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물가 인상에 지갑열기 어려워져…김동연 부총리 '최저임금 탓으로 보기 어려워' 해명

김밥, 삼겹살, 짜장면 등 서민들이 즐기는 외식 물가와 라면, 국수, 즉석밥 등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며 가계 경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3월 다소비 가공식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서민들이 주로 찾는 품목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전년 동월대비 주요 외식비 상승률은 김밥(5.9%), 짜장면(4.0%), 삼겹살(3.5%), 비빔밥(3.5%), 칼국수(3.2%)이며, 가공식품인 즉석밥(5.6%), 국수(3.2%), 라면(2.9%), 밀가루(2.9%) 등이다.  

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 주요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지적한다. 국내 고용환경 악화 역시 그 여파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정부의 시각은 다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물가 인상과 고용환경 악화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는 "최근 2~3월 고용부진을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2~3월 고용 부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한 기저효과와 조선, 자동차 등 업종별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이라며 "자영업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숫자는 줄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 같은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한 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영향에 직격타를 맞는 음식·숙박업이나 도소매업 등에서 취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증가 역시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선제적으로 고용을 줄인 탓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없다고 애써 부정하는 것이 경제 수장으로서 부총리가 하실 만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한국은행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이 1.6%이고 최저임금은 그 열 배 상승률(16.4%)로 올랐는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말고, 설문조사 등 검증된 근거를 바탕으로 말을 해야 할 것"이라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났다는 게 최저임금의 영향이 없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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