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문제, 화학 무기 사용이 공습 명분… '시리아처럼 될 수 있다' 는 의미

美,러시아 자극 피하며 화학 무기 저장고만 집중 타격…확전 우려 신중

짐 매티스 국방 장관과 조셉F. 던포드 합동 참모 총장이 시리아에 대하여 군사 공격의 개시 후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오전 11시께 요약보고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
짐 매티스 국방 장관과 조셉F. 던포드 합동 참모 총장이 시리아에 대하여 군사 공격의 개시 후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오전 11시께 요약보고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

미국이 그동안 한 국가에 대한 군사 공격을 했던 명분은 ‘핵’, ‘인권’, ‘화학 무기’였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시리아 사태를 지켜보는 북한으로써는 ‘시리아와 같이 될 수 있다’는 미국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해졌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앞서, 미국의 시리아 군사 공격 시 러시아가 반격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여서, 시리아 사태로 자칫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미 국방부는 13일 이번 군사 공격이 ‘단발성’이라며 시리아에 강력한 경고라고 선을 그었다.

미 연합군은 시리아 내 화학 무기를 정밀 타격하는 정도로만 그쳐 최대한 러시아의 자극을 피한 상태다. 하지만 이를 통한 시리아, 나아가 북한에 던지는 미국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은 이번 공습의 표적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저장고로 집중하고 타격 했다. 이날 시리아 내전감시단체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위치한 과학연구센터와 육군부대, 화학무기 생산시설 등이 연합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다마스쿠스 남쪽에서 미사일 13개를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짐 매티스 국방 장관 “이번 시리아 폭격은 지난해에 2배 강도”라며 “아사드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이자 일회성 타격”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짐 매티스 국방 장관 “이번 시리아 폭격은 지난해에 2배 강도”라며 “아사드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이자 일회성 타격”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이에 미국 국방부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오전 11시께 브리핑을 가졌다.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의 반인륜적 화학무기 사용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번 시리아 폭격은 지난해에 2배 강도”라며 “아사드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이자 일회성 타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습을 종료했고, 미군의 피해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으며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공습은 종료했지만, 시리아를 향해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수니파)가 연합군으로 함께하며 군사 작전은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에 현존하는 최고의 방어 장비 S-400등을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북한에 대한 공격 명분은 더욱 분명해졌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이번 시리아를 공격한 명분으로 시리아 정부군이 대량 살상 무기인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가 확인됐다는 점 그리고 인권문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곧 생화학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서 트럼프 정부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사인을 주는 것으로 북한으로써는 ‘시리아와 같은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리아의 화학 무기가 북한으로부터 갔다고 보고 있다. 유엔 역시 북한에서 생화학 무기를 시리아로 보냈다는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미사일 기술자들이 200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시리아 미사일 기술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이 보고서에는 2016년 11월 북한 탄도미사일 기술자들이 단체로 베이징과 두바이 공항을 거쳐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했으며, 같은 해인 8월 화학 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특수내성 밸브와 온도측정계가 시리아 측에 전달됐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북한으로써는 미국이 원료 공급자로 북한을 지목할 경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리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김정봉 전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은 “이미 금년 초 북한이 시리아에 화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장치를 수출했다는 내용을 미국이 흘렸고, 관련 보도가 나왔었다”며 “더군다나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를 언급해 왔고 거기에 핵 문제까지 더하면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시리아에는 핵무기가 없지만, 북한은 보유하고 있어 쉽게 공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 내 전세를 바꿀 의지도, 영향도 미비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 2월에 이어 4월에도 시리아 정부군이 연이어 화학 무기를 사용한데에 대해 아사드 정권을 다그쳤다고 알려진다.

한편, 2011년 아랍의 봄과 함께 시리아에서는 7년째 내전 중이다. 당시 독재 타도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아사드 정권은 유혈 진압에 나서 내전으로 번졌고, 혼란을 틈타 IS까지 등장하면서 내전은 3파전이 됐다. 최근 전세가 시리아 정부군, 러시아와 이란에게 유리하게 돌아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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