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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로 부강한 나라 꿈꾸는 잠비아잠비아 종교부 장관 고프리다 은센둘루카 수마일리
김소리 기자 | 승인 2018.06.19 18:42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정치나 종교를 대화의 주제로 꺼리는 분위기가 되었다. 양극에 서 있는 정치적 입장이 토론을 한다고 갑자기 좁혀질 리 없고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이상, 특정 종교를 옹호 또는 비하하는 것은 언쟁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전 세계의 공통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그런데 잠비아는 이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기독교를 헌법에 국교로 명시하고, 2016년에는 종교부를 새로 창설하였다. 마침 잠비아 초대 종교부 장관이 방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편집자 주

고프리다 은센둘루카 수마일리. 1957년생으로 잠비아 초대 종교부 장관이다.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했다.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목회의 길에 들어선 후 NGO를 설립해 취약계층을 위해 일했다. 청렴함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인권위원회와 부패방지위원회 국장을 역임했고,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국회의원에 임명됐다.

“지금 잠비아는 온갖 근심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모두 겸비한 자세로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하실 겁니다. 모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깁시다.”

2015년 10월 18일, 잠비아의 에드거 룽구 대통령은 이 같은 메시지와 함께 국가금식기도회를 선포했다. 당시 잠비아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었다. 오랜 가뭄으로 빈곤과 기아 문제가 악화되었고 수력발전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전기 공급은 툭하면 끊어지기 일쑤였다. 화폐인 콰차 화貨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잠비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고,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시장이 크게 휘청대면서 주요 수출품인 구리 가격도 하락했다. 룽구 대통령은 ‘이러한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사람의 지혜로는 해결해 나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온 국민이 참여하는 금식기도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마치 솔로몬 왕이 이스라엘 성전을 완공한 후 국가의 모든 문제를 들고 신의 은총을 바라며 기도했듯이 말이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위치한 빅토리아 폭포.

기독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미국은 오래 전부터 매년 5월 첫 목요일을 국가기도의 날로 지켜오고 있고, 영국 또한 9월 8일을 국가기도의 날로 지정해 온 국민이 나라의 미래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가 이처럼 나라의 주요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기도회를 갖는 건 좀처럼 드문 일이다. 이후 잠비아는 매년 10월 18일을 국가금식기도회의 날로 지정해 매년 지켜오고 있다.

공휴일로 지정된 이날에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위시해 정부 각료들과 종교지도자들, 일반 국민들이 하루 종일 기도회에 참여하는데, 기도회 장면이 처음부터 끝까지 TV를 통해 중계된다. 기도회가 열리기 이전 40일은 기도 주간으로정해져 있다. 국민들은 이 기간에 자율적으로 점심 정도를 금식하면서, 미리 공표된 국가와 개인에 관련한 20~30개의 주제를 놓고 기도한다. 10월 18일에는 스포츠경기 등의 행사가 열리지 않으며 술집과 식당의 영업도 제한된다.

은찬가 구리광산. 1955년부터 현재까지 구리를 채굴하고 있는 곳이다.

잠비아는 73개 민족으로 구성되며 22개 언어가 쓰이는 다민족, 다언어 국가다. 국민의 95% 이상이 기독교를 믿고 있지만 미신적인 토속신앙의 성격이 강해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국가기도회는 단순히 기독교적인 차원을 넘어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잠비아는 2016년 종교부를 출범시켜 기독교적 가치관을 국민들의 삶과 교육에 접목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초대 종교부 장관이자 목회자인
고프리다 은센둘루카 수마일리 씨가 기독교 지도자 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종교부가 출범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잠비아는 1996년에 공식적으로 헌법에 기독교 국가임을 명시했는데요. 이러한 국가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교부가 만들어졌습니다. 기독교적인 사고와 가치관을 국민이 실제 삶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데, 이를 위해 실질적인 정책들을 세워 이를 이행해 갑니다. 또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서로 연합하도록 이끌고 기독교 지도자들을 관리하는 한편 이들이 학교, 가정과 연계해 활동하며 국민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도록 돕습니다. 종교부는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국민의 삶 속에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는 일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산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성경으로 사는 삶을 말하는데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바탕이 됩니다. 경외하는 마음을 품으면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자세를 가질 수 있고 그러면 존경하고, 존중하고, 우애하며 지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화합하고 협력하기도 쉽고요.
성경이 말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은 사랑입니다.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러한 가치관을 삶에 적용하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러한 성경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국가가 성장해서 국민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다 주기를 바라십니다.

