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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 전문가 이슬기 "차도 멋지게 인생도 특별하게!"
고은비 기자 | 승인 2018.07.04 10:38

‘나만의 맞춤형 자동차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는 자동차 튜닝업계. 이슬기 대표는 요즘 튜닝업계에서 주목받는 청년 창업가다. “우리를 믿고 일을 맡겨주시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밤을 새도 오히려 힘이 솟는다”는 그의 모습이 몹시 행복하고 활기차 보였다.

2018년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보다 ‘가심心비’이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뜻하는 신조어로,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이에 외식업계를 비롯해 인테리어 및 가구까지 소비자의 취향과 기호를 세심하게 담아낸 ‘커스터마이징’ 메뉴 도입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각광받는 신종사업도 ‘누구나’ 혹은 ‘쉽게’ 성공할 수는 없다.

이슬기 튜닝업체 덱스크루 인천 남동지점 대표이다. 젊을 때 도전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튜닝 사업이 어느덧 웬만한 작은 기업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현재 한국튜닝협회 인천지부 대표 및 운영이사를 맡고 있으며, 튜닝 교육을 체계적으로 보급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사진 홍수정 기자)

- 자동차 튜닝에 대해 들어봤지만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튜닝은 말 그대로 ‘맞춤’, ‘조율’의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옷을 샀는데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줄이거나 수선해서 입잖아요?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진 자동차이더라도 안전성을 높이고 개성을 살리기 위해 자신만의 특색있는 차로 만드는 것이 튜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랙박스 설치나 선팅 작업도 튜닝의 일종이지요. 브레이크를 좀 더 우수한 제품으로 바꾸어서 제동 성능을 높인다든지 자동차의 서스펜션을 교체해 승차감을 좋게하는 것도 튜닝에 해당합니다. 사실 튜닝 하면 ‘차의 외관을 요란하게 꾸미는 것’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없지 않은데요. 튜닝의 범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한번은 어떤 손님이 소형차를 가지고 오셔서 우측 사이드미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정면에는 모니터를 설치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분의 형님이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운전할 때마다 불편하고 위험해서 카메라를 달아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신 거예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며칠 후 손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형님이 너무 만족해하고 고마워한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굉장히 기뻤습니다. ‘튜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튜닝에 대한 제 시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튜닝으로 진로를 결정하신 계기가 있습니까?

어렸을 때부터 기계 만지는 걸 좋아했어요. 특히 고등학교 때는 오토바이에 흥미가 생겼는데, 타고 다니는 것보다 오토바이를 분해하고 조립하느라 바빴죠. 그러다보니 대학도 자연스럽게 자동차 관련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졸업할 당시 튜닝 쪽으로 진로를 선택한 이유는 앞으로 얼마든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자동차 정비와는 달리 튜닝은 늘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고, 수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다양한 부품들을 선택·사용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좀 더 열린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방송 XTM에 가수 이상민 씨와 한 팀을 이루어 고객이 맡긴 차를 튜닝하는 작업을 진행한 이슬기 대표.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이슬기 대표의 튜닝 사업장.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하는 와중에도 그의 전화기는 쉴 새 없이 울렸다. 차를 새로 사려는데 어떤 차가 좋겠느냐는 질문부터 블랙박스 설치와 차체 변경에 대한 문의까지…. 5년 전만 해도 그는 자신의 사업이 이렇게 번창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특별한 꿈이나 목표가 없었어요. 그때그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죠. 그러다 보니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나 고민을 너무 늦게 하게 됐어요.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어느 날 문득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좀 허무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에 제가 튜닝기술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기는 했지만 직원으로서 회사의 지시를 받아 일하다 보니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진 못했어요. 업계에 몸담아 온 시간에 비하면 이렇다하고 내세울 것도 없었고요. 그런 현실 때문에 왠지 무기력해지고 불안했는데, 새롭게 달라져보고는 싶었지만 어떻게 할지 모르고 있었죠.

바로 그때 어느 튜닝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어요. 회사 위치는 좀 멀지만 월급도 전에 일하던 회사보다 훨씬 많고, 근무조건도 솔깃할 정도로 좋아서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총각이었다면 아마 조건만 보고 얼른 옮겼겠죠. 가족들 때문에 한 번 더 고민해 보았는데, “그동안 내가 생각한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어. 그런데 남는 게 없고 허전하기만 하네. 회사를 옮긴다고해서 나아질까? 이렇게 결정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한 뒤 집에 가서 아내와 상의를 했어요. 그리고 평소에 제게 관심을 가지시고 제 일에 대해 조언도 해주시는 어느 인성교육기관의 원장님이 떠올라 그분을 찾아갔어요.

