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북미회담 핵심 이슈 CVID에 대한 이견차 여전함 시사'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文 대통령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 확고함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일) 오전 10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KTV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일) 오전 10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KTV

북한의 제안으로 이뤄진 2차 남북정상회담이후 국내 여야 정치권에서는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해 의지가 있는지를 두고 여전히 회의적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극비리에 이뤄진 2차 남북정상회담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서훈 국정원장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라며 격의 없는 소통을 갖자고 제안함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26일(토) 2차 남북정상회담을 북측 판문점인 통일각에서 진행하고 회담 소식을 이날 저녁 발표한 것도 김정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처음으로 회담 개최 소식을 밝힌 것은 5월 26일(토)오후 7시 50분 윤영찬 수석이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다. 이어 청와대는 기자들에게 알린 직후 7시 51분께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회담 사실을 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7일(일) 이번 2차 회담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은 북측 형태 때문에 오늘 논의된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면서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음 좋겠다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발표를 늦추는 동안에는 미국에 이번 2차 회담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밝힌 회담 결과에 대해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야당 “김정은 비핵화 의지는 진작에 확인, 정작 CVID의논 안해”
외신, 북미회담 위한 노력엔 평가…CVID엔 이견차 여전함 확인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일) 오전 10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결과 발표과정에서 이번 회담이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으로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회담 결과만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이유로 기자단 측에서 질의응답의 필요성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의 결과 발표 몇십 분 전에 청와대 측에서 제안을 받아들여 질의응답이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KTV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일) 오전 10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결과 발표과정에서 이번 회담이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으로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회담 결과만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이유로 기자단 측에서 질의응답의 필요성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의 결과 발표 몇십 분 전에 청와대 측에서 제안을 받아들여 질의응답이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KTV

여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회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남북정상간의 격의 없는 만남은 국민에게 든든한 믿음과 안도감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당은 북미회담이 취소되는 난항을 겪었던 것이 CVID이었던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어떠한 진전된 의논 없이, 이전 1차 회담에서도 이미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탕하며 김정은의 신원보증인 역할만 해주었다고 꼬집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이 CVID를 수용했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미흡한 점은 미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 과정에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하고, 미북 실무회담에 떠넘겼다"며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CVID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것은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CVID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거나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미국 측에 CVID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회담을 ‘밀사회담’ 이라고 규정했다.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의 브리핑이 있은 후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이 위기에 빠진 대통령을 구한 것”, “합의문에는 북핵 폐기 등과 관련된 진전된 내용이 없이,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당황한 남북 정상의 모습만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나라다운나라 제2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화가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된 남북 정상 간의 신뢰 관계는 앞으로 한반도 봄을 여는 데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도 2차 남북회담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한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구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격식 없이 열릴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든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평화당도 ‘좋은 소식’이라며,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다. 아울러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결단을 해야한다” 덧붙였다.

정의당은 이번 회담이 핫라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회담이라 ‘지혜로운 선택’이었다며, "북미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마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음만 먹으면 남북이 이렇게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모습이 일상화 해야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이번의 긴장국면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산통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언론에서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긴급뉴스로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양측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남북 정상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북한 핵무기 운명을 둘러싼 외교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뤄진 새로운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CVID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이 묻는 CVID 질문에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여전히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이견이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문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를 밝히기를 거부한 점에 대해서 “트럼프와 김 위원장의 변덕스러운 정상회담 준비를 몹시 괴롭히는 핵심 이슈에 대한 근본적 차이가 여전히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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