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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다고 꿈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필리핀 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재 웬델 E. 아비사도Wendel E. Avisado
전진영 기자 | 승인 2018.01.30 09:20

3만 여 명의 스카우트 단원들이 모이는 화합과 우정의 캠프, 제6회 아세안 잼버리! 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주최국인 필리핀의 아비사도 총재는 지난 한 해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20개국이 모인 행사이지만, 세계 잼버리를 준비하는 심정으로 임했다는 그의 리더십과 인생 이야기를 소개한다.

웬델 엘리엇 아비사도 Wendel Eliot Avisado
원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법률가였지만, 행정가로 분야를 옮겨 다바오에서 지역개발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으로 근무하며 대도시와 지역의 균형 잡힌 발전과 태풍 피해 복구에 기여했다. 그밖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특별고문도 맡고 있지만, 그가 가장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직함은 176만 필리핀 스카우트 단원들의 리더인 보이스카우트 총재다.

고생스런 삶이 길러준 절제와 집중력
어렵고 가난한 형편에서도 학비를 스스로 벌어가며 공부하는 학생을 ‘고학생苦學生’이라고 한다. 아비사도 총재가 그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정을 버리고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어머니와 6남매는 갖은 고생을 하며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야 했다. 어린 아비사도도 구두닦이, 신문배달, 땔감팔이 등 안 해본 일 없이 궂은일을 하며 학비를 마련하고 생계에 힘을 보탰다.

“일을 하다 보면 책을 읽거나 공부할 시간을 내기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내게 주어진 돈과 시간이 별로 없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습관이 들었지요.”

고등학교 때는 낮에는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고, 밤에 야간 수업을 들으며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힘이 되어준 것은 어머니였다. 공립학교 교사였던 어머니는 적은 봉급으로 살림을 꾸려가며 늘 입버릇처럼 자녀들에게 ‘사회에 나가 제 몫을 하려면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열여섯 되던 해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재산은 물려주지 못해도 공부는 끝까지 시켜야 한다는 게 어머니의 지론이었어요. 법대에 들어간 뒤에도 용달차 운전수를 하며 공부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동안 마음도 강해지고, 꿈과 목표를 향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습관을 터득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리더란?
법률가를 거쳐 공직자가 되면서 삶은 여유로워졌지만 아비사도 총재는 여전히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현재 그는 필리핀 연맹 총재 외에도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 지역발전회의 의장, 아시아 태평양 스카우트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직함을 맡고 있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시티 시장으로 재직하던 2004~2010년, 그는 행정관으로 두테르테를 보좌한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그는 현재 대통령 특별고문으로 일하고 있으며, 2016년 12월부터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욜란다의 피해지역 복구를 관리감독하는 일도 맡고 있다. 그가 1분 1초를 아껴가며 일에 몰두하는 이유다. 어떻게 시간관리를 하는 걸까?

“어려서부터 한정된 시간을 일과 공부에 쪼개 쓰면서 일을 하더라도 우선순위를 매겨 처리하는 습관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바쁘다’ ‘할 일이 많다’고 하면서도 꼭 처리해야 하는 일보다는 중요하지 않은 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더군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관리하는 또 한 가지 요령은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일을 위임하는 겁니다.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분배하느냐’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스카우트를 시작해 지역연맹장, 중앙연맹 이사를 거쳐 부총재, 사무총장 대리를 거쳐 총재가 되기까지…. ‘스카우트 활동을 하며 얻는 보람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오늘 우리가 길러낸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필리핀 보이스카우트연맹은 회원 수가 176만 여 명이나 되는 방대한 조직이다. 그가 조직의 수장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인사, 운영, 재정, 기획, 법률 등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그는 필리핀 보이스카우트연맹을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최고의 리더는 아랫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아내고 더 나은 팀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만 해서는 안되고 한 팀으로 일하며 목표를 이루야 하지요. 또한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소통해야 합니다. 소통이야말로 팀워크를 개발하고 주어진 목표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지요.”

청소년 스카우트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들에게 강연을 할 때면 그는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한다. ‘어렵고 힘들다고 꿈까지 포기하지는 마라’고 덧붙인다. “먼저 여러분이 하는 작은 일부터 후회의 여지 없이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과거를 돌아보며 ‘그때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고 후회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 아닐까요?” 그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마쳤다. 아세안 잼버리를 마친 그는 ‘새해에는 청소년들을 위해 또 무슨 계획을 세울까?’를 두고 다시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전진영 기자  gugong81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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