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특집]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 14인의 마인드 멘토들이 답하다 [1]

[22세 여자 대학생 K씨]

대학생이 되니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더 자주 술과 담배를 하게 되고 유혹도 많아졌어요. 술집, PC방에 가는 게 일상이 되었고 친구들과 자취방에 모여서 새벽까지 술을 마실 때도 있습니다. 시험기간이나 수업이 많은 날에는 술이나 게임을 절제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게 안된다는 거예요. 돈 관리도 너무 힘듭니다.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은 금방 바닥나고 아르바이트를 해도 항상 돈이 모자랍니다. 내년이면 4학년이고 취업 준비도 해야 하는데, 생활이 엉망이에요. 어떻게 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이 정도쯤이야’ 생각한 것들을 하나도 컨트롤할 수가 없네요.
#억지음주#쇼핑중독#20대홧김소비#탕진잼#고민보다go#욜로#결심중독#내뜻대로안돼요

 

[답변1] 사람과 동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동물은 본능으로 살고 사람은 이성으로 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동물의 세계는 발전이 없습니다. 500년 전의 호랑이나 지금의 호랑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성이 있어서 사고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날마다 새로워지고 발전해 갑니다. 또 사람은 누구나 돈, 술, 이성 등의 유혹을 받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한 유혹에 끌려가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을 때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일을 예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눈앞의 즐거움만 누리려 하기 때문에 감정과 기분에 휘둘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생각지 못한 일을 만나면 당황스러워하고 후회합니다. 그때 ‘아, 이제 결심했어! 진짜 열심히 공부할 거야! 술도 끊고 시간도 아껴 쓸 거야’라고 굳게 결심해보지만, 그 결심은 지난날의 실수와 과오를 합리화하고 자책감을 떨쳐버리려는 수단으로 그쳐버릴 때가 많습니다. 되풀이되는 결심과 각오로는 유혹을 떨쳐버리고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결심중독’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선진국에서 행사를 치르다 보면 준비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고 허가 받을 때 지켜야 할 규정들도 엄격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진행하는 데 분명한 원칙이 세워져 있고 공간을 사용할 때도 철저한 점검을 거칩니다. 모든 위험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에 비해 후진국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는 규정이 비교적 엉성합니다. 누가 원칙을 무시해도 문제 삼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방식이 편하고 좋아 보이지만 후에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곤 합니다.

삶에도 기본 원칙이 있습니다. 그 원칙을 무시하기 때문에 뒤틀린 습관이 생기고, 그것이 불행을 몰고 옵니다. 이러한 원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오늘 나의 모습은 과거 내가 가진 생각의 결과들입니다. 또한 현재 가진 생각들이 미래 나의 모습을 결정짓 습니다. 귀찮고 까다롭게 느껴져도 하나씩 따져보며 사고하다 보면 문제들의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있고, 잘못된 습관과 태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홍오윤 국제청소년연합 강원지역 고문

[답변2] 저는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교도소에서 16년을 살고 출소할 즈음이 되었을 때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드디어 나가는구나’ 하는 기쁨도 있었지만스물세 살에 수감되어 마흔 살에 출소했으니 ‘다시는 교도소에 오지 말아야지!’ 하고 나름대로 각오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16년 동안 교도소에서 있으면서 “이제 출소하면 다시는 이곳에 안 들어올 거야” 하며 자신있게 나갔던 사람들이 대부분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 나도 출소하면 틀림없이 다시 들어오겠구나. 출소를 안 할 수도 없고 어쩌지? 고향에 가면 친구들이 술을 마시자고 찾아올 텐데,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분명히 다시 교도소에 오게 될 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께 편지를 썼습니다.

“아버지, 죄송하지만 출소한 뒤에 아버지께 갈 수가 없습니다. 저를 이해해 주세요”라고요. 아버지는 제게 고향에 안 와도 된다고 하시면서 당신도 아들이 다시 교도소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삶을 바르게 이끌어주고 붙들어 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멘토와 상담을 자주 나누고 그분들의 지도를 받으며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유혹이나 안 좋은 습관들을 혼자만의 힘으로 컨트롤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강한 욕구들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홀히 여기고 조언도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 관리나 돈 관리도 계획대로 하지 못하고 작은 유혹에도 흔들리는 자신의 약점을 냉정히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나 멘토의 조언을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행복하게 생활 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김기성 국제청소년연합 교도소교육 총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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