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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 에티오피아의 끝없는 매력 속으로~생생나라 제 13편 에티오피아
이해석 | 승인 2018.06.04 15:07

유구한 역사와 신비한 매력의 나라. 커피 열매가 처음 발견된 나라.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지상군을 파병한 나라.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땅이 있는 나라. 에티오피아로 여행을 떠나보자.

3천 년 역사의 나라
고대 그리스 문헌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이집트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히브리어 성경에 ‘구스’로 기록되어 있는데, 구스는 노아의 아들인 함의 후손이며 모세의 아내 또한 에티오피아 사람이었다. 한국에 단군신화가 있다면 에티오피아에는 시바 여왕의 일화가 있다. 기원전 10세기 무렵, 동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근처인 아라비아 남서부 반도 예멘지역에 위치한 시바왕국은 여왕이 통치하는 나라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에티오피아의 시조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의 이름은 ‘메넬리크’이며 지금의 에티오피아를 건국했다고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는 금, 철, 향료 등을 수출했고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문자를 만들어 낼 정도로 발전한 나라였다. 이탈리아는 이런 에티오피아를 상대로 두 번이나 전쟁을 일으켰다. 1896년 1차 전쟁 때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군을 격파했지만, 1936년의 2차 침공은 막아내지 못한다. 그로부터 5년 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이탈리아의 강제 점령이 종식된다.

시바 여왕의 아들이자 에티오피아의 시조로알려진 메넬리크 1세가 예루살렘에서 언약궤를 가지고 귀국하는 모습.
언약궤가 보관되어 있다고 전해지는 성모 마리아 시온교회
암하라어 에티오피아 성경
성모 마리아 시온교회와 주변 모습.

에티오피아는 인류의 고향이라 불릴 만큼 3천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전통을 잘 보존하고 간직해 온 그들의 정신을 언어와 문화에서 엿볼 수 있으며, 평화를 사랑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외세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뜨겁고 강한 마음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유난히 길고 가는 몸에 작은 얼굴, 구릿빛 피부의 미남 미녀들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있다. 세계적인 모델 나오미 캠벨도 에티오피아 출신이다.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카 커피의 매혹적인 향과 형제의 인연으로 기억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언어
에티오피아 문자를 처음 봤을 때 무척 당황했다. ‘이 글자를 과연 쓰고 말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힘든 언어 중 하나인 암하라어는 2,500년 동안 사용되고 있는 역사적인 언어다. 암하라어는 음소, 음절 문자이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특징을 가졌다. 암하라어는 ‘피델’이라는 문자 300개를 가지고 있어 배우기 더욱 어렵게 느껴지지만 유형을 알면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유엔은 한반도에 파병을 하기로 결정하게 유엔군을 보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을 도운 나라는 총 63개국인데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전투병을 파병해 참전했다. 다섯 차례에 걸쳐 군사를 파견해 122명의 전사자, 53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포로는 없었다. 당시 파병된 에티오피아의 ‘강뉴부대’는 253번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강한 부대였다.

사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에티오피아 국내 사정은 사실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역시 이탈리아에 침공을 당한 적이 있고, 27만 명의 목숨을 잃은 전쟁의 아픔을 겪은 나라이기에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유엔의 파병 요청에 곧바로 파병을 결정했다.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은 산악지대와 강원도 춘천에 배치되어 방어작전을 담당했으며, 오늘날 춘천에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건립되어 있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다른 나라는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머나먼 한반도까지 와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워준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날씨와 커피
에티오피아는 해발 고도가 높아서 날씨가 시원하고 따뜻하다. 일 년 내내 한국의 봄가을 날씨가 이어지지만 오래 살다 보면 사계절을 미묘하게 느낄 수 있다. 짧지만 여름과 겨울도 있는데, 여름에는 매우 덥지만 습도가 높지는 않다. 장마철에는 매일 비가 오며,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소나기 내리듯 시원하게 내리다가 5시만 되면 신기하게 멈추는 날씨를 경험할 수 있다. 아프리카지만 겨울에는 패딩을 입어야 할 정도로 춥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 자라는 특용작물이 있다. 바로 커피!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로 커피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6~7세기경 ‘카파’라는 지역에서 염소를 몰던 목동 칼디는 어느 날, 빨간 열매를 먹고 흥분해서 뛰는 염소를 보고 자신도 그 열매를 먹었는데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그것은 ‘커피 체리’라는 열매로, 졸음을 방지하고 심신 수련에 도움을 주는 신비한 열매로 알려지면서 커피로 발전했다.

커피의 맛은 기후가 좌우하는데 에티오피아만의 독특한 자연환경으로 커피의 본고장이 될 수 있었다.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1,700~3,000m 정도의 고산, 고원지대라서 아침과 저녁은 서늘하다. 한낮에는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지만 습하지 않은 고산기후가 나타나 커피를 재배하기에 알맞은 기후 조건이어서 좋은 커피가 자랄 수 있다. 특히 지역마다 토양이 다른데 흑토, 적토, 회색토 세 종류가 있어 각각 다른 맛의 커피를 재배한다. 에티오피아를 대표하는 커피로 하라르, 시다모, 이그라짜페(예가체프)를 꼽으며, 예가체프 원산지의 근처에만 가도 진한 커피꽃 향기를 맡을 수 있다.

