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LECTURE

제가 아는 아름다운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성장해서 이 시대를 이끌어갈 때가 되면 세상이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들은 전 세계로 나가서 젊음의 한때를 봉사하며 지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와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겸비한 마음으로 해결해갑니다. 그래서 그들은, 진정한 피스 메이커Peace Maker입니다. 행복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학생들이 인디언 원주민 마을을 찾아가 행복을 전한 이야기를 이번 호에 소개합니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전 세계 각지로 나갔던 굿뉴스코 학생들이 돌아온다. 일 년간의 해외봉사를 마친 그들은 다시 모여서 그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을 공연으로 만들어 귀국 발표회를 연다. 이 공연을 본 많은 사람들은 젊은 대학생들이 너무 순수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또 그들이 발표하는 체험담에 가족과 지인들의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이들의 전국 순회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데, 특별히 굿뉴스코 학생들이 캐나다 원주민 마을에 가서 봉사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 아메리카 땅을 밟았을 때, 그곳에는 이미 인디언 원주민들이 터전을 일구어 살고 있었다. 백인들은 총을 가지고 있고 원주민들은 활을 가지고 있었으니 애당초 싸움이 되지 않았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살던 땅을 백인들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원주민 부족들이 여럿이었는데 그들을 이끄는 추장들 중에 ‘시애틀’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연설 내용을 보면 그가 얼마나 깊은 사고력을 가진 지도자였는지 알 수 있다. 그가 1854년에 했던 연설 중 일부를 소개한다.

1864년에 촬영한 시애틀 추장의 사진.
1864년에 촬영한 시애틀 추장의 사진.

워싱턴에 있는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나요? 땅을? 우리에게는 이상한 생각입니다. 맑은 공기와 찬연한 물은 우리 것이 아닌데 어떻게 팔 수 있지요? 땅위의 모든 것이 우리 종족에게는 모두 신성합니다. 반짝이는 솔잎, 꿈적이는 벌레까지도.

우리는 땅의 일부이고 땅은 우리의 일부입니다. 향긋한 꽃은 우리의 누이들이고 곰과 사슴은 우리의 형제들입니다. 바위산 꼭대기, 조랑말의 체온 그리고 사람, 이 모두는 한가족입니다. 시내와 강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가 흐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을 팔면 흐르는 물의 신성함에 대해 알아주세요. 강은 우리 형제들로서, 갈증을 달래줍니다. 그대들이여! 형제에게 친절을 베풀 듯이 시냇물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주세요.

비록 이 땅을 팔더라도 우리의 모든 삶과 영혼을 지탱해준 공기의 소중함을 기억해 주세요. 바람은 우리 할아버지에게 첫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고, 바람은 우리 아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땅을 팔게 되더라도, 초원의 꽃향기 가득한 바람을 접할 수 있는 장소를 유지해 주세요. 그대들의 자녀에게 알려주세요. 땅은 우리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이 땅에서 일어난 일들은 모두 땅의 자손들에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 땅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가 땅에 속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가 아는 한 가지, 우리의 신은 당신의 신입니다. 땅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므로 땅을 해치는 것은 창조를 능멸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우리가 당신들에게 이 땅을 주니 우리가 사랑했듯이 힘써 사랑해 주세요. 우리가 돌보듯이 돌봐주세요. 우리에게 배운대로 땅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려 주세요. 신이 모든 이를 사랑하시듯, 후손들을 위하여 땅을 보존하고 사랑해 주세요.

우리가 땅의 일부이듯, 당신도 땅의 일부입니다. 이 땅이 우리에게 소중하듯 당신들에게도 소중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 한 가지, 신은 오직 한 분뿐입니다. 인디언이든 백인이든 별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한 형제일 뿐입니다.*

*인디언 원주민들과 백인들의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달했던 1854년 3월 11일, 두와미시족族의 시애틀 추장이 연설을 했다. 당시 미국의 피어스 대통령이 그에게 사절단을 보내 땅을 팔라고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오늘날 미국의 도시 ‘시애틀’도 그의 연설에 감동한 피어스 대통령이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신화의 힘> 중에서 발췌하였다. 저자 조셉 캠벨, 빌 모이어스/ 역자 이윤기, 이끌리오, 2002년 간)

시애틀 추장은 자신들이 살았던 땅을 사랑하는 마음, 그 땅을 빼앗기는 안타까움을 연설에 담아 표현했는데, 당시 사람들이 모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미국의 한 도시를 ‘시애틀’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다.

예전에 인디언 원주민들은 주로 사냥을 해서 살았기에 삶이 만만치 않았다. 그들에게는 사냥을 해도 어린 짐승은 잡지 않는다는 등의 엄한 규례가 있었고, 사냥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음식이 있어도 일부러 굶는 훈련도 하며 절제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건전했고 감사로 넘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땅에 미국이 건립되면서, 신사적인 미국인들은 ‘원주민 보호정책’을 펼쳤다. 인디언 원주민이 살았던 땅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인들은 집을 지어 주고 생활비까지 지급해서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그전에는 애를 써야 겨우 먹고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정부에서 돈을 주고 집까지 지어주니까 원주민들은 굳이 일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점차 일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특별히 할 일이 없던 그들은 모여서 도박을 하고, 서서히 마약까지 하면서 삶이 스스로 절제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갔다.

