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에서 길을 걷다 보면 사계절 내내 빨갛고 앙증맞은 악키가 열려 있는 악키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악키가 무르익으면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까만 씨와 복숭아 빛깔의 속살이 드러난다. 그 맛이 계란 노른자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워서 아침 식탁에 단골 메뉴로 자주 오르는데, 악키를 주 재료로 만든 ‘악키 앤 솔트 피쉬ackee & saltfish’ 요리는 자메이카 사람들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음식이다.

그러나 악키를 먹을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껍질이 벌어지지 않은 악키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덜 익은 열매는 강한 독성을 품고 있어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악키의 매력적인 맛을 보려면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나무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이 악키 속에 가득 찰 때까지, 그래서 그 속살이 어여쁘게 여물어 껍질이 저절로 벌어질 때까지 말이다.

글과 사진 | 최미애
엽서에 등장하는 코발트 빛의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나라, 카리브의 강한 햇볕을 받아 익어가는 달콤한 과일이 많은 나라 자메이카. 그곳에서 20년째 그는 젊은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IYF 킹스턴 지부 담당자 및 청소년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독특한 향을 가진 자메이카 청소년들과 교류한다. 악키뿐 아니라 사람도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주어야 제맛을 다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며 이 글을 기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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