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민들이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를 만큼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크게 사랑받는다. 목각인형이나 조각 등 어딜 가든 키위를 소재로 만든 공예품을 쉽게 볼 수 있다.
뉴질랜드 국민들이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를 만큼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크게 사랑받는다. 목각인형이나 조각 등 어딜 가든 키위를 소재로 만든 공예품을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뉴질랜드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새들이 많고 날씨가 온화한 데다 먹이도 풍족해 ‘새들의 왕국’이라 불린다. 새들이 대체로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한 편이어서 한번씩 공원에 나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형형색색의 새들이 주변으로 몰려든다.
하지만 정작 뉴질랜드의 상징인 키위 새를 볼 수 없어 못내 아쉽다. 닭보다 조금 작은 키위는 럭비공을 연상케 하는 둥글둥글한 몸매와 긴 부리가 특징으로 뉴질랜드에만 서식한다. 그러나 외부인의 이주와 함께 개, 고양이, 포섬(주머니쥐) 등 육식동물들이 들어오면서 키위는 큰 재앙을 맞았다. 몸집이 비대해 동작이 둔하고 날개도 없는 키위는 포식자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그 수가 급감한 키위는 현재 멸종위기에 내몰려 동물원에 가야 볼 수 있는 새가 되었다.
키위에게 날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락하고 풍족한 환경에서 살 때는 날개가 없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적이 나타나자 하늘로 날아 피할 수 있는 다른 새들과 달리, 키위는 얼마 못 가 멸종위기에 놓였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어려움을 뛰어넘을 마음의 힘을 갖춘 사람의 삶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과 다를 수밖에 없다. TV나 잡지를 통해 키위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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