토지는 정부가 소유이며 농민들은 경작권을 가지며, 커피는 따는 사람이 임자라고 한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대부분은 커피 수확기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커피를 수확하는 데 동원된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커피 아줌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은 집에서 키운 커피나무에서 딴 커피콩을 ‘제베나’라는 목이 긴 토기 주전자에 끓여서 판다. 에스프레소 잔에 설탕 세 스푼을 듬뿍 넣어 한 잔에 3바르에 판다. 에티오피아 본토 다방커피이지만 특유의 걸쭉한 단맛과 진한 쓴맛 때문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에티오피아 북부 다나킬 대평원에 있는 에르타 알레 활화산.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땅 다나킬 대평원
다나킬 대평원은 북동쪽 에티오피아와 남쪽 에리트레아에 걸쳐 있는 사막분지로, 크레이드 리프트 밸리의 한 부분인 ‘삼중 교차점Afar Triple Junction’에 의해 생겨난 사막지대이다. 에리트레아의 국경부터 동쪽 티그리안 고원지대에 위치한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다.

현재 지형은 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여겨지며 평원에 있는 활화산들 중 에르타 알레 산이 가장 활동적인 화산이다. 에르타 알레에는 두 개의 용암호가 있는데, 북쪽에 있는 것은 매우 큰 휴화산이고 남쪽에 있는 것은 작은 타원형에 중간에 구덩이가 있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영구적인 용암호이다. 에르타 알레 산은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화려한 자연 명소로 유명하다. 하지만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아서 인내력을 가지고 가야 한다. 화산은 다나킬 평원 맨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사람이 거주하기 가장 힘든 지역 중 한 곳이다.

이곳에는 다른 행성에서 온 것처럼 신기한 모습의 염수호와 유황으로 만들어진 형성물도 있다. 이 지역 전체는 산악지대로 아름다운 목동들이 사는데 낙타를 타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낮고, 뜨겁고, 살기 힘든 지역을 체험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라!

댈롤 화산은 에티오피아 다나리 사막에 있는 거대한 화산지대로 에티오피아의 옐로스톤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유황 성분이 많은 바위가 있기 때문이다. 활화산이기는 하지만 분화 조짐은 안 보인다. 하지만 유황 호수에서는 지금까지 유황이 나온다. 오랜 세월 동안 바닷물이 증발되고 소금과 유황만 남아 분지가 생성되었으며, 다양한 광석물질로 형성된 형형색색 유황 온천의 신비로운 연못을 구경할 수 있다.

소금을 팔러 도시로 가는 카라반의 행렬.

소금 광부들과 소금 카라반
카라반은 다나킬에서 천 년 이상 소금 교역을 해온 낙타 대상隊商을 의미한다. 이들이 소금을 시장으로 운반해 가면 대도시에서 온 상인들이 그 소금을 사 갔다. 카라반들은 도시로 소금을 운반한 뒤에 다시 소금광산으로 이동하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하메들라’라는 소금광부들의 마을이 있다. 수백 명의 카라반은 ‘하메들라’에 모여 밤을 지내고 다음 날 새벽에 다시 소금광산으로 향한다. 소금광산으로 걸어가는 수천 마리의 낙타와 카라반의 끝없는 행렬은 장관을 이룬다. 시원한 우기에 소금광산을 찾는 카라반은 하루 평균 3,000명 정도이다. 소금광산에 도착한 카라반들은 소금을 캐기 시작하는데, 소금 바닥에 도끼질을 해서 큰 사각형 틈을 만들고 나무막대기로 소금을 떼어낸다. 특히 아파르족 사람들은 정확하게 7킬로그램인 직사각형 소금판(30센티미터 × 20센티미터)을 만들 수 있다. 아침 일찍 시작한 작업은 오후가 되기 전에 끝난다. 보통 낙타 한 마리에 20개 정도의 소금판을 실을 수 있으며, 카라반들은 다시 낙타와 함께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근처 도시인 ‘메켈레’로 약 10일이 걸린다.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메마른 땅에서 천 년 이상 소금 교역을 해온 카라반. 이들의 삶을 통해 또 다른 에티오피아를 느낄 수 있다.

비교적 번화가를 이룬 전쟁기념관 앞 거리의 모습.

에티오피아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2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수도아디스아바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 일도 구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기술을 익힌 청소년들은 어렵고 힘든 일은 꺼리고 여러 가지 불평을 쏟아 놓기도 한다. 일자리를 찾고 도전하려는 자세를 갖기보다 정부에서 도와주기만을 바라는 청년들도 많은데, 굿뉴스코 봉사단원들은 이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며 마인드강연과 마인드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청소년단체가 주최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유니버시아드대회와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활동
올해 7월 에티오피아 메켈레대학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학생종합경기’는 아프리카대학 스포츠연합이 주최하는 경기로 이번에 9회째를 맞는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 대학의 스포츠 선수들이 모여 경기를 한다.

이번 대회는 스포츠의 가치를 증진하고 대학정신과 조화를 이루며 스포츠 실습을 장려하기 위해 대학기관 내에서 결성되었다. 국제적인 차원에서는 대학 공동체를 보다 폭넓은 의미로 통합해 국가와 국민들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고 스포츠 및 레저 스포츠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해가 갈수록 대회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유니버시아드대회 자원봉사자들을 교육하는 워크숍 현장.

특히 한국의 국제청소년연합이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진행을 돕게 되었다. 행사가 열리는 메켈레대학 학생처장이 한국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연합 주최의 월드캠프에 참석하여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고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진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국제청소년연합 관계자들과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단원들은 행사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의 봉사단원들은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봉사 태도를 가르치며 태권도 교실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워크숍을 개최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에티오피아 청소년들. 이들을 위해 굿뉴스코 봉사단원들은 ‘꼬레아 FC’라는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마라톤대회에서 완주한 뒤 즐거워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굿뉴스코 봉사단원들은 에티오피아 청소년들을 위해 코레아 FC라는 축구팀을 운영하고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며 음악공연,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라톤대회를 열어 한계를 넘는 마인드를 몸소 체험하게 하기도 했다.

글=이해석(에티오피아 특파원)

이해석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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