일을 해서 얻는 성취감, 굶주리다가 사냥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 곡식을 추수할 때의 즐거움이 다 사라지고 마음이 삭막해지면서 많은 원주민들이 어두운 길로 들어섰다. 술, 도박, 범죄…. 그런 삶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마음에 희망을 잃어, 요즘 많은 이들이 자살을 택하고 있다. 2천 명 규모의 어느 원주민 마을에서는 열 달 동안 백여 건의 자살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시애틀 추장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고, 백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후손들은 지도자가 예언했듯이 힘을 잃은 모습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캐나다의 토론토 굿뉴스코 지부에서 해외봉사단 학생들을 데리고 어느 원주민 마을을 방문했다. 그곳은 비행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곳인데, 굿뉴스코 학생들이 찾아가서 절망에 빠져 있는 그곳 학생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잘못된 그들의 생각을 바로잡아 주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주었다. 어둡게 살던 청소년들의 마음이 점차 밝아지고 얼굴이 환해졌다. 그들의 삶에 행복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인디언 원주민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고 돌아온 대학생들이 내게는 천사같이 느껴졌다.

한번은 내가 미국 LA에서 열린 캠프에서 강연을 하고 있었는데, 몇몇 학생들이 강연과 상관없이 강단 앞으로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 학생들이 왜 저러지?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될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원주민 마을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해외봉사단 학생들이 LA 캠프에 그들을 초청했고, 참석한 원주민 학생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굿뉴스코 학생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LA 캠프 후에는 멕시코와 뉴욕에서 각각 캠프가 이어졌고, 원주민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캠프에 참석하고 있었다.

나는 뉴욕 캠프에서 다시 그들을 보았다. 신기하게도, 그들의 얼굴이 LA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내가 강연을 할 때에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이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는 가운데 그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캠프에 온 원주민 학생들 중에는 자살을 시도했던 학생도 있었는데, 그들이 모두 변해서 쏟아내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마음도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했다.

인디언 원주민 청소년들을 위해 활동하고 돌아온 굿뉴스코 학생들을 보면, ‘어떻게 황금 같은 대학생활의 일 년을 빼내어 해외에 가서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생겼을까?’ 하는 궁금한 생각이 든다. 일 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라면 자원해서 간 곳을 구경하다 돌아오기에 적당하지만, 일 년은 좋은 것만 보고 겪고 오기엔 긴 기간이다. 그동안 원주민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들은 배도 고프고 어려움도 겪었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배려하면서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가운데 서로 흐르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굿뉴스코 학생들 안에 있는 예수님의 마음이 원주민 젊은이들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캐나다 인디언 원주민 마을을 방문한 굿뉴스코 여학생이 학생캠프에서 봉사하고 있다.
캐나다 인디언 원주민 마을을 방문한 굿뉴스코 여학생이 학생캠프에서 봉사하고 있다.

원주민 마을에서 어느 누구도 고칠 수 없었던 도박, 마약, 문란한 삶, 자살… 이런 것들로 인해 꿈을 키워가야 할 청소년들이 병들어갔다. 그들은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그런 삶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데 굿뉴스코 학생들이 가진 희망과 긍정의 마음과 연결되면서 그들이 그 어두움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귀한 일이다. 우리 삶에 귀한 것이 많겠지만, 나는 이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나는 한 달이 아닌 일 년 내내 나누고 싶다. 굿뉴스코 학생들이 하는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 주고 싶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아주 소중한 일 년의 시간을 빼내서 아프리카 정글에도 가고, 인디언 원주민 마을에도 가고, 동남아의 무더운 나라에도 가고, 남미의 먼 나라들에도 간다. 그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동안,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접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굿뉴스코 학생들은 이제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는 별이 되어서,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참된 기쁨과 행복을 주는 젊은이들로 변했다. 그들의 마음이 너무 아름다워 나는 굿스코 학생들을 ‘세상의 별’이라고 부른다. 그들이 해외에서 봉사했던 때를 평생 기억하고, 자신이 다녀온 나라를 기억하고, 그 나라에서 가졌던 마음들을 떠올릴 때마다 더 순수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굿뉴스코를 다녀온 학생들이 더 많아져서, 이 나라 모든 젊은이들이 행복 속에 잠들고 소망으로 눈뜨길 바란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의 설립자이며 목사이다. 세계 최초로 마인드교육을 창시한 청소년 문제 전문가로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한다.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마음의 세계를 성경에서 찾은 그는 젊은이들에게 물질세계가 아닌 마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에 이어 <마음을 파는 백화점>을 냈고, 지난해엔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를 집필했다. 잠비아에서 마인드교육 교재로 사용하는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의 콘텐츠를 만화로 옮겨 올초에 <신기한 마음여행> 만화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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