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매봉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된 시신이 숨진 고등학교 1학년생인 이 모양(16)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지지 않고 있다.

24일 15시경 사람냄새를 맡도록 경찰에서 특수 훈련된 체취견이 매봉산에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당시 이양의 시신은 알몸상태였고, 부패가 심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머리카락도 대부분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시신 주변에 이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립글로즈 1점 외에는 다른 유류품을 발견되지 않았다.

여고생의 시신이 실종 8일만에 발견됐다. ⓒYTN뉴스 화면 캡쳐
여고생의 시신이 실종 8일만에 발견됐다. ⓒYTN뉴스 화면 캡쳐

전남지방경찰청은 수습한 시신을 즉시 광주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정 의뢰를 실시했고, 시신이 실종 신고 된 이양의 DNA와 일치한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에 따르면, 1차 부검 결과 시신이 부패 정도가 심해 사망원인을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 측은 부검 후 “(시신이)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 보이지 않고,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며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부검을 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앞서,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매봉산 정상 부근으로 이 장소는 현재 사망한 용의자 A씨(51)의 차량이 목격된 산 중턱 농로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지만 오르막 경사가 70~80도 가량으로 상당히 가파른 곳이다. 때문에 숨진 이양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야산에서 사고를 당한 것인지, 또는 산을 오르기 전 이미 사망한 이양을 용의자 A씨가 업고 갔을 지를 두고도 자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실종된 이모양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와 용의자 A씨의 차량 주차지점 ⓒYTN뉴스 화면 캡쳐
실종된 이모양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와 용의자 A씨의 차량 주차지점 ⓒYTN뉴스 화면 캡쳐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매봉산은 과거 용의자 A씨의 부모의 묫자리와 가깝고 A씨가 20세까지 살았던 지역으로 용의자는 해당지역에 대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용의자 A씨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유류품 가운데 낫의 날과 낫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이양의 유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경찰 수사에 거는 기대

강진 여고생 사건 개요 ⓒYTN뉴스 화면 캡쳐
강진 여고생 사건 개요 ⓒYTN뉴스 화면 캡쳐

이양의 시신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풀어야할 몇 가지 의문점들이 있다.

강진 여고생 사건의 용의자 A씨는 이양을 만나러 나가는 당시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않고 자신의 식당에 두고 움직였다. 경찰이 식당에서 확보한 용의자의 휴대전화에는 이양과의 문자나 통화기록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졌고 결국 용의자가 제2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것이 뒤늦게 파악됐다.

아울러 용의자의 차량에서 발견된 낫자루에서 이양의 유전자가 발견돼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는 증거로 보이지만 사망과 혈흔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태다.

용의자 B씨 역시 자살한 상태로 범행 동선과 동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또한 이양의 시신이 용의자의 몸무게보다 2kg더 무거워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 이동된 점을 볼 때 용의자의 범행을 도운 공범 존재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 부검의 결과는 짧으면 2주, 길게는 한 달 가량 소요돼 이 기간 동안 수사 속도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건을 지켜보는 네티즌들은 “용의자 아들 등 주변인들에 대한 수사와 여고생의 사인을 정확히 밝히는 등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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