대통령께서 장관님을 발탁하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원래 은행에서 일했습니다.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오랫동안 회계 업무를 했고 고위직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다 하나님이 어려운 사람들을돕기를 기뻐하신다는 마음이 들어 목회를 시작하게 됐고, ‘예수님의 돌보심 선교회Jesus-Cares Ministries’라는 단체를 설립해 고아와 길거리 아이들, 미혼모 같은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그 성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정부는 저를 인권위원회와 부패방지위원회의 국장으로 임명했어요. 이전 두 정권에서 공직자로 일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의 지명으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잠비아는 국회의원 156명 중 9명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선출되거든요. 그리고 2016년 종교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께서는 저를 새 부처의 수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 요건이나 능력들은 은행과 선교회에서 일할 때 대부분 익혔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제가 갖춘 능력보다 일을 대하는 열정과 사명감, 담대함을 높이 평가해 뽑아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부의 첫 수장인 만큼 장관께서 느끼시는 부담 또한 여러 모로 클 듯합니다. 어떤 자세로 장관직을 수행하시는지요? 초석을 놓는 위치이다 보니 부담도 크고,이웃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도 기독교 국가가 많다보니 바람직한 선례를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낍니다.
때때로 사람들에게 왜 종교부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도 해야 하고요.
특히 종교부는 도덕성과 윤리적인 문제를 다룰 때가 많아서 더욱 까다롭습니다. 자칫 ‘개인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많아 결코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이러한일들이 모두 제가 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감수하고 일을 처리해 나가야지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에
서 늘 큰 힘을 얻습니다.

장관님은 목회자이시기도 한데요. 은행에서 일하시다가 남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하셨을 때, 그리고 공직자가 되기로 하셨을 때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청소년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마일리 장관은 청소년부. (맨 오른쪽이 청소년부 장관)와 협력하여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사실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고민을 가장 많이 한 순간이었죠. 은행에서 월급도 많이 받았거든요.
(웃음) 가족들이 제 결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줄지 확신도 없었고요. 정말 큰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나 공직은 여느 직업과는 좀 다릅니다. 헌신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죠.
성경 누가복음에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제게 소명으로 다가왔습니다. 소명이 제가 이러한 길을 갈 수 있게 이끌었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선교회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느낀 만족감도 목회자의 길을 계속 가야겠다고 결심을 굳히는 데 큰 역할을했습니다. 길거리 아이들이 늠름한 대학생들로 자라나는 걸 보는 것만큼 보람되고 즐거운 일은 없으니까요.
미국에서 유학하셨습니다. 잠비아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서 지내시면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정부가 장학금을 주어서 공부할 수 있었는데요. 다른 나라에서 지내면서 그동안 살아온 틀을 깰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환경에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공부를 잘 마치고 귀국했고, 다행히 미국에서 보고 배운 것으로 조국을 위해 어떻게 기여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잠비아는 미국에 비해 무척 가난한 나라입니다. 발전한 나라들을 본받아 배우고 성장해야 하지만, 보존해야할 문화유산 또한 있지요. 잠비아의 가족문화, 특히 대가족이 서로 우애 있게 지내고 서로 존중하는 점 등은 잘 지켜 나갔으면 합니다. 자녀들이 잠비아의 이러한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청년시절에 이것만은 꼭 하라’고 조언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살아가야 할 목적과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면 열정은 저절로 생기거든요. 무슨 일이든 열정이 있어야 달려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거나 경쟁할 필요도 없지요. 마음에서 우러나는 열정이 있다면 실망하지 말고 계속 달려가십시오.

잠비아는 청소년 인구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청소년 교육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은찬가 구리광산. 1955년부터 현재까지 구리를 채굴하고 있는 곳이다.

서구 선진국들의 문명이 많은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잠비아는 가정에 초점을 둡니다. 가정은 청소년들이 자라나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가정의 가치와 가족구성원 간의 관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종교부는 지역 사회의 리더들과 협력하여 가정에서의 교육을 강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제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경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한국의 마인드교육이 좋은 예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우려 합니다.

종교부의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한국 방문 기간 중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대안학교인 링컨중고등학교를 둘러보았다.

저는 청소년교육에 관심이 아주 많아서 청소년부 장관과 협력하여 구체적인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지식과 정보는 큰 힘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받아들일 때 사고력이 필요하지요. 올바른 정보인지,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젊은이들에게 사고력과 판단
력을 길러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정과 학교와 교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고 정부는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데 어느 한 부처의 일이 아닙니다. 교육부, 청소년부, 보건부가 협력해야 하고 종교부가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종교부를 ‘어머니 기관’이라고 할 수 있고요. 정부 각 부처가종교부를 신뢰하고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고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책임이 막중
한데, 저는 목회자이자 신앙인이어서 하나님이 도우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관 취임식 장면.수마일리 장관은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장관직에 올랐다.(사진 lusakatimes)

 2016년 9월 룽구 대통령이 수마일리를 종교부 장관으로 임명할 즈음, 몇몇 기독교 단체에서는 종교부 창설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종교부가 종교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교회의 활동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수마일리 장관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종교부는 꼭 필요한 부서입니다. 국민들 마음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는 일에 왜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습니까?
여러 의견을 듣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보다 지지하는 사람들의 격려 섞인 이야기를 떠올리며 계속 전진하고 있습니다.”

김소리 기자  sori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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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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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조운 2018-06-20 00:38:48

    우리나라도 기독교국가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님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어려운일 생기면..나라에서 방송으로
    대통령이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이러고..
    부럽다 부러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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