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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삼손종합정비 이재강 대표 "보람과 성장만큼 큰 보상은 없다"[인터뷰]
전진영 기자 | 승인 2018.11.02 08:30

경기도 군포의 삼손종합정비 이재강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는 참으로 특별했다. 마치 경영학 교수나 대기업 CEO의 강연을 듣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 그의 이야기 속에 낱낱이 담겨 있었다.

경기도 군포시 농심로에 위치한 자동차 정비업체 삼손종합정비의 이재강 대표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지금이야 800평 넘는 정비공장에 스무 명 넘는 직원이 있는 자동차종합정비업체(법규상 302평이상의 공장에, 건설기계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정비·부품교체·점검·수리가 가능한 곳)의 사장님으로 불리지만, 그 역시 기름밥을 먹어가며 때로는 어깨너머로, 때로는 독학으로 기술을 깨쳐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선배 기술자로서, 대학 교수로서 자신이 어렵게 익힌 정비기술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하지만 그가 후학들에게 기술보다 더 간절히 전해 주고 싶은 것은 장인匠人이자 경영인으로서의 성공 마인드라고 한다. 그 마인드를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보람과 성장만큼 큰 보상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 이재강이 자동차 정비사로 진로를 결정한 건 스무 살 때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그는 철강왕 카네기 같은 멋진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사업을 하려면 기술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할 텐데,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 눈에 띈 것이 자동차 정비업이었다.

이재강. 30년 넘는 경력의 자동차 정비업체의 사장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오늘도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다.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한 뒤에는 모교 겸임교수로 하이테크 엔진 시스템과 고장 진단을 가르치고 있다. 국제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의 안양·평촌 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사진 안경훈 객원기자)

“옷 공장이나 핸드백 공장 등을 살펴봤는데, 나중에 사업을 하려면 큰 공장을 갖춰야 하겠더라고요. 자동차 정비는 공구 몇 개만 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습니다.”
친척의 소개를 받고 찾아간 정비소가 그의 첫 직장이었다. 할 줄 아는 게 없어 공구 정리, 작업장 청소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았고 숙식은 정비소에서 해결했다. 선배들은 작은 기술 하나도 그냥 가르쳐 주는 법이 없었다. 욕설을 듣거나 공구로 머리를 얻어맞는 일은 예사였다. 추운 겨울에는 장갑 하나 제대로 끼지 못한 채 일하느라 호된 고생을 해야 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실력이 늘어가는 자신을 보며 묘한 희열을 느꼈단다.

“학창시절에 수학을 좋아했어요.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던 문제를 물고 늘어지다가 답이 나올 때 얼마나 재밌어요? 고칠 수 없을 것 같던 고장도 매뉴얼을 찾아보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다가 고쳐지는걸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릅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친다. 컴퓨터(운전자에게 주행거리·연비·엔진의 온도 등 운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보여주고 관리하는 트립컴퓨터)와 전자제어식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국내에도 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차는 도대체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그는 차량 컴퓨터시스템에 관한 책을 구해 독파한 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정비소에 가서 고객들이 맡긴 차량으로 실습을 해보곤 했다.
“책에서 공부한 대로 차량이 작동하는 것을 보니 어찌나 신기하고 가슴이 뛰던지…. 지금 생각하면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때는 기술 배우는 게 워낙 재미있어서 전혀 힘든 줄을 몰랐어요.”

“저도 자동차 정비만 30년 넘게 해왔지만, 지금도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경험이 쌓일수록 기술도 좋아지겠지만, 자동차는 기계인 만큼 변수가 많아요. 체계적 이론 없이 경험만 믿다보면 자칫 멀쩡한 곳을 건드릴 수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도 서슴없이 묻고 배웁니다.”

