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게 공평한 자원, 시간
소설 ‘11/22/63’, 영화 ‘인 타임’, 웹툰 ‘브릿지’…. 서로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시간’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11/22/63’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여행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 타임’은 “커피 한 잔 4분, 스포츠카 한 대 59년…”식으로 모든 비용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가상의 세상이 배경이다. ‘브릿지’의 주인공은 시간을 10초 전으로 되돌리는 초능력자다.

시간이 이처럼 다양한 창작물의 소재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되는 것은 한번 가 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아쉬움과 한계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또 시간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24시간씩 똑같이 주어진다.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양도받을 수도 없다. 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영어에는 ‘타임 푸어time-poor’라는 단어가 있다. 일에 쫓겨 개인적인 자유시간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타임 푸어에도 두 종류가 있다. 정말로 일이 많아 시간이 부족한 사람, 그리고 시간활용을 제대로 못해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다. 전자라면 업무량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후자라면 자신의 시간활용 습관을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시간 활용에 ‘스투핏’인 사람들의 3가지 특징
시간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일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LED 전등을 새로 개발한다고 할 때, LED의 원리부터 배워서 시제품을 만들어 생산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이미 출시된 상품들을 참조해 기존의 검증된 기술들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시행착오와 소요시간을 줄이고, 업무를 여럿이 분배해서 ‘병렬적으로’ 진행하면 시간이 엄청나게 절약된다.

시간활용에 서툰 사람들의 두 번째 특징은 일이나 공부를 나중으로 미룬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수업을 들을 때 집중한다. 혹 수업시간에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을 것을 대비해 예습을 하고, 시험이 닥치기 전에 복습을 해서 벼락치기할 일이 없게 한다. 이들에게 시험은 평소 공부한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하기에 마음 편히 임할 수 있다. 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복습도 차일피일 미루다 시험 때 밤샘을 한다. 이런 식으로는 시험을 제대로 준비할 수도, 결과가 좋을 수도 없다.

세 번째 특징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투리 시간을 허비한다는 점이다.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열어 SNS의 댓글을 확인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히 일이나 공부와 상관없는 내용인데도 말이다. 스마트폰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잘못쓰면 시간활용의 가장 큰 적이다. 어느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업무리듬을 깨는 잡담이나 인터넷 채팅, 커피 마시기나 담배 피기 등 이른바 3C(cigarette, coffee, chatting)를 삼가는 캠페인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과 공부의 리듬을 깨지 않고 몰두하며, 비교적 덜 중요한 일은 쉬는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처리하는 것이 훌륭한 시간활용 습관이다.

필자도 평소 자투리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유용하게, 병렬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친구와의 약속에 먼저 도착하면 기다리는 동안 책이나 신문을 읽고, 업무에 집중하느라 확인 못한 메일과 메시지를 확인한다. 자기 전에는 스테퍼나 악력 운동기구로 운동을 하면서 눈으로는 TV 뉴스를 본다. 만약 다리 운동과 손 운동, 뉴스 보기를 순서대로 하나씩 한다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한두 시간은 더 늦어질 것이다.

첫째도 둘째도 시간을 염두에 두자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 제때 제때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 타인의 경험을 수용하기보다 ‘닥돌(닥치고 돌격)’식으로 일에 매달리는 사람, 그리고 금쪽같은 자투리 시간을 스마트폰에 내주며 사는 사람…. 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비효율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푸념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당장 시간활용 습관을 점검해 보자.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이 순간도 사라져가는 소중한 자원을 헛되이 버릴 셈인가. 조금만 생각하면 너무나 소중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고대의 권력자들은 불로장생을 꿈꾸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 그 자체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보람 있고 가치있게 쓰느냐다. 어떤 목표를 설정할 때도 반드시 ‘시간’을 염두에 둘 것을 권한다. ‘나는 부자가 될 거야’라는 희망사항도 100년 뒤에 이뤄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희망사항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려면 항상 시간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오늘 밤 몇 시까지 레포트를 끝내겠다’와 같은 단기적인 목표든, ‘나는 서른 살에 내 차를 마련하겠다’와 같은 장기적인 목표든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설명하면 일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시간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주어지는 가치 있는 재산이다. 시간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자.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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