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취업 멘토링]

어느덧 봄이 완연한 4월이다. 들판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과 풀벌레들로 가득하고, 앙상하게 메말랐던 가지는 푸른 새 순을 돋아내며 기지개를 켠다. 봄기운이 가득한 자연을 보노라면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겨우내 잠을 자느라 주린 배를 채우려 뛰어다니는 개구리가 보이고, 포식자의 입질을 피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토끼가 보인다. 멀리 떨어진 채 보면 아름다운 자연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나는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사는데, 남들은 왜 마냥 편하고 여유롭게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가. 하지만 이는 남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 이면裏面의 치열함을 미처 보지 못해 생긴 결과다. 무슨 일에나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고, 누구에게나 문제나 고민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쩌면 여러분이 부러움의 대상이거나 닮고 싶은 롤모델일 수 있다.

고층건물과 일 잘하는 인재의 공통점?
필자의 회사에 신입사원 둘이 입사한 적이 있다. A는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아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며 지금도 필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

반면 B는 신입사원 때 회사를 떠나 다른 곳을 전전하다가 아직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능력도 나이도 비슷했지만, 지금은 업무능력은 물론 회사에서 받는 대우도 다르다. 그 이유가 뭘까?

많은 취준생들이 목표로 한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게 좋아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없다. 필자의 회사도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서류 복사나 전화 응대 등 가장 기본이 되는 일부터 맡긴다. 기초가 튼튼해야 그 위에 쌓는 구조물도 흔들리지 않듯, 기본 업무능력부터 길러야 더 복잡하고 도전적인 업무도 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건너뛴 채 회사를 대표해서 하는 프레젠테이션이나 협상 등 거창하고 그럴 듯해 보이는 일만 하는 자신을 상상하다 결국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을 본다. 그럴 때면 리더인 필자로서는 내심 안타깝다.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직장은 어디에도 없다. 설령 하고 싶은 일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반복숙달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가 꼭 필요하거나 꼼꼼한 잔손이 많이 드는 업무다. A는 그 과정을 묵묵히 감내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운 것이다.

어느 조직이든 더 높은 차원의 일을 하려면 먼저 그 성과와 역량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지도 못하면서 그저 인정받고 대우받고 싶은 욕심에 다른 곳으로 옮겨다니는 사람은 자기 기준에 맞지 않거나 한계를 넘는 일을 만나면 매번 피해다니기 바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사람은 결국 낙오자가 된다. 당장 드러나는 일보다 작은 일도 크게 생각하며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는다면 일터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좋은 자아실현의 장場이 된다.

실리콘밸리는 이것 하나로 세계최고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경쟁’이라는 단어가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로 인식되는 것 같다. 인류의 문명과 경제가 이토록 짧은 시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에 힘입은 바 크다.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이 똑같은 성적을 받는다면, 누가 공부를 하려고 들겠는가. 직장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똑같은 보상이 주어진다면, 양쪽 모두 성과를 낼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 조직은 점점 하향 평준화되어 결국 경쟁력을 잃은 ‘죽은 조직’이 되고 만다.

물론 경쟁 그 자체는 뼈를 깎는 고통에 비유되기도 할 만큼 험난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경쟁자와 내가 함께 커가는 성장통이기도 하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세계 IT산업의 중심이 되었을까? 답은 경쟁이다. IT업계에는 수십 년 전에 설립되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온 대기업들이 있다. 소위 스타트업 Start-up 기업들은 후발주자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한계에 도전하며 아이디어를 짜낸다.

대기업들도 결코 안주할 수는 없다. 변혁의 속도가 빠른 요즘 같은 시대에는 조금만 방심했다가는 금방 추월당하기 때문에 그들 역시 고민을 거듭하며 발전을 추구한다. 오늘날 세계 IT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결국 치열한 경쟁의 결과물이다.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두니 안되는 것
‘거목巨木 사이에서 자란 나무는 거목이 된다’는 말이 있다. 큰 나무들 사이에서 자란 나무는 큰 나무들의 그늘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햇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몸집을 계속 키워나가고 결국 거목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즐겨 기르는 ‘코이’라는 비단잉어는 어항에서 키우면 5~8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서 키우면 30센티미터 내외, 강물에서 자라면 1미터 넘게까지 자란다고 한다.

‘나는 이것밖에 안 돼’라는 생각의 한계 속에 여러분 자신을 가두지 말기 바란다. 여러분 주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하는지 유심히 살펴보자. 그리고 ‘나는 저 사람과 경쟁한다’는 자세로 조금만 더 노력해 보자. 지금보다 훨씬 성장해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