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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마음은 좌절을 담지 못한다
박옥수 | 승인 2018.11.01 23:54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이들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만 가지고 사는 사람보다 힘이 더 셉니다. 어떤 일 앞에서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자신을 드려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진취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그것을 이루어서 사회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을 만나고, 때로는 큰 시련을 겪기도 합니다. 삶에 어려움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성장하지 않고 어린아이로 계속 남아 있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려움을 이겨 나가면서 삶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려움과 부딪쳐서 이겨야 하는데,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 걸까요?

먼저, 제가 아는 한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30대 초반의 가장으로, 아내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는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고, 중국에 유학을 가서 북경대학에 입학해 공부했습니다. 대학에서도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도 받고, 자타가 그를 미래가 밝은 청년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던 중에 어떤 일로 충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불안한 증상이 시작되었고, 그것이 점점 심해져서 결국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제가 그 청년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마음이 몹시 불안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기에 제가 “내가 자네를 도우려면 자네가 내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그러면 금방 좋아질 수 있어.”라고 했습니다. 그 청년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자신이 약속한 대로 제가 하는 말들을 하나하나 마음에 받아들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년은 정신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직장생활도 시작할 수 있었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교회에서 잘 어울리는 아가씨와 만나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저에게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결혼해도 될까요?” 그때까지만 해도 정신적으로 조금씩 흔들리곤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가 결혼하면 가정에서 안정을 찾아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기에, 그의 마음에 분명한 믿음을 심어 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정도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자네가 당한 일은 누구나 겪는 일이야. 자네가 그걸 이겨냈어. 이젠 괜찮아.”
두 사람의 결혼식 때 제가 주례를 섰습니다. 제가 신부에게 “신랑, 참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신부가 신랑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인 제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기뻐했습니다. 나중에 신부가 그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는데, 신랑이 제가 그렇게 말해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했습니다.

그 후로 그가 사는 모습이 행복하고 좋아보였습니다. 결혼한 뒤 마음과 몸이 완전히 건강해졌는데, 그는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에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삽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일들이 이 사람에게는 하나하나가 감사한 일들로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그가 자신이 사는 이야기를 한번씩 할 때가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가 천사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장모님이 그 부부가 사는 곳 바로 옆으로 이사와서 함께 지내는데, 장모와 사위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이 사람에게는 신기한 능력이 하나 있습니다. 살면서 어려움이나 문제가 생겨도, 그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감사가 그것들을 다 잡아먹는 능력입니다. 어떤 어려움도 그가 가지고 있는 감사하는 마음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그의 삶에도 여느 사람들처럼 걱정할 만한 일들이 있습
니다. 그런데 마음에 있는 감사가 그런 문제들을 다 잡아먹어서, 그가 입을 열면 어떤 일이든지 기쁘고 감사한 일로 변해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문제가 있는데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에 젖어서 사는 것입니다. 문제가 그의 마음에 괴로움을 가져다주지 못하기에 문제가 있으나마나입니다.

