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특집]③선생님, 그립습니다

제자 | 김동혁 은사 | 남명현 선생님(중1 담임)

나는 학창시절 학교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말썽쟁이였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건 기본이고 선생님들께 언성을 높여 거칠게 반항하고 화가 날 때는 책상을 뒤엎거나 물건을 던지며 마구 행동했다. 선생님들이 혼을 내셨지만 나는 그 모든 이야기를 무시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나를 포기하셨고 나는 선생님을 ‘훈계와 체벌을 하는 어른’으로 여기며 멀리했다.

그런데 남명현 선생님은 좀 특별하셨다. 선생님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셨다. 한번은 화를 참지 못하고 선생님께 소리를 지르며 대들다가 뛰쳐나갔는데 선생님이 나를 찾으러 오셔서 내 팔을 잡으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동혁아, 점심시간이다. 밥은 먹어야지!”

나는 선생님 말씀을 뒤로하고 학교를 벗어나려고 고집을 부렸지만 선생님은 기어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가셨다. 그리고는 급식 당번 친구들에게 “동혁이가 먹을 밥이니까 맛있는 반찬은 더 많이 담아줘라.” 하셨다. 나는 그날 눈물을 흘리면서 밥을 받았다. ‘선생님이 왜 이렇게까지 나를 챙겨주실까? 나는 사고뭉치에다 반항아인데….’ 선생님 마음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었는데 문득문득 남명현 선생님이 생각났다. 선생님이 나를 위해 해주셨던 말과 행동들이 떠오를 때마다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지면서 선생님이 그립고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연락을 드리거나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선생님께 한 행동들이 너무 무례하고 잘못된 행동들이었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나를 아끼셨던 남명현 선생님은 잘 지내실까? 어느 학교에 계실까? 만나면 반가워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감사해지는지….

지금은 안다, 선생님이 나를 사고뭉치로 보지 않으셨다는 것을. 선생님은 ‘김동혁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런 시기도 겪을 수 있다’라고 하시면서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아마도 선생님은 내가 오늘 이렇게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의젓한 청년으로 변할 줄 아신 것 같다. 시·도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스승찾기 서비스가 있다고 들었다. 올해 스승의 날에는 존경하는 남명현 선생님을 찾아가 왜 김동혁을 포기하지 않으셨는지 여쭤보고 ‘바른 길을 가도록 지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리며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다.

김동혁 씨에게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활짝 웃으며 남명현 선생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나 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선생님이 더욱 뵙고 싶은데 퇴직하셨는지, 어디에 사시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면서 교육청에 물어도 보고 다니던 학교에도 가보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남 선생님의 연락처를 아시는 선생님은 찾았는데, 아직 연락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해외에 계신건지, 전화번호가 바뀐 건지…. 김동혁 씨가 이번에는 선생님을 꼭 찾아뵙고 싶다고 합니다. “선생님, 어디계세요? 말썽꾸러기 김동혁이 아주 의젓한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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