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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만 알면 영어 귀가 트인다영어를 마스터하는 획기적인 공부법은 없을까?
김희령 | 승인 2018.04.09 22:42

“CNN 뉴스를 술술 알아듣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생님, 저는 영어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는 게 꿈이에요.” 미국 고등학교에서 10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국내외 영어캠프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인터넷 라디오에서 영어 강의까지 하는 이력 때문일까. 내 주변에는 영어에 갈급한 이들의 하소연이 끊이질 않는다.

나도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지만, 졸업할 때까지 원어민을 만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졸업 후 직장에서 원어민 교사들과 근무하면서 일상에서 영어만 써야 했다. 원어민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 듣다 보면 퇴근할 무렵에는 몸도 마음도 지쳐 녹초가 되곤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나 지났을까. 언제부턴가 원어민이 하는 말이 좀 느려진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흔히 하는 말로 ‘영어를 듣는 귀가 트인 것’이다. 듣기뿐만이 아니었다. 영어로 말하는 것도 속도가 붙으며 유창해졌고, 급기야 영어로 꿈을 꾸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런 기적 같은 변화가 내게 일어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개월 정도였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갑자기 영어가 통하게 된 이유가 뭘까?’ 답은 단 하나, 일상에서 늘 원어민을 상대해야 하는 환경 때문이었다. 전에는 영어를 말하거나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매일같이 원어민의 말을 항상 듣고 대답도 하면서 입과 귀가 트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작정 많이 읽고, 듣고, 말하면 영어가 통할 수 있을까?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면 영어가 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는 무책임한 답변이란 게 내 생각이다. 도대체 ‘많이’란 어느 정도의 학습량을 말하는 걸까? 또 영어로 된 문장을 말하거나 알아들을 수 있으려면 기본적인 단어나 문법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문장을 만들 수 없는데 어떻게 말을 많이 할 수 있을까? 또 미지의 외계어처럼 웅얼웅얼 들리는 소리를 무작정 많이 듣는다고 어느 날 갑자기 알아들을 수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이 영어를 배우면서, 또 3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고 들은 변화를 감지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서 교육현장에 적용해 왔다. 그 경험에 비추어볼 때,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영어공부를 해 온 사람이 영어가 잘 안 들리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소리 대신 글자로만 영어를 공부하다 보니 우리가 아는 영어 발음과 실제 원어민의 발음이 달라서다. 가령 orange 같은 간단한 단어도 우리는 흔히 [오렌지]라고 알고 있지만, 미국식 발음은 [아륀쥐]에 가깝다. 우리말 ‘신라’도 실제로는 [실라]라고 읽지 않는가? 둘째, 상대가 하는 말의 내용이나 어휘가 너무 전문분야여서 배경지식이 없고 어휘력이 부족하면 여러 번 들어도 이해가 어렵다.

셋째, 원어민이 말하는 속도와 스타일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말이라도 말이 빠른 사람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초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은가. 우리나라 현행 중고교 영어교과서 듣기자료의 대화 속도는 분당 130~140 단어 정도다. 이는 원어민이 일상에서 말하는 속도에 비해 20% 정도 느린 것이다. 또 영어에는 [t]나 [d]처럼 발음이 비슷한 자음이 연이어 나오면 하나만 발음하거나, 강세가 오지 않는 모음은 잘 발음하지 않는 등 다양한 규칙이 존재한다. I want to buy a new car는 우리가 아는 대로라면 [아이 원트 투 바이 어 뉴 카]라고 읽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아 워너 바여 뉴 카]로도 읽힌다. 우리가 ‘금희야, 내일 뭘 할 거니?’를 [그미야 낼 뭐랄 꺼니]로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날 한국인들은 그야말로 영어 학습법과 교재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고생하지 않고도 영어를 마스터하는 획기적인 공부법은 없을까?’ 하고 방황을 계속한다. 하지만 정말 영어를 정복하는데 필요한 건 원어민의 속도에 익숙해질 때까지 듣기를 반복하는 ‘시간투자’, 그리고 문법과 어휘 등 영어지식을 지속적으로 습득하려는

‘노력’이다. 내 경우도 영어를 듣고 말해 본 경험은 전무했지만, 중고교 때부터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며 어휘와 문법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다 직장에서 원어민의 ‘실전영어’에 노출되며 집중적인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통해 단기간에 영어의 장벽이 뚫린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귀한 시간을 영어에 기꺼이 투자할 분들을 위해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듣기 공부법을 하나 소개한다. 우선 본문내용이 녹음된 CD가 딸린 독해교재를 하나 구입하자. 지문은 여러 분야를 다룬 것이 좋고, 픽션과 논픽션이 모두 포함된 것이면 더 좋다. 그 CD를 하루 한 시간 정도씩 반복해 듣자. CD 내용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오면, 귀로 CD를 듣는 동시에 입으로 소리내어 따라 읽기를 해 보자. 이 방법을 섀도잉shadowing이라고 하는데 듣기와 말하기 훈련은 물론, 성우의 정확한 발음과 억양도 체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학습법이다. 영어를 정복하고 싶다면 바로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김희령
이화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지아 주의 그윈넷 공립고등학교에서 10년간 ESL 교사로 근무했다. 현재 라디오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생님이자 청취자들의 영어고민을 풀어주는 상담사로 활약 중이다.

김희령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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