시련을 이겨내는 또 다른 방법을 가진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목사님으로, 전 세계를 다니면서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의 마음과 삶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어둡게 살아서 교도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삼청교육대’에도 다녀왔습니다. 삼청교육대는 1980년에 사회를 정화시킨다는 목적으로 군부대 안에 설치되었는데, 그곳에 끌려간 사람들은 인간 이하의 비참한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교육을 받다가 죽어도
문제가 안 되었던 곳입니다. 이 목사님은 교도소에서 주로 독방에서 지내는 등 험하게 살았고 삼청교육대에서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맞서서 이겨냅니다. 과거에 겪었던 어려움에 비하면 지금 찾아오는어려움들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허망한 욕망을 좇지 않고 밝고 힘있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 부류는 앞에 이야기한 목사님처럼 어려움을 많이 겪어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살면서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던 경험이 마음에 남아 있어서 지금 당하는 어려움을 이기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한 부류는, 처음 이야기한 사람처럼 살면서 도움받은 고마운 일들이 많아 마음에 감사가 가득 채워져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그 감사가 어려움을 삼켜버리는 사람입니다. 저는 어려움을 이기는 두 가지 힘 가운데 감사한 마음으로 이기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 삶이 부드럽고 풍성할 뿐 아니라,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감사하는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저는 목사이니,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예로 들어 말해 보겠습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8장에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여자가 나옵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지켰던 율법에서는 그런 여자를 돌로 쳐서 죽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여자를 죽이려고 마을 밖으로 끌고 가다가, 갑자기 예수님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누군가가 “죄인을 구원하러 왔다는 예수가 이 여자를 구원하는지 보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그 여자를 절대로 구원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더러운 죄를 지은 여자를 죽일 뿐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러 왔다’고 말하는 예수님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여자를 예수님 앞에 세우고 물었습니다.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했는데,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돌로 치지 말라고 하면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말씀과 어긋나게 되고, 치라고 하면 죄인을 구원하러 왔다는 말과 어긋나는 것이되니, 이리 하든 저리 하든 올무에 걸리는 질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겠느냐고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치라.” 생각지 못한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어찌 할 바를 몰랐습니다. 결국, 한 사람 한 사람 여자를 치려고 손에 들고 있었던 돌을 땅에 내려놓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여자에게 물었습니다.
“너를 고소하던 이들이 어디 있느냐?”
“주여, 없나이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그 전에 여자의 마음은 곧 돌들이 자신에게로 날아와 고통 속에서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죽음 바로 앞에 서 있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가는 여자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생각해 봅니다. 그의 마음에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감사가 가득 찼을 것입니다. ‘내가 큰 죄를 지어서 돌에 맞아 죽어야 했고, 사람들이 다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예수님은 왜 나 같은 사람을 살리려고 하셨을까?’ 여자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음이 감사로 채워졌을 것입니다. 그 마음을 가지고 새 삶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가 열아홉 살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참담한 심정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늘 죄를 지어 새벽마다 교회에 가서 죄를 고백하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 소년기술병으로 입대하려고 지원했지만 신체검사에서 불합격되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저는 비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가을 어느 날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거듭나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제 삶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복되고 아름다웠습니다.
거듭난 후로도 저는 사람들에게 무시나 멸시를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마음이 고통과 한탄으로 채워져 있었던 이전 같았으면 그런일을 당할 때 견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거듭난 뒤로는 마음이 감사에 깊이 젖어 있어서, 사람들이 저를 무시하면 ‘내가 저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맞아.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은혜를 입어서야’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는 이처럼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함이나 악함 등이 배려나 사랑으로 덮일 때, 그래서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때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어떤사람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가 약했을 때 도움을 입었거나 잘못했을 때 누군가가 그것을 덮어준 은혜를 입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자처럼 마음에 깊은 감사를 간직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사람은 누구나 은혜를 입고 삽니다. 우리 모두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사랑으로 우리의 약함과 잘못을 덮어 주었기 때문에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조건들이 충분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감사하면서 살기보다 강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숱하게 입은 은혜들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자신이 약했을 때의 일들은 잊어버리려고 하기에 감사했던 순간들이 대부분 마음에서 지워지고 맙니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감사로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더 갖추어야 할 것들을 원하는 욕구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에서 늘 부족함을 느끼면서 삽니다.

우리가 자신이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이라고 여길 때 삶에 감사가 넘칩니다.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은 사회에서 희생과 협력이 필요할 때 기꺼이 함께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작은 일 하나 따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무슨 이런일이 다 있어?’ 하며 불평을 쏟아내거나, ‘저런 사람을 따르라고?’ 하며 판단합니다. 마음에서 늘 불평과 불만이 쏟아지고, 조금 불편한 것도 견디지 못합니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밝은 마음과 어두운 마음이 공존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밝은 마음을 좇아가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그것을 넘지 못해서 그 길을 포기합니다. 어려움을 많이 겪어보지 않았거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포기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어두운 곳에 내던집니다. 어두운 지혜는 우리 마음에서 불편했던 일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짜증스럽고 속이 상하게 만듭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작은 기쁨과 감사가 생겨도 ‘좋기는 하지만 이것 가지고 무얼 하겠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 기쁨과 감사가 금방 사라지고 맙니다.

어두운 생각을 따라가면 자포자기하거나 방탕하게 사는 등 더 어두운 곳으로 빠져듭니다. 사람들이 어려움을 만날 때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떠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곳에 있으면서 겪었던 불편하고 속상하고 힘들고 괴로웠던 일들이 한순간에 마음을 덮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억들만 떠올라서 자신이 있는 곳에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삼청교육대처럼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나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한 일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들만 마음을 가득 채울 때 사람은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떠나고 맙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는 것 자체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관습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유익한 면도 있지만 고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자신을 위하는 사람은 잘못된 것을 알아도 관습대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피해를 입을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감사를 품고 사는 사람은 잘못된 것을 어떻게든 고치고자 하는 열망을 갖습니다. 칼을 날카롭게 갈아서 찌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변화를 이뤄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기쁨과 감사를 누리면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의 안에 깊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이들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만 가지고 사는 사람보다 힘이 더 셉니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습니다. 어떤 일 앞에서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자신을 드려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진취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그것을 이루어서 사회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삶은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어느 마음에 이끌리느냐에 의해 삶이 결정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마음의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마음에 자신을 내주어 힘들어하고 괴로워합니다. 그 상황에서 얼마든지 감사하면서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삶 속에서 만나는 어려움들을 이겨내는,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박옥수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의 설립자이며 목사이다. 마인드교육 최고 권위자이자 청소년 문제 전문가인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한다.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마음의 세계를 성경에서 찾은 그는 젊은이들에게 물질세계가 아닌 마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에 이어 <마음을 파는 백화점>을 냈고, 지난해엔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를 집필했다. 잠비아 코퍼벨트대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의 콘텐츠를 만화로 옮겨 올 초 <신기한 마음여행>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신간 <마음밭에 서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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