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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코가 진짜 스펙이라고 말하고 싶어요!제주항공 신입사원 김하은
이영선 캠퍼스리포터 | 승인 2018.01.17 15:01

기업이 찾는 인재상은 2000년대 후반기를 기점으로 바뀌어 왔다. 많은 기업들이 창의성 혹은 전문성보다는 도전정신, 주인의식과 같은 마인드를 우선적으로 보겠다고 말한다. 과연 제대로 된 마인드는 어떻게 기르는 것일까. 학업과 스펙을 쌓느라 지쳐서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나이지리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는 김하은 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경력이나 자격증 그 무엇도 갖춘 것이 없었던 그녀가 150대 2의 경쟁률을 뚫고 제주항공에 입사한 것을 보면 성공 마인드가 담겨 있을 듯하다.

김하은
나이지리아로 봉사활동을 다녀와 갖게 된  ‘도전하는 마인드’ 덕분에 제주항공에 입사하게 됐다고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며 행복한 신입사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15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나이지리아 해외봉사를 선택한 김하은 씨. 아프리카 대륙의 서부에 위치한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인구가 7번째로 많고 아프리카 최대의 산유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종교와 종족간의 불화로 자주 테러가 일어나는 나라이다. 그러나 김하은 씨의 눈에 나이지리아는 교육열이 높은 나라,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 한번 정이 들면 한없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나라이다.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고 하면 으레 사람들이 더워서 힘들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김하은 씨는 선풍기 없이 무더운 여름을 나야 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고 말한다. 현지인들이 말을 걸까봐 두려워 피해 다니기까지 했던 그녀가 그곳에서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9개월이 넘는다. 언어라는 부담을 뛰어넘은 김하은 씨는 이후 나이지리아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나이지리아 청소년부 차관님을 찾아가 봉사단과 관련한 행사에 초청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16년 7월에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에 나이지리아 청소년부 차관님을 초청하려고 간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무작정 비서실장님께 연락을 드리고 찾아가 네다섯 시간을 기다렸지요. 무려 한 달 동안을 그렇게 했지만 차관님이나 실장님 그 누구도 만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포기하려고 했는데, 지부장님이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냥 찾아가지만 말고 방식을 바꿔보라고요. 그래서 행사 내용과 취지를 담은 편지를 손으로 직접 써서 다시 찾아갔어요. 정말 정성스럽게 준비했지요. 4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찾아가 편지를 전달하는 일을 몇 주 동안 했어요. 봉사단의 활동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내드리기도 했고요. 그러다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이 시작되기 사흘 전에 기적적으로 차관님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어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기를 초대하는 이유가 너무 궁금하다고 하시면서요. 그리고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꼭 가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놀랐고 기뻤습니다. 차관님이 한국에 가시는데 처음 방문이라 조심스럽기도 하고 행사에 잘 참석하고 오실지 조금은 염려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녀오셔서 너무 유익한 행사였다며 행복해 하셨고, 저희 봉사단을 향해서도 마음을 활짝 여시며 격려해 주셨어요. 차관님의 그런 모습을 보자 ‘부담보다 부담을 넘을 때 맛보는 행복이 더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7년,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한 김하은 씨는 함께 해외봉사를 다녀온 400여명의 굿뉴스코 봉사단 단원들과 귀국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녀가 속해 활동한 의전팀은 귀국 콘서트 순회공연이 열리는 각 시의 시장과 국회의원, 각국 대사들을 초청하고 행사 당일 귀빈들을 안내하는 일을 맡았다. 김하은 씨는 나이지리아 청소년부 차관님을 만났던 경험을 되살려 적극적으로 일했는데, 만나는 모든 귀빈들에게 해외봉사활동을 할 때 느꼈던 행복을 소개하며 한 달을 하루처럼 보냈다.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 나이지리아 굿뉴스코 단원들과 현지인 친구들이 모여 재미있게 한 컷!

늦었다고 생각했던 취업
귀국 콘서트를 마치고 난 후 김하은 씨가 취업 준비를 시작한 건 2017년 3월부터였다. 전문대학교의 경우 보통 11월부터 취업을 준비해 다음 해 1월에 마무리를 하는데, 3월부터 준비하다 보니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 및 포트폴리오를 작성했고 이곳저곳 지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일곱 군데가 넘는 회사에 지원해 면접을 보았지만 연락이 오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앞에 펼쳐지는 절망스러운 상황에 낙담하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한 곳 한 곳 알아보았다.

