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대학총장포럼, 방학 반납하고 배우는 총장님들 [7]

포럼 기간 수행원의 역할을 맡아 봉사한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총장님들을 가까이에서 대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총장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목소리를 높여 총장님 자랑을 하는데…. 다 소개하지 못하는 이들의 사연, 어쩌면 좋을까?

모잠비크 세 분과 함께 세 배 바쁘게! 박수현

나는 모잠비크에서 오신 부총장님과 두 분의 처장님 총 세 분을 수행했기 때문에 전해드려야 할 물건도 세 개, 사진 촬영도 세 번, 자료 준비도 세 부씩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세 배는 바빴던 것 같다.
부총장님과 처장님들은 포럼에서 느낀 점들을 모두 모잠비크에 소개하고 싶다고 하시며 항상 노트에 필기를 하셨다. 그런데 부총장님이 하루는 그 노트를 잃어 버렸다고 하시며 너무 속상해 하셔서 호텔 전체를 돌아다녔는데, 우여곡절 끝에 찾아서 부총장님께 갖다 드릴 수 있었다. 그때 기뻐하셨던 부총장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세 분은 행사 때마다 통역기를 직접 챙기시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셨다. ‘우리도 이 포럼의 일원이니 대접만 받을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한 발 앞서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부총장님을 보니 정말 존경스러웠다. 요즘도 가끔식 세 분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데 포럼 때 기억들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꼭 한 번 모잠비크를 방문해 부총장님과 처장님을 만나뵙고 싶다.

‘네가 부럽다’고 하신 총장님 심중보

짐바브웨 음보파나 총장님을 수행했는데, 총장님은 한국에 처음 오셨고 나이도 있으셨기 때문에 조금 조심스러웠다. 혹시 실수해서 좋지 않은 인식을 남기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총장님이 나에게 다정하게 말씀하시면서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하루는 행사 참석차 이동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차에서 총장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총장님은 나에게 어디에서 자라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으셨는데 대답을 하면서 나에 대해 소개하고 포럼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도 말씀드렸다. 총장님은 한참 들으시다가 ‘네가 참부럽다’고 하셨다. 젊을 때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무엇보다 이런 큰 행사에 자원해서 봉사하
는 것을 무척 부러워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동안 잠도 잘 못자고 폭염속에서 정장 차림으로 매일 비 오듯 땀을 흘리며 고생한 모든 것을 보상 받는 느낌이었다.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수행원들의 진심이 총장님들께 전해졌다는 게 너무 기뻤기 때문이다. 총장님은 행사 기간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나에게 이야기하셨고, 짐바브웨 학생들도 나처럼 자원봉사를 하고 도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동주는 소소한 모습 포착! 우은택

나는 영상기자를 담당해 총장님들을 따라다니며 촬영을 했는데 총장님들의 소소한 말고 행동에서 느껴지는 점이 많았다. 인도 네산 총장님은 굉장히 진지한 분이었다. 행사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관광을 가거나 콘서트를 관람하기도 했는데, 특히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는 데 집중하셨고 다른 총장님이나 대학생들과 깊이 있는 토론을 하는 걸 좋아하셨다. 포럼에서 인도 대학생들이 겪는 문제점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 발표해 청중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코트디부아르 티도우 총장님은 항상 밝고 친밀하게 소통하시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하거나 프로그램 전후에 수행원들과 봉사하는 학생들에게 말을 걸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인기가 많았다. 볼리비아 고르디요 학장님은 항상 질문하시는 호기심 많은 분이었다. 주제 발표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관광이나 견학을 갈 때, 음식을 먹을 때도 묻고 또 물으셔서 무엇이든 알고 배우려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라이베리아 총장님은 포럼에서 발표할 내용을 3주 동안 준비했다고 하셨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준비하자는 철학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이번 포럼에서도 최고의 발표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비넥타이에 정갈한 자세 그 자체로 보는 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총장님이었다.

잊지 못할 미국 총장님의 선물 가방 이하은

하덴 총장님은 어디를 가든지 자신의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가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 소중한 물건들이어서 호텔에 두고 다닐 수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을 때 선물을 꺼내 이야기를 하며 전해줘야 하기 때문
에 가지고 다니는 거였다. 캐리어 안에는 정말 다양한 많은 선물들이 들어있었다. 선물을 줄 때 하덴 총장님은 ‘당신은 제게 소중한 분입니다’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하셨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번은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캐리어를 찾으시더니 독수리 모형을 꺼내셨다. 그리고는 ‘이 독수리는 미국을 상징합니다. 독수리를 볼 때마다 미국과 저를 기억해주십시오’라고 진심 어린 표현을 하셨다. 선물을 처음봤을 때는 ‘독수리 모형이 뭐가 특별하다고…’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상대방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선물에 담아 전달하는 총장님의 행동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 중에 한 번도 피곤하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수행원인 내게도 자주 의견도 물으시며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행사가 마치는 날 나에게도 마음을 담은 예쁜 액자 선물을 주시며 격려의 말씀을 남기셨는데, 총장님이 사람들을 대했던 자세로 나도 사람들에게 다가가 진솔하게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WELF에서 수행원으로 봉사하며 방학 중 세계의 총장들과 인연을 맺은 대학생들이 행복해 보인다.
WELF에서 수행원으로 봉사하며 방학 중 세계의 총장들과 인연을 맺은 대학생들이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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