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사, 짧아도 ‘맞춤형’으로!

6월, 어느덧 2018년의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독자들께서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지만 필자는 ‘감사의 달’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고마운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오츄우겐お中元’이라고 하여 7월 초부터 20여 일 동안 친구나 친척, 선생님, 직장 상사 등에게 간단한 선물을 보내는 풍습이 있다. 주로 연말과 연초에 감사를 표하는 우리와 달리, 1년의 절반을 보내면서 고마웠던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기간을 갖는 것이다.

내리사랑은 알지만 치사랑은 모른다?
대학생을 위한 취업멘토링이나 강연을 할 때면 필자는 ‘치사랑’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치사랑이란 단어를 낯설어한다. 치사랑이란 아랫사람이 윗 사람을 사랑함을 가리킨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내리사랑’은 우리가 늘 받아왔기에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명을 주신 부모님이 없었다면, 크고 작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이나 선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그동안 내리사랑을 베풀어준 분들께 얼마나 감사를 표현해왔나?’ 생각해 보면 의외로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기업들도 효孝나 치사랑을 기준으로 입사지원자를 평가하는 방안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나 윗사람을 향한 공경과 사랑이 직장 상사나 고객에게도 전이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세간에는 이처럼 소중하고 의미 있는 효나 치사랑을, 구태의연舊態依然한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 만연한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효나 치사랑의 가치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결코 변할 수 없다. 가장 소중한 부모님께조차 감사를 표하지 않다 보니, 주위 사람이나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도 점차 사라져가는 것 같다. ‘세상이 점차 각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산업화 시대에서는 편지나 전화로 안부를 물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손쉬운 방법으로 충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 역시 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서 부하직원들로부터 고마움이 담긴 문자나 메일 등을 받을 때가 많다. 인사의 길이가 길건 짧건, 선물이 있건 없건 그 고마움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따금씩 누가 받아도 무리가 없을 듯한, 천편일률적인 단체 메시지로 감사의 인사를 보내는 직원들이 있다. 그런 인사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받지 않은 것보다 기분이 안 좋을 때가 많다.

문자나 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 짧더라도 상대를 향한 진정眞情이 담긴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라고 권하고 싶다. 친구에게 보내는 문자와 교수님께 보내는 문자, 직장동료에게 보내는 메일과 사장님께 보내는 메일이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감사를 표한다고 굳이 돈을 들여 선물을 사야만 고마움이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 그 사람이 베푼 작은 도움이나 유익한 조언을 되새기며 메시지를 쓴다면 어렵잖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 자체로도 상대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고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감사가 메마른 세상, 사이다 같은 메시지를
어느새 2018년의 절반이 지났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 왔다면 잠깐 멈춰서 지난 절반을 돌아보고 남은 절반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고마운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분들께 작게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보자. 굳이 연말연시나 5월에만 인사를 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그런 작은 실천을 통해 여러분 역시 다른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를 전해받게 될 것이다. 감사가 메말라가는 세상에 이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사이다 같은 선물이 또 있을까?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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