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성취를 이루려면 ‘미친 놈’ 소리는 들어야

필자가 대기업에서 일하던 시절 모셨던 상사들은 각자 분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분들이었다. 반면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분들은 자기 일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퇴임하신 직장상사 한 분이 서예전을 여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간만에 인사도 드릴 겸 찾아가 작품들을 살펴보니 단순히 취미 삼아 배운 솜씨가 아니었다. 그분은 여러 서예대회에서 상을 받을 만큼 수준 높은 경지에 올라 있었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분이지만 단 한 번도 서예에 관심을 보인 적도 없었고, 본인 스스로도 퇴임 이후에야 처음 붓을 잡았다고 하셨다. 여가를 활용할 요량으로 시작한 붓글씨가 단기간에, 학원을 차려도 될 정도의 실력으로 발전한 비결은 무엇일까?

100퍼센트 장담할 순 없지만 오랫동안 그분을 모셨던 경험에 비춰볼 때, 아마도 무슨 일을 하든 ‘올인’하는 그분의 성품과 집중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업무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이나 심지어 무의식중에도 답을 찾느라 고민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미쳐야 미친다)’이라는 말처럼 ‘미친 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에 몰입해야 남다른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작은 습관 하나가 잠재력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잠재력’이라는 단어를 쓴다. 잠재력潛在力이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감춰진 능력을 가리킨다. 근대심리학의 창시자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능력을 10퍼센트도 채 쓰지 못한다. 이는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안에는 그 크기나 종류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고 다양한 잠재력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조차도 자신의 뇌 중 일부밖에 쓰지 못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필자 역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잠재력을 발견한 경우다. 필자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20여 년간 주로 IT 분야에서 일해 왔다. 평소 하던 업무들도 글쓰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이후 회사를 설립해 경영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의 요청을 받고 처음 책을 쓰게 되었다. 그런데 같이 책을 준비하던 출판사측 담당자가 ‘책을 처음 써보는 사람치고 이렇게 치밀하게 준비가 되어 있는 분은 처음이다’라며 놀라워했다. 사실 필자가 책을 쓰기 위해 뭔가 특별히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 업무 관련 사항들을 꼼꼼히 메모해 두었던 게 전부다. 그런데 그 메모들이 책을 쓰는 데 든든한 밑천이 되었다. 그렇게 글쓰기에 착수한 지 단 3개월 만에 책이 완성되어 세상에 나왔다.
‘아, 내 속에 나도 모르던 글쓰기 능력이 잠자고 있었구나!’
뒤늦게 ‘글쓰기’라는 잠재력을 찾아낸 필자는 이후로도 그 역량을 살려 꾸준히 여러 책을 내는 한편, 신문이나 잡지 등에도 지속적으로 칼럼을 게재했다. 그 책과 칼럼들은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나 대외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찾아나서길

CEO이자 취업멘토로 활동하면서 신입사원 채용 면접이나 모의 면접 등을 진행할 기회가 잦다. 지원자 중 상당수가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도전을 즐긴다’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런데 막상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지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려다 보니 포장된 모습을 실제 모습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안에 숨은 장점이나 특징을 찾아내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들과 똑같이 시작했는데 더 나은 성과를 올린 일은 무엇이었나?’ ‘처음 하는데도 재미 느껴졌던 일은 무엇이었나?’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잘한다고 칭찬받은 일은 무엇이었나?’ 등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남보다 잘하는 일, 혹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정작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유심히 생각해본 적은 의외로 없을 것이다. 필자의 사례처럼 오랫동안 꾸준히 해 왔던 일이 뜻밖의 재능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0.1초 차이로 메달색이 바뀌는 100미터 경주처럼, 또 1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처럼, 인생도 작은 차이로 승패가 엇갈리는 상대성 게임일 때가 많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 역량을 발전시켜 보자. 내게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알지 못해 숨은 재능을 썩히고 있다면, 그래서 인생의 승부에서 패한다면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여러분의 잠재력을 잠재우지 말라!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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