배우려면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다

어느 의사가 자동차를 수리하러 정비소로 갔다. 정비사가 보닛을 열고 한 10분쯤이나 차를 만졌을까. 차가 말끔히 고쳐졌다. 정비사는 수리비로 30만 원을 청구했다. 깜짝 놀란 의사가 물었다. “아니, 겨우 10분 작업하고 그 큰돈을 달라고 해요?” 정비사가 대답했다. “사람 몸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요? 하지만 자동차 구조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정비사들도 매일같이 최신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의사는 아무 말도 못하고 30만 원을 지불했다.

이 이야기를 이재강 대표에게 들려주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입니다. 저도 자동차 정비만 30년 넘게 해 왔지만, 지금도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경험이 쌓일수록 기술도 좋아지겠지만, 자동차는 기계인 만큼 변수가 많아요. 체계적인 이론과 데이터 없이 경험만 믿다보면 아무 문제 없는 곳을 건드릴 수도 있지요. 숙련공도 못 잡아내는 고장원인을 초보자가 잡아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직원들에게도 서슴없이 묻고 배웁니다.” 이 대표가 뒤늦게 대학(대림대 자동차공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계속하고, 자동차 정비 기능장을 따낸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요즘은 정보의 홍수 시대인 만큼 인터넷만 잘 검색해도 자동차 정비에 대한 자료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제가 자동차 기술을 배울 때는 서점을 수도 없이 뒤져도 원하는 자료 하나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영어로 된 자료도 많아 읽으려면 고생깨나 했지요. 지금은 자동차회사에서도 웬만한 매뉴얼은 공개하고 있고, 번역된 자료도 많다보니 정비를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지요.”

사업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 오가는 관계다

지난 2013년은 이재강 대표의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1999년 정비소를 차려 독립한지 14년 만에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한 것이다. 전 주인이 무리하게 대규모 공장을 차렸다가 도산한 곳이라 주변의 반대가 만만찮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현재 삼손종합정비는 매일 수십명의 고객이 찾아올 정도로 성업 중이다. 비결이 뭘까?

“우선 차의 고장원인을 정확히 찾아내 수리합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 처방을 내리면 결국 환자가 피해를 보잖아요? 차량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한 가지는 진심입니다. 고객들 중에는 차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걸 이용해서 고객을 속이려는 정비사가 있어요. 신기한 건 고객이 한두 번은 속을지 몰라도 세 번, 네 번은 절대 안 속아요. 고객들에게 ‘여기 서비스는 최고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의 휴대폰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가 걸려온다. 개중에는 30년 단골도 있다. 자동차 고장, 중고차 구입, 보험 등 차량 관련 문의는 물론, 가정사를 의논해 오기도 한다. 공장 운영하랴, 강의하랴 바쁜 처지이지만, 그는 그런 상담전화에 일일이 친절히 응대한다. 그렇게 신뢰를 얻은 손님 하나가 손님 열 명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다.

‘남보다 한 발만 더 뛴다’는 각오로 승부하라

정비업체의 경영자로서, 대학 교수로서,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의 회원으로서 오늘도 바쁘게 지내는 이재강 대표. 한창 일할 때는 한 달에 이틀 쉴 정도로 열성적으로 일했다는 그는 자동차 정비사라는 직업에 뜻을 둔 후배들을 위해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은 40세 이하 정비사들이 참 드물어요. 자동차 기술의 발달로 정비사 수요가 점점 줄고 있고, 3D업종이라 아무래도 젊은 층에서 기피하죠. 하지만 아쉬운 건 청년들이 무슨 일을 하든 너무 짧은 시간에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리거든요. 나무꾼이 나무를 잘 베려면 먼저 도끼날부터 세워야 하는데 그런 투자를 안 하려 들죠.”

이 대표는 ‘기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대신 남들이 선뜻 하지 않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면 의외로 쉽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으라’ ‘배우려면 기회는 많다’ ‘돈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라’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성공을 꿈꾸는 청년들이라면 그의 조언들은 되새겨봄직한 금언金言이었다. 어렵사리 터득한 자동차 기술을, 그리고 성공 마인드를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전하며 사는 그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전진영 기자  gugong81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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