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로우 희망캠페인 '만원의 기적'

아프리카의 ‘스트리트 보이즈’의 눈에는 일말의 희망도 없었다. 정부는 버려진 아이들을 여러모로 지원하고 센터를 지어 돌보기 시작했지만 그들이 머물 공간과 재정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집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없었다. / 편집자 주

길거리의 아이들, 스트리트 보이즈Street Boys

내가 지내고 있는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심부에 있는 작은 나라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에 비해 지하자원이 부족한 편이지만 인구가 많아 인력을 국력으로 삼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경제성장률이 높아질수록 빈부격차는 커지고 가난 속에서 허덕이는 길거리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버려졌거나 배가 고파서 먹을 걸 찾아 집을 나온 아이들, 학대에 시달리다 도망쳐 나온 아이들이다. 우리 집 주변만 돌아봐도 길거리에서 구걸하다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기야는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나르면서 150원 정도의 돈을 받기라도 하면 끼니를 때울 수 있다며 웃음을 짓는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들을 ‘스트리트 보이즈(길거리의 아이들)’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지내는 기숙사 모습.
아이들이 지내는 기숙사 모습.

몇 년을 입었는지 해어져서 색깔도 알아볼 수 없는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건 굶주린 아이들이 아니다. 배고픔도 잊은 채 본드를 흡입하고 마약에 중독되어 가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눈에서 한줄기 희망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노트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 신문으로 겉을 싸서 쓴다.
노트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 신문으로 겉을 싸서 쓴다.

정부의 지원이 시작되다

르완다 정부는 2016년부터 길거리에서 배회하는 아이들을 위한 센터를 짓고 비영리단체와 함께 이들을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르완다 전 지역의 길거리 아이들을 세 군데 센터에 모으니 2천 명이나 되어 공간 부족으로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학교에 보내는 실정이다.
이번에 우리가 방문한 곳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의 아이들LesEnfants de Dieu’ 센터이다. 현재 남자아이들만 받고 있는데, 총 500명이 기숙하면서 공부도 배우고 있다. 이곳의 아이들은 새벽에 일어나 물을 길어 오고 청소부터 정리까지 척척해낸다. 그 모습이 대견해 보이다가도 가슴이 아려왔다. 같이 간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단원들은 나이보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아이들이 안타깝고도 사랑스러워 꼭 안아주곤 했다.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필요하다

나와 봉사단원들은 2주에 한 번씩 센터를 방문해 영어캠프를 진행하고 고민 상담도 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우리를 낯설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을 열고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신발이 낡아서 꿰매서 신거나 아예 벗고 다니고 공책 등 학용품도 매우 부족하다. 칫솔, 치약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아이들
은 이곳에서 공부하고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공책을 주고 싶고, 칫솔을 주면서 이 닦는 법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과 집을 그리워하는 길거리 아이들의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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