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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나에게 선물이었다늦가을, 1929의 실패를 논하다 [10] 실패 예습노트
조규윤 | 승인 2018.12.03 10:57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실패를 통해 우리는 성공과 행복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는 그 자체로 큰 아픔이다. ‘사람들이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부끄러움이 실패보다 더 큰 고통을 주기도 한다. 나도 그런 고통을 맛본 적이 있다. 2005년 2월, 내 인생에 실패가 찾아왔다. 사기를 당해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고 막노동을 하며 살아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난 늘 잘될 거야’라는 생각에 앞만 보고 달려가며 이뤘던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어떻게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날까?’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자괴감과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실패한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어려운 형편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할 수만 있다면 실패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달라지는 건 없었고, 나는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인력시장에 나가 누군가 날 써주길 바라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느니죽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에 이끌리기도 했다. 실패를 겪은 후 단 하루도 눈물 없이 보낸 날이 없었다.

어느 날, 쓰레기더미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다 문득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바로 나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내 모습을 본것이다. 사기당한 일을 생각조차 하기 싫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지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실패를 통해 사고하는 힘이 생긴 것이다. ‘나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나하나 더듬어보니 그 실패는 작은 생각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이만 하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믿게 되었고, 그때부터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자신감에 빠져 사고하지 않고 생각을 따라 즉흥적으로 살다가 결국 큰 실패를 만난 것이다. 조금만 깊이 사고했더라면 그런 불행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여겨서 막상 자신의 약점이나 잘못이 드러나면 이를 인정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한다. 그 심리를 냉정하게 짚어보면 어떤 형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못난 존재로 드러나는 걸 용납 못해서 괴로워하는 것이다. 사람은 실패를 겪고 어려워지면 절로 겸비해진다. 남의 말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귀가 열린다.

우리가 이런 마음의 세계를 알면 불행을 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 현대인들, 특히 청소년들은 과거보다 풍족하게 살면서 깊이 생각하고 욕구를 절제하는 힘이 부족해 쉽게 유혹이나 본능적인 생각에 이끌려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자주 본다. 실패는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사고력과 자제력을 길러준다.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혈압을 낮추는 약만 먹어서는 안 되고, 그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려면 행동이 아니라 근본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나’를 믿은 결과가 나와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 깨달으면 자신을 믿는 마음을 버릴 수 있다. 자신을 내세우고 고집하려던 욕망이 다 버려지면서 전에 없던 평안과 자유가 찾아온다. 나처럼 부족한 사람을 생각하고 염려해 주신 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특히 힘들었을 텐데도 곁을 지키며 버팀목이 되어준 아내, 비뚤어질 법한데도 못난 아버지를 존경하고 따르며 반듯하게 자라준 두 아이가 너무나 고마웠다.

힘들어할 때 가족 말고도 내게 다가와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 분이 있었다. 그 손을 잡았을 때 어느새 절망에서 벗어나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때부터 그분은 내 마음에서 귀한 선생님이 되어주셨다. 내가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음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정작 그 마음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마음과 마음이 만날 때 새로운 마음의 세계가 형성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한 마음에는 어려움을 이기고 실패를 당당하게 헤쳐 나갈 힘이 있다.

면서 스스로 자기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훌륭한 코치가 공을 들여 선수를 관리하듯, 누군가 내 마음을 관리해 주면 실패나 불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는 선생님에게 묻고 배우며 마음을 주고받는다. 그러는 동안 마음이 강해졌고, 나를 위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나 역시 행복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를 통해 우리는 겸손한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깊이 생각하며 절제하는 자세를 터득할 수 있다. 평소에는 감각하지 못하던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깨닫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실패를 이길 강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실패 뒤에는 반드시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 실패를 성공으로 가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마음에서 실패를 이겼다면 여러분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

TW Advice 실패에 이르는 마음의 법칙을 알고 대비하면 실패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조규윤 국제마인드교육원IMEI 청소년교육 및 부모교육전문 상담가이자 강사인 그는 최근 사회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불화, 세대 갈등, 아동학대, 분노조절 장애 등을 극복하는 실질적인 마음의 해법을 제시하는 강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조규윤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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