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터닝포인트 맞이한 그들 ‘마음 정리’ 1년 후, 확 달라졌다!

새해가 되면 부푼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우리들. 허망하게 보낸 1년이 후회스럽다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깊이 생각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20대의 전환점을 러시아에서 맞은 천주은, 김성민 씨가 그곳에서 지내며 성장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디자인 송지은 기자
디자인 송지은 기자

러시아 봉사단원 천주은입니다. 숫기 없는 학생이었던 제가 이곳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왁자지껄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길게만 느껴졌던 1년이 어느새 금방 지나갔네요. 봉사활동 기간 동안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또 한계를 뛰어넘으며 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럽고 기뻤어요.

2018년 2월에 러시아에 도착해 곧바로 한국을 알리는 행사인 ‘코리아 캠프’를 준비했어요. 한 달 동안 러시아 15개 도시를 돌며 캠프를 진행하는데, 캠프가 시작됐음에도 행사 장소와 숙소가 정해지지 않은 도시들이 있어 막막하기도 했죠. 사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시작조차 못하고 지쳐버릴 때가 많았는데, 이곳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발을 내딛고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숙소가 없으면 차에서라도 자겠다는 각오로 캠프를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부족했던 조건들이 하나둘 갖추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물론 행사를 하는 동안 차에서 잔 적이 한 번도 없었고요. 늘 망설이느라 제대로 하는 게 없었던 제가 도전하고 실행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캠프’에서 참가자들에게 붓글씨를 소개했다.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캠프’에서 참가자들에게 붓글씨를 소개했다.

6월에는 러시아 남부에 있는 블라디카프카스라는 도시에 갔습니다. 블라디카프카스는 러시아 세베르나야오세티야공화국의 수도인데 러시아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많이 다른 곳입니다. 그곳에 있는 한 달 동안 정말 바쁘게 지냈어요. 학생들에게 한글과 댄스를 가르치고, 강연회도 열고, 언어도 배우고요. 잠시 앉아 있을 틈도 없이 바빴는데 그게 힘들지 않고 오히려 좋았어요. 한글수업과 여러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러시아 학생들에게 다가가 말도 걸고 서로의 관심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거든요. 바쁘니까 시간을 쪼개어 쓸 줄도 알게 되고 일하고 난 뒤의 보람도 더 커졌어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집안일이나 요리 같은 걸 거의 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모든 것을 해주셨죠. 특히 나와 성격이 다르거나 까다로운 사람들과는 어울릴 생각도 못했고요. 그런데 요즘은 봉사단센터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도 잘하고, 그동안 엄마가 해주셨던 온갖 일을 척척 해낸답니다. 나와 전혀 다른 러시아 사람들을 친구로 사귀었고요. 어떤 선배 봉사단원이 해주었던 말이 떠오르네요. “휴학을 하고 1년간 봉사활동을 하면 남들보다 1년 뒤처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몇 년을 앞서가는 거야!” 해외봉사를 온 것이 제 인생에 ‘최고의 한 수’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표지사진을 찍던 날, 러시아로 간 동료단원들, 현지 대학생들과 평생 잊지 못할 기념촬영을 했다.
표지사진을 찍던 날, 러시아로 간 동료단원들, 현지 대학생들과 평생 잊지 못할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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