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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과학쿠키 유튜버 이효종 "과학이 재미없다고요? 제 영상 한번 보세요!"
고은비 기자 | 승인 2019.01.14 15:17

유튜브가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안드로이드폰 앱 이용시간 1위에 올랐다.유튜브에 자신이 만든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의 영향력도 커졌는데, 인기 유튜버들은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큰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나도 유튜버가 되어볼까?’ 생각해본 이들도 과학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신종 직업 유튜버에 도전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효종 씨를 만났다.

박가원 캠퍼스 리포터, 디자인 이환 기자

그를 만난 곳은 상암동의 한 카페였다. 거주지가 충북이지만 강연과 방송 출연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꼬박꼬박 서울에 와야 한다는 그는 이날도 ‘YTN사이언스’에 촬영 일정이 잡혀 있었다. 과학 유튜브 채널인 ‘과학쿠키’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째인데, 그동안 그의 삶에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얼마 전에는 한 방송사의 제안으로 프랑스에서 열린 과학분야 국제총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많은 구독자들이 앞으로 ‘대성’할 거라고 점찍는 이효종 씨가 ‘유튜버’로 살아온 지난 1년을 되돌아보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효종 씨가 채널의 이름을 ‘과학쿠키’라고 지은 이유는 마치 간식을 즐기듯 과학을 즐겁고 유쾌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이다. 달달함 속에 깊은 감동이 담긴 동영상 강의! ‘과학쿠키’의 목표이다.

이효종 씨는 2년 전만 해도 고등학생들에게 물리를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이었다. “학창 시절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코스모스>였어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책을 내려놓자마자 저자인 칼 세이건의 강연 영상을 모조리 찾아 봤죠.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학의 개념들을 어떻게 이렇게 쉽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지?’ 그의 능력이 대단해 보였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교사가 되었죠.”
그는 ‘어떻게 하면 과학을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수업시간에 영상자료를 사용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찾았는데, 검색되는 것은 흰 가운을 입은 외국인이 실험을 하고 있는 영상들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는 결국 직접 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영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대학생 때부터 영상제작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서툴기는 했지만 만들었죠. 전혀 힘들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과학’과 ‘영상’이 만난 거니까요.” 수업에 쓸 자료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가, 그만 영상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교직을 떠나 영상제작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퇴직 후 수입이 불안정해질 위험도 감수해야 했지만, 그는 ‘단순히 안정적인 삶을 위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Number One’이 아닌 ‘Only One’ 콘텐츠로 승부한다

‘과학쿠키’는 2017년 10월 16일에 개설되어 2018년 12월 20일 현재까지 97편의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사나흘에 한 편 꼴로 꾸준히 영상을 소개한 셈인데 1년 2개월 만에 구독자가 12만 명을 넘었으니 과학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로서는 빠른 성장을 이룬 것이다. 성장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운이 좋았다’며 쑥스러워했다. 과학문화 분야는 블루오션이라 불리지만 사실상 누구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비주류 분야이다. 과학과 관련된 콘텐츠를 다루는 사람이 거의 없던 당시, 그가 영상물을 하나둘씩 올리자 과학 지식에 목말라있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과학쿠키’는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과학 콘텐츠도 유튜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다. “유튜브는 크게 이슈를 좇는 ‘엔터테인먼트 장르’와 정치·경제·사회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장르’로 나뉩니다. 전체의 약 10퍼센트를 차지하는 정보전달 장르의 경우,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 못지않게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아직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과학이라는 비주류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진 ‘브랜드’를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전달 장르에서 유튜버가 되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차별화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나가길 바랍니다.”

디자인 이환 기자

신념·가치·철학이 담긴 영상은 다르다

이효종 씨는 요즘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기 위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과학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모든 사람이 과학을 알 필요는 없어요. 제 채널은 과학을 알아야 한다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라 과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지금껏 배우지 못한 과학의 진면목을 알려주면서 ‘진짜 과학은 이런 건데, 과학이 정말 싫은가요? 어렵나요?’ 하고 물어보려는 거예요. 어떤 사람에게 과학은 학교에서 지겹도록 배운, 복잡하고 어려운 과목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과학을 통해 과학자가 살았을 시대와 역사, 사회에 가봅니다. 그리고 한 과학자가 치열한 고뇌 속에서 과학적 원리를
발견하고 얼마나 행복해 했을지도 상상해보지요. 과학은 어떤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위대한 발견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이 가슴 뛰는 이야기를 과학이라는 틀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소통하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흥미를 끄는 도구로써 영상을 제작하는 일이 그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소재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다.
“소재는 풍부해요. 재미없는 소재라는 게 문제죠. 저는 칼 세이건이 썼던 방식이 좋아요. 어렵고 재미없어 보이는 개념과 원리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건데요. 과학의 모든 개념을 그렇게 소개할 수 있어요. 단순히 재미있게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과학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할지 늘 고민합니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요.”
그가 해왔던 치열한 고민은 결국 구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나타났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학은 어렵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영상을 보고 ‘과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소감을 보내왔다.

‘과학쿠키’에는 이효종 씨가 직접 그림을 그리며 개념을 설명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의 그림에서 과학자들은 어느새 귀여운 캐릭터가 되고 복잡한 이론은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가 된다. #2018년 5월 4일에 업로드된 양자역학 시리즈 마지막 파트 '슈뢰딩거 고양이' 편 (디자인 이환 기자)

확인하고 연구하고 또 확인하다

영상제작은 대본의 작성을 시작으로 더빙, 설명영상·손그림 촬영, 그리고 편집까지 크게 네 단계를 거친다. 10분 분량의 영상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주일 정도로, 업로드된 영상을 보면 이효종 씨가 영상 하나하나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교사였을 때 어느 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굉장히 당황스러웠던적이 있어요. 현대과학의 관점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질문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니?’라고 물었더니 유튜브에서 봤다는 거예요. 잘못된 지식을 받아들여 그게 신념처럼 굳어버리면 정확한 지식을 새롭게 배우기가 쉽지 않아요. ‘어디서 들었는데…’ 식으로 정확한 근거나 출처 없는 지식이 그래서 위험한 거죠. 과학 콘텐츠는 특히 개념을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해요.”

사진 박가원 캠퍼스 리포터

그는 영상물을 볼 때마다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과학 영상을 만들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그 일을 할 줄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자신의 영상을 통해 과학을 접할 구독자들을 생각하며 그는 이런 포부를 밝혔다. “과학을 잘 설명하기 위해 만드는 ‘모형’에서 잘못된 개념들이 생겨나기 쉬운데요. 저 또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문 서적과 자료들을 활용해 심도 있는 연구를 하면서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만드는 영상에 1퍼센트의 오류도 없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계속 연구하여 유의미하고, 유익하고, 유쾌한 과학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되려고 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인터뷰를 마치며 조회 수 22만 회에 달했던 ‘양자역학 편’ 이야기를 꺼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하자 갑자기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설명하는 그의 눈빛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발견하는 기쁨이 담겨 있는 과학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유튜버가 되었다는 이효종 씨는 좋아하는 것을 나눌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유튜버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비 기자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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