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계시니 좋아요! 교실까지 생기면 얼마나 신날까요?

말라위 아이들은 저마다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뭐든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가 연 아카데미에 온 아이들의 배움의 열정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뜨겁습니다. 그 뜨거운 열정은 꿈이 없던 저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비와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교실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예쁜 교실을 지어보실래요?

꿈이 없는 심약한 아이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저는 늘 꿈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어릴 적에는 학교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쓸 때 한참을 고민하다가 친구들의 꿈을베껴 쓰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마음도 약해서 술과 담배의 유혹에 쉽게 빠졌고, 성적에 맞추어 들어간 대학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학교를 휴학
하고 군대에나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휴학하는 대신 1년 동안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지 못한 제안을 하셨습니다. ‘거기 가면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꿈을 가질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설렘과 두려움을 가지고 아프리카 말라위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내 인생 선생님 ‘말라위’
한국에서도 안 해 본 봉사활동을 말라위에서 한다는 건 정말 녹록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단수와 정전은 일상이고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 변비에 걸리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세탁기 버튼만 누르면 빨래가 되지만 이곳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우물에서 지하수를 펌프질해 손빨래를 해야 합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불편함과 어려움 속에서 절제하고 절약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봉사단 센터에는 한국인 대학생 봉사자 열네 명과 현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단체 생활은 처음이어서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혼자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의견을 조율해야 했고 그때마다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법을 배워 가고 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제일 싼 ‘시마(옥수수 가루로 만든 주 양식)’조차 사먹지 못하고 굶는 경우가 많아요. 쌀은 비싸고 귀해서 생일이나 명절에만 먹을 수 있고요. 말라위에서의 삶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제 마음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한국에서 너무 편하게 살면서도 감사할 줄 몰랐는데 말라위에서 해보지 않은 일도 하고 부족하게도 지내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열악한 아카데미 수업 환경

말라위에 있으면서 제일 눈에 많이 들어오는 모습은 열악한 교육 환경이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먹고 사는 것이 급급할 정도로 가난합니다. 일반 노동자들의 한 달 수입은 생계유지를 위한 식량을 구입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기에, 자녀들은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에 진학조차 못하고, 하더라도 제때 학비를 납부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졸업률은 30퍼센트, 고등학교 졸업률은 10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쉽게 배울 수 있는데도 꿈이 없어서 공부를 멀리한 저와 다르게 공부를 하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말라위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말라위 굿뉴스코 봉사단 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아카데미’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키즈아카데미에는 축구, 태권도, 댄스,합창 수업이 있는데요. 교실이 없어서 아이들이 먼지가 폴폴 풍기는 울퉁불퉁한 흙바닥에서 신발도 신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로드릭이라는 아이가 맨발로 축구를 하다가 돌멩이를 발로차서 발톱이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어요.
그런데 로드릭은 이런 일이 익숙한지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며 축구를 계속하는 거예요. 태권도 아카데미에는 도복이 없어서 낡은 티를 입고 신발은 신지 않은 채 맨땅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마음껏 배울 수 있는 교실과 태권도 연습장이 꼭 지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아이들이 선물해준 작은 꿈
말라위에는 키즈아카데미 외에도 방송, 건축, 태권도,음악, 컴퓨터,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아카데미가 열립니다. 아이들은 아카데미가 시작하기 전, 일찍 센터에 와서 기다리면서 놀곤합니다. 흔한 공 하나가 없어서 비닐로 만든 공으로 놀고 망가진 수레로 시소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한국에서 누렸던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또 한국에서 많이 가져와 이곳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솟아오릅니다. 여러분, 꿈이 없던 저에게 드디어 꿈이 생겼습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교실과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이곳 아이들이 저에게 만들어 준 특별한 꿈을 꼭 이루고 싶답니다. 백만 원이면 교실 하나를 지어 뜨거운 태양과 비를 피해 공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예쁜 교실에 앉아서 친구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행복한 꿈을 꿀 말라위 아이들을 생각하니 제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집니다.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해 줄 예쁜 교실을 짓는 일, 저와 함께 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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