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송지은 기자
디자인 송지은 기자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게 달리는 차를 세우려면 엔진 못지않게 강한 힘을 발휘하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물체에는 본래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慣性’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단 물체뿐 아니라 사람의 인생에도 이 관성이 작용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뽑을 때 지원자들로부터 이력서를 받는다. 지원자의 과거를 통해 미래를 유추하기 위해서다. 그 사람이 그동안 해왔던 경험이나 관심사,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을 보면 ‘우리 회사에 왔을 때 얼마나 잘 적응하고, 어떤 일을 맡길 수 있을까?’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 관성을 이기고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새해 계획이나 각오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계획이나 각오가 너무 거창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변화의 출발점이 될 만한, 삶 속의 작은 습관부터 바꿔나가는 건 어떨까.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가다 보면 재미도 붙고, 탄력이 붙으면 삶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이른바 ‘나비효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작은 습관을, 필자는 ‘핵심습관’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이 핵심습관과 관련된 필자의 경험담 세 가지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겠다.

핵심습관 1: 운동으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상쾌하게

5년 전, ‘나태하고 수동적인 삶에 활기를 주려면 뭘 해야 좋을까?’를 생각하던 필자는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항상 바빠 따로 시간을 내 헬스장에 가기도 힘들고, 고가의 운동장비를 구입했다가 빨래건조대로 전락할까 봐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필자가 선택한 운동이 바로 스테퍼였다. 늘 마감뉴스를 챙겨 보는 습관이 있었기에 눈으로는 뉴스를 보며 발로는 스테퍼 운동을 했더니,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제자리걸음 운동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집에서 운동을 하니까 약속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가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었다. 1차적으로는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계속 하다 보니 활력이 생겼고 자신감도 붙으면서 사고방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운동 목표량을 채우면서 성취감을 얻었고,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몸이 상쾌해지며 스트레스도 해소되었다. 두뇌회전도 빨라지면서 업무에 대한 집중력까지 높아졌으니, 작은 변화로 이만큼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습관이 또 있을까.

핵심습관 2: 나만의 경쟁력이 될 정보의 정리정돈 습관

정리정돈 하면 흔히 방이나 책상 속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필자는 정보의 정리정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장씩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보관함을 확인해서 잘 나온 것들만 남기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 문서파일도 작성날짜나 주제 등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물건처럼, 자료나 데이터도 필요할 때 바로 찾아 꺼내 쓸 수 없다면 별 의미가 없다. 그 자료를 찾느라 낭비하는 시간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국내 어느 기업은 경영 전반을 쇄신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런데 그 전문가가 지적하는 것이라곤 ‘이 회사 사람들은 왜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두질 않나?’ ‘한 달에 한두 번 쓰는 장비라면 창고로 치워둬라’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정리정돈에 관한 것뿐이었다. 직원들이 ‘그런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기본’이라며 불만을 표출하자, 그는 ‘그 기본이 안 되어 있어 내가 잔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받아쳤다. 그 기업은 정리정돈을 습관화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초일류 기업이 됐다.

핵심습관 3: 두뇌보다 명석한 메모습관

필자는 아침에 출근하면 맨 먼저 신문을 읽고 메모를 한다. 벌써 수십 년째 지켜온 습관이다.

신문에는 세상의 모든 변화가 담겨 있어 필자에게 자극을 주고, 회사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힌트나 메시지를 줄 때가 많다. 신문은 늘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배울 수 있게 하는 필자의 멘토이기도 하다. 메모하는 습관은 문제의 핵심을 쉽게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을 준다. 여러분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중요한 사항을 놓치지 않고, 상대에게도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주어 대인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한번 몸에 밴 습관을 바꾸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천천히 고치면 되지’ 아니면 ‘내일부터 바꾸자’는 다소 현실성 없는 핑계로 자신의 게으름을 합리화시킨다. 하지만 내일도 결국 ‘오늘을 어떻게 살았는가?’의 결과물 아닌가. 세상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오늘날, 나는 여전히 ‘어제의 나’로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큰 것을 바꾸기 어렵다면, 작은 것부터 바꿔보자. 세상은 그렇게 작은 변화에 도전한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움직이고 발전해 왔으니 말이다.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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