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에서 지낸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이 먼 곳까지 손님들이 오시면 꼭 모시고 가는 곳이 있다. 동굴의 창이라는 뜻을 가진 ‘꾸에바 벤따나’로, 영화 ‘보물섬’에 나온 후 더욱 유명해졌다.

종유석에 머리가 부딪힐 수도 있기에 입구에서 모두 헬멧을 쓰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칠흑같이 깜깜하다. 가이드가 특수랜턴을 켜서 천장을 비추면 곳곳에 가득한 박쥐를 볼 수 있다. 거꾸로 매달린 수많은 박쥐를 처음 보면 다들 무서워하면서도 신기해한다. 허리를 숙여 더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점점 빛이 들어오고 눈앞에 동굴 밖 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모두들 “우와!” 함성을 지르며 마을의 전경을 보기 위해 동굴 끝으로 걸어가 사진 찍기에 바쁘다.

깜깜한 동굴속처럼 우리 인생도 어려움과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발을 내딛으면 밝은 빛을 만나는 날이 온다. 어두움 끝에 오는 찬란한 빛. 꾸에바 벤따나에 오면 잊지 못할 광경을 눈과 마음에 담아갈 수 있다.

글과 사진 | 윤선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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