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특집]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 14인의 마인드 멘토들이 답하다 [8]

[26세 여자 회사원 H씨] 주변에 이성 친구를 쉽게 만났다 헤어지고 또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연애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친구들이 있는데요. 그들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이성 친구가 저렇게 자주 바뀌는 건 정말 아니다’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능력이 있으니까 이성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인기가 있는 거 잖아요. 아무런 매력이 없는 제가 결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연애를 많이 해보고 이성에 대해 알아야 좋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20대 연애 경험, 많이 할수록 좋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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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편력, 남성 편력이 심하다’
는 말들을 합니다. 편력遍歷이란 ‘두루두루 겪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성과 관련해서는 대개 바람기가 많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람둥이 남자들은 대개 여성에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습니다. 여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요. 그래서 속마음을 볼만한 눈이 없는 여성들은 유혹에 쉽게 흔들립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는데, 사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이성교제를 할 때 마음의 교류 없이 상대의 외모나 스펙만 보고 만나다가 실망을 느끼고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성 친구를 잘못 선택하고 사귀다가 말할 수 없는 후회와 고통속에 빠져있는 젊은이들도 종종 만나는데 요. 옛날에는 결혼을 할 때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라는 이유만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결혼해도 행복하게 살았고 이혼율도 요즘보다 훨씬 낮았지요. 결혼 상대를 결정할 때 자신의 판단보다 오랜 인생의 경험을 통해 혜안을 가진 부모님이나 어른들의 판단을 따른 것입니다.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며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나 스승, 멘토의 의견을 듣고 도움을 받아 배우자를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미 국가들에 가보면 이성간에 너무 쉽게 만나 교제하다가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요. 그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책임감도 사랑도 없는 어린 부모 밑에서 자라다 보니 애정도, 감사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너무 불쌍하고 불행하지요. 한번은 어느잡지에서 자신을 낳기만 하고 키워주지 않은 아버지를 ‘나를 낳아준 생물학적 남성’이라고 표현하는 청년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진정한 매력은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며 진심 어린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결혼 상대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도움말 | 이한규 링컨하우스 원주스쿨 교장

3포 세대라는 말이 있죠. 결혼과 출산, 연애를 포기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일본에는 히키코모리 세대가 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방에만 틀어박혀 혼자 늙어 가는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컴퓨터만을 벗삼아 지낸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힘이 들면 대부분 ‘관계의 단절’을 선택합니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80여 년간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조건’에
대해 조사했는데 1위는 ‘원만한 인간관계’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관계의 단절이 곧 불행을 의미함을 보여줍니다.
‘연애’를 하는 건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연애, 즉 사랑하는 감정은 행복해지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입니다. 감정 외에 진정성, 성실성, 배려가 뒷받침되어야만 행복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좋은 관계’가 되는 건 아닙니다. 좋은 관계는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능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형성됩니다.
제가 존경하는 목사님이 계신데 그분은 20대 초반에 결혼을 하셨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아내와 함께 어느 시골 교회에서 목회를 하게 되어 버스를 타고 시골 마을로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내내 ‘어휴, 나는 나이도 어리고 나 하나 앞가림도 하기 버거운데 어쩌다가 아내까지 얻었구나. 혹시 내가 이 사람을 고생시키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마냥 창 밖만 보며 가는데, 마침 차창밖 논에서 농부들이 홍수에 쓰러진 벼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습니다. 농부가 한데 묶어둔 벼들은 서로를 의지하여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젊은 목회자는 ‘아, 나도 부족한 사람이고 내 아내도 약한 사람이지만,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묶이면 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서로 돕는 배필로서 살아가고 계시고요.
당신이 그저 외롭거나 힘들어서 유희적 관계로서의 연애를 원한다면 ‘낭비’에 불과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내와 기다림, 감사 그리고 서로를 돕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상대방 역시 당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연애보다 성실한 관계를 추구하는 당신에게 다가오는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진정한 배필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도움말 | 고민석 (주)해법에듀 서초강남지사 대표

결혼하기 전에 하는 이성교제는 소모전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성 친구를 사귀려면 결혼을 전제로 만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성의 경우 27세 전까지는 전공과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 커리어에 전력질주 하십시오. 미래 인생을 좌우하는 기초를 다지고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1분 1초를 아껴서 무슨 일을 하든 열정적으로하고 작은 것이라도 이루어내는 경험을 해보세요. 한계를 넘는 도전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성교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람을 만나고 결혼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이성 친구를 사귀어도 늦지 않습니다.
김소은 서울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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