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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한국장학재단이 없었거든"제10회 한국장학재단 수기·UCC 공모전 학자금 수혜사례 학부모 대상 제주형
홍수정 기자 | 승인 2018.07.02 20:13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중학생이 된 딸은 처음으로 치른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아 들고 충격을 받았다. ‘아빠! 이런 성적으로 이다음에 대학교에 갈 수 있을까?' ‘그럼! 욕심내지 말고 시험 볼 때마다 한 문제씩만 더 맞혀봐’ ‘그런데 아빠! 혼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런 딸에게 나는 제안을 하였다. ‘그러면 아빠도 같이 공부를 할까? 네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아빠는 석사를 마치고, 고등학생 때에는 박사과정을 공부해서 너는 대학교 입학을 아빠는 학위논문을 서로 선물하면 어떨까?’ 그렇게 딸과 함께 하는 공부가 시작되었고, 첫 번째 약속대로 딸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석사학위 논문을 딸에게 선물하였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중반에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다고 결정한 딸을 응원하면서 박사과정도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개인적인 사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실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비와 딸의 피아노 레슨비가 부담되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이쯤 되니 박사과정 학비도 큰 부담이 되었고, 어느 하나를 그만두어야 한다면 나의 공부를 멈추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두 학기밖에 남지 않은 공부를 멈추고 싶지 않았고, 계속 딸과 함께 공부하면서 두 번째 약속도 꼭 지키
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하게 되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대출을 해 준다는데 한 번 알아보세요’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지만, 당시에는 마음도 위축되어 있었고 약간 자존심도 상해있었다. ‘대학교 과정과는 달리 박사과정은 선택적인 것이라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결국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문의 전화를 하고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열어보게 되었다.

그 결과 우선은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리고 상담해 주시는 분이 친절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고, 불필요한 과정이나 과다한 서류들을 요구받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대로 작성을 마치자마자 빠른 심사과정을 거쳐 학자금 대출이 이루어지고,생활비까지 추가로 대출해 주는 것을 보면서 배려받고 응원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2017년 1학기와 2학기를 학자금대출을 받아서 등록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아빠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던 딸은 경희대학교에 최종 합격을 하였다.

2018년 2월 6일은 딸의 실기시험 합격 여부가 발표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 날짜가 다가올수록 합격자는 2월 9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잠을 자다가도 깨는 날이 많아졌다. 내가 학자금대출을 받을때의 경험으로는 등록금을 학교로 바로 입금시켜 주기 때문에 신입생은 일단 등록을 해야 학적이 생기게 되니 첫 학기는 어떻게든 먼저 등록을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자금대출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많은 대학교 신입생들의 신청을 사흘 만에 접수받고, 심사하고, 승인해서 대출을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 달라질 것이 없었다. 좀처럼 딸의 등록금은 마련되지 않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합격발표를 기다려야할 딸도 내색은 하지 않지만 눈치를 보면서 걱정하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 합격발표 나오면 바로 등록할 수 있어’라고 안심을 시키면서도 정작 나는 답답한 마음에 소화도 잘 되지 않았다.

‘한국장학재단에 전화했었어요.’ ‘안된다고 하지?’ 어느 날, 도무지 방법이 없어서 전화해 보았다는 집사람의 말에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심사하는 시간이 필요하니 합격발표가 나지 않았어도 우선 학자금대출을 신청하래요’ ‘그리고 합격발표가 났는데도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전화 달라고 하네요. 걱정하지 말래요’ 순간 나는 그냥 크게 웃었다. 너무 좋기도 하고, 문의도 안 해본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에 웃었다. 다음 날, 딸은 통장을 만들고, 공인인증서를 만들면서 자기도 이제는 금융거래를 하는 어른이 됐다고 오히려 좋아했다. 그리고 직접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열어서 학자금대출 신청을 했다. 나는 딸이 작성하는 학자금대출 신청화면을 보면서 학교명은 지원하는 대학교를 쓰고, 학번은 수험번호를 쓰게 해 놓은 것에 감동을 받았다. 최종합격발표가 나서 학자금대출 실행을 해야 하는 날에도 합격한 대학교들이 모두 자동으로 생성되어 있어서 그중에 등록해야하는 학교를 확인만 하면 되는 것에 놀랐다. 그렇게 합격발표가 난 날, 바로 경희대학교에 등록이 완료되었다. 남몰래 울고 웃었던 이런 과정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수강신청, 과제 등 대학교 생활이 너무 정신없다고 하면서도 원하는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딸을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대학생다워지는 딸의 모습이 대견하고,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아빠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우리는 모두 약속을 지켰네’라고 좋아하면서 ‘나 정말 대학교 생활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딸이 어제는 문득 질문을 하였다. ‘아빠, 예전에는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교에 못 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어요?’, 이 질문에 나는 ‘그럼, 많았지, 그때는 한국장학재단이 없었거든’이라고 대답을 해 주었다. 이 대답의 의미를 나의 딸은 잘 알고 있기에 ‘맞아요’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준 딸이 걱정 없이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나도, 딸도 대학교 진학을 걱정하고, 경제적인 형편을 걱정하는 지인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걱정하지 말고 일단 한국장학재단에 문의하라고 말하는 자칭 한국장학재단 홍보대사가 되었다.

홍수정 기자  hsj0115@it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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