그러던 중에 하루는 교수님이 그녀를 불러 제주항공 공채 안내문을 보여주었다.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남다른 마인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주항공의 인재상을 보신 교수님이 김하은 씨를 떠올린 것이었다. 해외봉사활동 중에 경험하고 배운 것이라면 이 회사에서 충분히 통할 거라며 그녀에게 지원을 권했지만 처음에는 ‘과연 될까?’ 하는 생각이 컸다. 컴퓨터공학인 그녀의 전공은 항공사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고 항공사 관련 자격증을 딴 것도 아니었으며 영어 점수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걱정을 하며 면접을 보러간 그녀에게 돌아온 첫 번째 질문은 ‘김하은 씨, 나이지리아로 해외봉사를 가게 된 계기가 뭔가요?’였다. 4명의 지원자가 1시간 동안 면접을 보는 자리였는데 면접관들이 30분 동안 김하은 씨에게만 질문했다. “면접을 할 때 보통 무슨 자격증을 가졌는지, 업무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었는지 그런 걸 묻잖아요. 그래서 저는 하루 전날까지 항공사와 업무에 관련된 내용을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런데 센터장이나 면접관 그 누구도 업무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 거예요. 제가 제출한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에는 해외봉사활동 경험과 귀국 콘서트 의전활동 내용이 적혀있었어요. 면접관이 그걸 읽고 나서 제게 한 말이 ‘항공사 일은 많이 힘들어요. 그런데 하은 씨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였답니다.”

면접 당일에 지원한 150명의 사람들 중에 2명만 선발했는데, 김하은 씨가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녀가 평소 말하던 대로 제대로 된 마인드만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밝고 순수한 나이지리아 어린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낸 김하은 씨.

취업, 직장 생활을 넘어 내 삶의 자산인 굿뉴스코
김하은 씨가 입사한지 10개월이 되어 가는데, 입사 당시에는 제주항공 지상직 전산 팀에서 일하다가 2017년 10월에 팀장의 추천으로 기내 서비스팀으로 옮겼다. 경영학 혹은 항공과를 전공하고 입사한 동기들과는 달리 컴퓨터를 공부한 그녀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항공 용어 및 노선 외우기에서부터 항공사에서 전용으로 사용하는 CRS 프로그램 등을 배우느라 교육기간에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 같았으면 부담스러운 업무들이 마냥 싫고 피하려고만 했을 텐데 굿뉴스코 생활을 떠올리며 극복해낼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하은 씨.

“교육기간에는 신입 직원들을 교육해주는 선생님을 매일 찾아가 쉴 새 없이 질문했어요. 그렇게 해도 저를 싫어하거나 무시하지 않으셨죠. 대신 한 번씩 저 때문에때문에 늦게 퇴근한다며 핀잔을 주시긴 하셨어요.”(웃음)

근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그녀는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나갔다. 기내 서비스팀으로 옮긴지 두 달이 지났다. 그녀는 큰 사고 없이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각국 대사관에 귀국콘서트를 소개하며 만난 에티오피아 공사 참사관과 함께.

‘굿뉴스코 해외봉사’가 진짜 스펙이 된 이유
김하은 씨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었더니 목소리를 높여 “어떤 특별한 조건이나 경력보다 굿뉴스코 해외봉사가 진짜 스펙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기자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다양한 해외 경험을 한 대학생들은 많을 것이다. 제주항공에 입사하기를 바라는 150명의 지원자들 중에도 국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유익한 체험을 한 젊은이들이 없을 리 없다. 그런데 왜 김하은 씨였을까. 그녀가 경험한 세계가 면접관에게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스펙은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이 축적할 수 있는 외적조건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더하고 인성이나 능력을 개발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녀가 경험한 해외봉사는 좀 달랐다. 1년 동안 그녀의 생활방식에서부터 습관,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 ‘버리는’ 연습을 하는 과정이었다. 긴 시간 모든 것이 낯선 나라에서 하기 싫은 일도 하고 한계를 넘으면서 겸손한 마음을 배운 젊은이들은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진심과 사랑을 느끼며 감사가 가득한 마음으로 돌아온 김하은 씨. 쌓기 위한 해외봉사가 아닌, 비우고 버린 후에 누군가를 품게 된 해외봉사가 그녀의 진정한 스펙이 되었던 것이다.

대학생 시절은 인생에서 중요한 취업을 앞둔 시기이기도 하지만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취업 준비는 누구나 열심히 하지만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의 스펙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김하은 씨가 후배 대학생들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이었다.

이영선 캠퍼스리포터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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