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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5점짜리로 남고 싶다2018 제2회 투머로우 1500자 마인드 에세이 콘테스트 수상작-장려 이동훈
이동훈 | 승인 2018.06.11 15:32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서 겪은 첫 학기 때의 일이다. 첫 수업 때는 수업내용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두 달 정도 그날그날 수업을 녹음해 복습하고, 꼼꼼히 예습도 하는 등 열심히 노력했다. 덕분에 점점 수업내용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공부에 자신감을 붙여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대학에서의 첫 번째 과제의 주제가 발표되었다. 행정법 수업 과제로,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었다. ‘지금까지 쏟은 노력의 결실을 드디어 볼 수 있겠다’는 기대로 매일 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료들을 참고하며 온 정성을 쏟아 과제를 완성했다.

약 일주일 후 과제점수가 발표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점수를 확인했다. 내 점수는 20점 만점에 5점이었다. 나와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는 15점이었다. 이 친구는 그렇게 열심히 과제를 준비한 것 같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큰 실망감을 느꼈다. 5점은 내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점수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성적우수 장학금을 빠짐없이 받는 등 공부에는 항상 자신이 있던 나였다. 그런 내가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서 과제를 했는데 반에서 꼴찌라니!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간 나는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포기’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큰 포부를 갖고 도전한 프랑스 유학을 허무하게 끝내야만 할 것 같았다. 안타까워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더욱 앞이 막막했다.

그러다 문득 책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실제보다 후한 점수를 주는데 그것 때문에 마음이 높아져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이번 과제점수처럼 5점밖에 안 되는 학생이구나. 그런데도 이때까지 그것을 모르고 나 자신에게 너무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구나!’

실패처럼 느껴졌던 5점이라는 점수가 사실 내겐 큰 행운이었다. 실제 내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5점짜리 학생이라는 것을 마음에서 인정하니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전에는 뭐든지 혼자서 노력해서 해결하려는 자존심이 있었지만, 그 자존심을 버리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니 훨씬 더 수월해졌다. 그러자 놀랍게도 내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힘든 일은 없는지,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내게 먼저 물어보고 도와주려는 친구들이 생겼다. 포기하고 싶었던 프랑스 유학생활은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한편, 공교롭게도 첫 과제에서 5점을 받았던 행정법이 첫 기말고사의 첫 과목이었다. 그 시험에서 나는 15점을 받았다. 최상위권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마음속에선 5점짜리 학생으로 남아 있었고, 공부에 도움을 준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다.

5점짜리 과제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내게 보여주고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전에 A학점만 받을 때는 내가 실제로 A등급의 학생인 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었다.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5점짜리 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비로소 나는 변화할 수 있었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2018년을 열면서 나는 ‘실패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하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행정법 과제에서 5점을 받았을 때처럼, 혹 실패를 겪더라도 나는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실패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수상소감
5점짜리 과제를 받은 일은 약 3년 정도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힘들때마다 그때의 일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당시 정말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투머로우>를 읽으면서 배웠던 마음가짐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투머로우>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쓰기라는 좋은 기회까지 마련해주셔서 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눌 수 있게 해주신 데에 감사드리고, 제 글을 읽은 분들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동훈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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