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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창간9주년특집]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 14인의 마인드 멘토들이 답하다 [4]
김소리 기자 | 승인 2018.10.08 14:46

21세 남자 대학생 O씨

저는 대학생이 되면 독립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지내고, 부모님 눈치 보지 않고 늦게까지 잠도 자고, 불금이 되면 친구들과 실컷 놀고도 싶었거든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상황에서는 해보고 싶은 걸 할 수 없어요. 너무 보수적인 분들이어서 제가 입는 옷에 대해서도 지적을 하시니 짜증스럽고, 동생과 부딪히는 것도 너무 싫어요. 저는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가정에서 하루 빨리 탈출해서 혼자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내 스타일로 살고 싶어요. 혼자만의 공간에서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는 게 잘못된 건가요? 어떻게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요?

#1인가구#솔로이코노미#혼밥맛집#자취생활꿀팁#1인주택#내멋대로살자#부모님으로부터자유

 

[답변] 독립하여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것, 참 좋습니다. 본인이 원하는대로 한번 집 떠나서 살아보시길 권합니다. 질문을 보면서 저 혼자서 그냥 그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미리 그려 봤습니다. 부모님 눈치 보지 않고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대신 이웃사람의 눈치와 민원 때문에 쥐 죽은 듯이 지내야 하고, 늦게까지 잠을 자는 대신 학점이 대거 펑크 날 것이고, 불금에 친구들과 실컷 노는 대신 친구들이 한 명씩 곁을 떠날 것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는 하고 싶은걸 못하는 대신 혼자 살 때 감당해야 할 것들(의식주)을 다 제공받았고, 부모님이 개방적(내 인생은 나의 것!)이면 이 또한 자녀들의 큰 불만거리가 될 겁니다. 동생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탈출을 한다면 동생이 모든 걸 다 차지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허락을 어떻게 받을지도 궁금해 하셨는데, 그동안 쌓인 신뢰의 문제이지요.

단순히 집을 떠나는 게 유일한 목적이면 그냥 나가면 됩니다. 다만 자신의 공간을 갖고 싶다면, 그건 물리적인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심리적인 면에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람은 살면서 독서, 여행과 같은 취미나 신앙을 통하여 자기의 세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답답해 보이는 이 세계 말고, 책에서 그려놓은 세계, 여행을 통해만난 세계,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는 세계는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안겨 줍니다. 그냥 있는 것으로 치는 세계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이런 세계를 가지는 사람은 새로운 세계를 얻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세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 만나지 못하는 여유를, 새로운 세계에서는 마음껏 누리게 됩니다. 현실 속에서 혼자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들을, 새로운 세계를 통하여 뛰어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져 보였던 꿈이 내 속에 들어와 꿈이 꿈을 이루어나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다면, 집을 떠나기 전에 먼저 배우고 연습을 하십시오. 이런 것 다 필요 없으니 그냥 떠나겠다고 한다면, 뭐 그냥 떠나는 수밖에는 없겠습니다.

도움말 | 박문택 법률사무소 담소 대표변호사

[답변] '독립’의 의미는 ‘식민지로 있던 지역이 자유를 되찾아 새로운 주권국가로 발족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조금 바꾸어 보면 ‘부모님의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주권을 세우는 것’이 됩니다. 학생의 소박한(?) 바람을 읽다가 현재의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40대 후반인 저는 아들 둘과 아내, 노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약간의 빚이 있고, 매월 아이들의 교육비와 대출 이자, 보험료, 자동차 할부금 등을 지불해야 해서 1주일 정도의 ‘작은 휴가’도 조금 버겁습니다. 총각 시절에 저는 자동차와 함께 독립의 꿈을 꾸었습니다. 자동차는 저의 왕국이었죠. 장마철에 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BGM 삼아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신생 독립국의 왕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동차를 유지하는 데 돈이 많이 들더군요. 할부금, 주유비, 소모품비, 주차비…. 왕국에서 사는 대가를 치르기 위해 다니고 싶지 않은 직장을, 마음을 달래가며 꾸역꾸역 다녀야했습니다.학생의 부모님은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자녀들을 종처럼 부리면서 자신만의 공간에서 왕처럼 지내시나요? 아니면 자녀들의 교육비와 대출 이자 때문에 며칠간의 휴가를 내는 것을 주저하시나요? 저는 중고자동차에서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더 큰 조직에서 종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혹시 독립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소모하고 지친 몸으로 자기만의 공간으로 돌아오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크게 틀어놓는 음악이 그다지 감동적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로망 속에 숨어 있는 책임의 무게를 곰곰이 헤아려보고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의 압박을 감내하더라도 ‘부모님의 간섭과 동생과의 전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Just Do it!’ 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수고하고 노력하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면서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먼저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그럴 수 있다면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시기에 얻게 될 작은 공간에서 학생은 훨씬 더 소중하고 알찬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Good luck!

도움말 | 고민석 주)해법에듀 서초강남지사 대표

*1인 가구
가구원이 한 명인 가구로, 2000년대 이후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이혼율이 증가하며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1인 가구는 저출산 문제와 직결되어 있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소리 기자  sori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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