사실 저는 원장님이, 다니던 직장에서 좀더 배우고 성실하게 일하라고 하실 줄 알았어요. 요즘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자꾸 옮기면 안 좋다고 하실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원장님이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첫마디에 “자네가 직접 창업을 해 보는게 어떤가?”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야기를 들어서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신기하게 제 입에서“네”라는 말이 나왔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모아둔 돈도 없고 신용이 좋은 것도 아니고 집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원장님은 제 사정을 다 아셨기 때문에 긴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고 “강한 마음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어”라고만 하셨는데, 그 말씀이 제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어요. 그렇게 튜닝 사업을 시작했어요. 자금을 준비하고 사업장을 구하고 직원을 뽑는 등 일을 하나씩 진행해 가는데 꿈만 같았죠. 원장님이 계속해서 조언해주며 함께 고민해주셨고, 주위 여러 사람들이 응원해 주셔서 창업을 할 수 있었어요. 제 인생에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갑작스러운 창업 제안에 주저하지 않고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원장님이 이야기를 꺼내셨을 때 가장 먼저 ‘가진 게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하지? 망하면 어쩌려고?’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강한 마음이 있으면 된다는 말이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해주었어요. ‘그래, 한번 해보자.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는 식으로 변명만 하다 보면 나는 늘 이렇게 살 수밖에 없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보자. 망하더라도 어려움을 겪은 만큼 성장하지 않겠어?’라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대답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실질적이고 유익한 조언을 해 줄 멘토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멘토를 찾아가 상담도 받고 특강도 듣지만, 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슬기 대표는 “강한 마음이 있으면 돼!”라는 한마디를 가슴에 품었다.

- 창업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그런 고비를 어떻게 넘으셨어요?

넘어야 할 산들이 정말 많았는데 자금문제가 가장 컸죠. 청년창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아다녔지만 문제는 제게 자본금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대출도 받기가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사정을 설명해도 안 된다는 대답뿐이었죠. 그러면 ‘아, 이거 안되나 보다’ 하고 단념해야 하는데 갈수록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야! 이건 되는 거야.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야’라고 되뇌이며 은행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어요. 1주일 내내 은행만 찾아다닌 끝에 마지막으로 찾아간 은행에서 기적적으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창업하는 과정에서 제 자신에 대해 깜짝 놀랄 때가 많았어요. 사실 그 전까지 제게는 강하고 단단한 마음이 없었거든요. 조금만 안될 것 같아도 ‘아, 안되는구나’ 하고 돌아서곤 했는데, ‘실패하더라도 시작한 이상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더 크니까 포기할 수 없었어요.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다 막막하고 어렵잖아요. 벽에 부딪힐 때마다 뭐가 문제인지, 왜 안되는지 알아보고 다시 도전했는데, 그때마다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1.브레이크 성능 업그레이드 튜닝, 2.LED헤드라이트(시안성 확보), 3.어라운드 뷰(안전주차), 4.스포츠형 열선핸들, 5.스포츠모델룩, 6.실내 천정모니터, 7.서스펜션업그레이드(주행안전성), 8.후측방경보(사각지대해소) (사진 홍수정 기자)

- 기억에 남는 고객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한번은 제가 천만 원 정도를 배상해야 할 일이 생겼어요. 튜닝을 할 때 썼던 부품이 차량과 잘 맞지가 않아서 고객 세 분이 불만을 표시하셨는데 모두 저희 단골고객이었어요. 천만 원이 너무 큰 액수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도 손해를 좀 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손해를 안 보려고 하면 고객들의 신뢰를 잃게 되니까요. 고객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명확해지자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께 말씀을 드렸어요. “고객님, 많이 불편하셨죠?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 제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사용했는데 고객님 차랑 잘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라고요.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은 없었지만 우선 연락을 드렸는데 고객들께서 “왜 이 짐을 사장님이 혼자 다 지십니까? 이 부품을 추천하셨을 때 승낙한 저희에게도 책임이 있지요” 하시면서 같이 해결해 보자고 하시는 거예요. 결국 그 문제는 서로에게 큰 손해가 나지 않는 선에서 잘 마무리되었고, 요즘도 그분들은 저희 사업장에 자주 오십니다. 커피도 마시고 가시고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고 있어요. 제 입장만 생각했더라면 모든 걸 잃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사업이 잘되는 것 같습니다.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 신기한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났어요. 같이 일할 직원이 필요할 때면 갑자기 튜닝 일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타났고, 사업장이 입주해있는 건물 사장님은 첫 석 달치 월세를 받지 않으셨어요. 또 우연히 케이블방송 XTM의 ‘더 벙커The Bunker’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고 출연했는데 방송이 끝나자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 매장을 찾아오셨더라고요. 홍보가 생각보다 많이 된 거예요. 먼 곳에서 저희를 찾아오시는 고객 분들을 생각하면 새벽까지 바쁘게 일해도 힘든 줄 모릅니다.

-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창업이라는 게 달콤해 보일 수도 있고 굉장히 힘든 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거예요. 막연하게 ‘창업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하지 않는 게 나아요. 진지하게 고민도 해보고 ‘과연 이 일에 내 인생을 걸어도 괜찮을까?’ ‘창업 후에 찾아올 어려움을 이겨낼 담력이 나에게 있을까?’ ‘위기
상황에서 의논할 상대가 있는가?’ 등의 질문에 답해 보길 바랍니다. 특히 제가 그랬던 것처럼 실패하거나 망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습니다.
위기의 단계에서 도전의 단계로 넘어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강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가 있으면 됩니다. 의논하고 그의 조언을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도 해결하면서 일을 진행해 갈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취재차량으로 몰고 온 승용차의 타이어 기압에 문제가 있었던 동행기자가 타이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질문했다. 이슬기 대표는 고객을 상담하듯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는 차량을 꼼꼼히 점검해 주었다.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심비의 시대. 가심비사업의 대표격인 튜닝업계를 취재하며 만난 이 대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와 공구뿐 아니라 마음을 살피고 응대하는 데도 능숙한 그를 보며,왜 튜닝이 새롭게 각광받는 서비스산업으로 뜨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서비스의 본질 아니던가.

고은비 기자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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