사에 입사하여 훌륭하게 성장하길 응원하겠습니다.

4. 간호사가 됩니다

강현선

졸업하기 전에 간호사로 취업이 되어 좋긴 하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3,4학년 때 실습을 통해 경험한 것도 있다 보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고, ‘내가 싫어하는 과에 가진 않을지, 의사 선생님들과 관계는 잘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떨립니다. 졸업을 한다고 하니 주위 분들이 가능한 큰 곳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배우면서 시야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렇게 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욕심을 낸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첫 직장에 적응을 잘하면서 많이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지혜 신촌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취업했다는 기쁨도 잠시,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자 상태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내다 보면 ‘나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과 함께 자존감이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이 기간에 염두에 두고 생활하면 좋을 점들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적응을 두려워하지 말자!’입니다. 혹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하지 않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말고 ‘그럴 수 있지’ 하며 용감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내가 상냥하게 인사를 해도 낯가림이 심한 직원들은 따뜻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서로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상황에서든 목소리를 얼버무리지 않고 또렷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첫 직장에서의 적응을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액팅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자!’입니다. 신규 간호사는 국가고시를 통과한 간호사로 더 이상 학생이 아닙니다. 누가 나를 가르쳐 주기만 바라는 소극적인 마인드를 벗어나, ‘내가 한 명의 몫을 하겠다’는 태도로 업무에 임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트레이닝 기간에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면 관찰만 할게 아니라 ‘제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직접 시도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챙겨 오면 좋습니다. ‘내가 하면 *프리셉터preceptor 선생님이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주저하게 되는데, 이러한 생각들과 싸워야합니다. 물건 하나만 가지고 와도 기본적인 처치에 대해 안다는 의미이고, 일에 관심이 있고 배우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가만히 보기만 하는 자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입사하기 전, 기본 간호학과 기본 술기는 꼭 복습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 ‘확실한 것만 행동으로 옮기고 확인, 또 확인하자!’입니다. 생명을 다루는 상황에서 ‘혼날까봐’, 또는 ‘부담스러워서’ 묻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신규 간호사는 기댈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기댈 줄 알아야 하기에 반드시 선배 간호사에게 물어보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힘든 순간이 정말 많았지만, 한 주가 다르고 한 달이 다르고 한 해가 달랐습니다. 기본을 잘 지키면서 생활하면 어느새 조금씩 적응하고 또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5. 공무원시험을 준비합니다

양성수

‘드디어 졸업이구나!’ 시원한 마음이 있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을 생각하니 염려도 됩니다. 대학생일 때 좀 더 과감하게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볼 걸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저는 현재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대학원에 가고 유학도 하면서 전공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는데 가정형편과 몇몇 이유 때문에 취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를 이어나가고 싶고. 기회가 되면 주말을 이용해 봉사활동과 보람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셔서 집안 사정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휴학을 하기도 했는데, 아들 둘을 가르치시느라 수고하신 부모님께 졸업을 맞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이사

긴 안목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직업에 종사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여러 가지 일을 거치며 많은 생각이 바뀌고 삶도 바뀌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질문은 멈추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인생을 긴 안목으로 바라보면 현실은 어느 곳으로 향해 가는 과정입니다.

취업을 하고도 자기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학원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진학할 수도 있고,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전공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전자계산학을 전공했지만 실무를 하면서 다시 언론홍보에 대한 공부를 대학원에서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글로 정리하여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인생은 시간이 흐르는 과정의 일들이 연결되어 이루어집니다. 시간은 흐릅니다. 그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면서도 방향성만 잃지 않는다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인지를 염두에서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곳에 가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 더 좋은 것을 만나 어느 날 바뀔 수도 있습니다. 조금 늦는다고 그곳에 못 가는 것이 아니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마음 편히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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