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2018연도 예산안 서명식 자리에서 ‘좋은 소식’이 있다며, 한국과 미국 간의 FTA 재협상 타결이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FTA 개정 협상이 빠르면 이번 주말이나 적어도 다음 주중이면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기자들이 자리한 서명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스 상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에 따르면 한국과의 협상이 타결에 매우 근접했습니다. 훌륭한 동맹과 훌륭한 합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한국 정부와 포괄적인 해결에 비교적 근접했다"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윌버 로스 상무장관 "한국 정부와 포괄적인 해결에 비교적 근접했다"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자리에 함께 있던 윌버 로스 상무장관 역시 한국 정부와 포괄적인 해결에 비교적 근접했다며, “철강 관세와 폭넓은 무역 문제들에 대해 다음 주에 실제 발표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개정 협상에 사실상 합의한 이후로 약 6개월여만에 협상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날 발표가 있기 하루전인 22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유럽 연합(EU), 캐나다, 호주에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25%의 철강 '관세 폭탄'이 철회된 배경을 두고 결국 이번 FTA 개정 협상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함이라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세 폭탄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했다는 것.

우선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 철강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2018연도 예산안 사인식에 앞서 한국과 진행중인 FTA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히고 있는 모습 ⓒJTBC뉴스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2018연도 예산안 사인식에 앞서 한국과 진행중인 FTA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히고 있는 모습 ⓒJTBC뉴스 화면 갈무리

또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우리나라를 오는 4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겠다고 밝힌 23일 이후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FTA 개정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며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소식'이라고 했던 발표가 우리측 입장에선 '신속한 협상'에 대한 압력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가 보도된 후 24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금도 협상하고 있으며 거의 막바지 단계"라며 "많은 부분은 쟁점이 해소됐고 지금 마지막 단계에서 서로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이번 한미 FTA 협상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교역에 대한 부분에서도 자칫 잘못됐을 경우 우리나라 부품 산업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지나치게 양보하는 것보다 신중하게 협상을 이어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미국은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주목하는 자동차 관련 안전, 환경 규제 완화와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철폐 기간 조정 등을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동차 부품과 철강 등의 원산지 판정 기준 문제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리한 가용정보와 세이프가드 등 미국의 무역규제 남용에 대한 방지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한편, 한미 양국은 2009년 7월 처음으로 FTA를 체결했고, 2012년 3월 15일 발효됐다. 이후 2017년 10월 4일 양국이 개정협상에 착수 했고, 총 3차에 걸쳐 한미 양국을 오가며 협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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