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봉사하는 대학생들이 보내온 사진이 이번 호 표지로 선정됐다. 맑고 포근한 풍경 속 봉사자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에 너무나도 밝고 깨끗한 미소가 있었다. 그곳에서 봉사하는 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사진제공 | 말라위 굿뉴스코 단원들
사진제공 | 말라위 굿뉴스코 단원들

나눌수록 채워지는 행복 우리가 봉사하고 있는 말라위는 전 세계에서 청년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그만큼 평균수명이 길지 않고 가난과 질병, 교육 등의 문제가 많아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연주해주었다. 배운 지 일 년도 채 안되는 바이올린 실력이지만, 아이들은 작은 나무토막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무척 신기해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틸린디 탱가와부이노 우마티소~” 말라위 현지 말로 부르는 노래에 맞춰 내 바이올린 선율도 점차 흥겨워져갔다.

봉사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말라위 사람들을 위해 무얼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아졌다. 맛있는 음식을, 새 옷을 주는 것도 좋지만 나는 말라위의 어린 꿈나무들이 마음에 희망을 품고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맨발로 종이를 뭉친 공을 차는 아이들을 위해 진짜 축구공을 찰 수 있는 축구 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꿈을 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내 마음을 나눠줄수록 내 마음은 더 큰 행복으로 가득찬다. 이제는 조금씩 선배단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하는 말들이 이해가 간다. “무언가 주려고 갔지만 오히려 받아 온 것이 더 많아요.” 앞으로도 나는 말라위 사람들에게 내가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것 같다.
글 | 김찬욱

사진제공 | 말라위 굿뉴스코 단원들
사진제공 | 말라위 굿뉴스코 단원들

“모니?” “모니!” 말라위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와 현지어인 ‘치체와’어다. 치체와로 “모니?”라고 한 여자 아이에게 인사했더니 “모니!”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치체와 실력이 짧아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지만, 서로 눈높이를 맞추고 노란 꽃을 꽂아줬다. 아이의 까맣고 긴 속눈썹이 꽃잎처럼 흔들거렸다.

그동안 나는 음악, 댄스 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말라위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영어 과목에서 유일한 F학점을 받는가 하면, 기초 문법도 잘 모르는 내가 영어로 말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전혀 답답해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말라위 사람들을 보니 용기가 생겼다. 요즘은 영어로 재미있게 아카데미 수업을 하고 있고,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회화가 늘었다. 봉사한 지 두 달 만에 영어를 배웠으니, 이제 치체와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언어는 마음의 표현 도구라고 했는데, 말라위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것도 점점 수월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다 보면 배고플 때도 있고 피부가 검게 그을리고 굳은살이 생길 때도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힘들게 일하고 적게 거두자’라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한국에서 편하게 지냈지만 편하다고 행복한 건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힘들 때도 많지만 말라위의 힘든 상황에서 피어나는 감사함이 나에게 가장 소중하다.
글 | 이현지

김찬욱, 이현지 씨는 말라위에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하는 아프리카는 한국과 비교해서 편한 것이 거의 없는 곳이지만, 말라위 사람들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만나면서 한국에서 갖지 못한 꿈을 품는다. 경영학도인 김찬욱 씨는 진정 사람을 위하는 마케터를 꿈꾸며, 치위생학을 전공하는 이현지 씨는 졸업 후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와서 의료보건 봉사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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