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활절 ②

러시아 인구의 75%가 러시아 정교를 믿는다. 러시아 정교는 기독교와 그 뿌리를 같이 하기 때문에 성탄절과 부활절 같은 기독교 기념일은 러시아 정교에서도 의미 있는 날이다. 다만 율리우스력을 사용하는 러시아 정교에서 크리스마스는 1월 7일, 부활절은 4월 8일로 일반적인 날짜와는 차이가 있다.

부활절 주간이 다가오면서 국민들은 분주해진다. 종교적인 기념일이지만 러시아 대부분의 국민들이 부활절만큼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교회나 성당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

러시아의 부활절은 빠스하(Пасха)라고 발음되는데 ‘지나다’, ‘피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파스카(Pascha)’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그리스도가 부활로써 고난을 극복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러시아 정교를 믿는 사람들은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몸소 느끼고 기념하기 위해 부활절 주간 금식을 시작하는데 부활절 당일,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 그간의 배고픔을 달래는 풍성한 만찬을 즐긴다.  

러시아에서는 부활절을 맞아 꿀리치라는 원통형 모양의 빵을 즐겨 먹는다(사진 recept-torta)
러시아에서는 부활절을 맞아 꿀리치라는 원통형 모양의 빵을 즐겨 먹는다(사진 recept-torta)

각종 문양을 그려 넣은 달걀을 비롯해 러시아의 대표적인 부활절 음식은 꿀리치(кулич)라는 빵인데 원통형 모양의 빵에 건포도와 각종 과일이 들어가고 표면에 하얀 설탕과 무지개색 설탕을 입혀 가족,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

또 부활절에는 러시아 사람이라면 종교가 있든 없든 평소에 쓰는 인사말 대신 ''흐리스토스 바스끄례스’’(예수님이 부활하셨네) 라는 인사말을 건넨다. 인사를 받은 상대방은 “바이스찌나 바스끄례스” (진실로 부활하셨네) 라고 답례한다.

일요일을 뜻하는 ‘바스끄리쎄니에’(воскресенье)라는 단어에는 '부활'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 이 단어를 가르칠 때 부활이라는 의미도 함께 가르치는데 러시아어에서 부활(바스끄리쎄니에 воскресение)은 일요일(바스끄리쎄니에 воскресенье)에서 알파벳 하나만 다른, 발음은 거의 동일한 단어이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이상철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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