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축제 ⑥

지난 14일(일)부터 17일(수)까지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의 큰 명절인 퐁갈(Pongal) 축제이다.
퐁갈은 힌두 문화에 속하는 행사로 힌두의 각종 신을 섬기는 축제이지만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일종의 추수감사절이다.
퐁갈은 타밀어로 ‘끓다’ ‘넘치다’라는 뜻인데 수확의 풍요로움과 다음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며, 축제 기간에 만들어 먹는 쌀을 끓인 음식도 퐁갈이라고 부른다.

퐁갈 기간은 타밀나두 지역에서 사용해 왔던 타밀력의 마르가즈히(Margazhi)월 마지막 날부터 타이(Thai)월 3일까지 4일간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으로는 보통 1월 14일부터 17일까지가 된다. 또한, 퐁갈의 둘째 날인 타이월 1일은 새해 시작의 의미도 가진다.

퐁갈 기간의 4일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하는 일들이 다르다.
첫째 날은 보기(Bhogi)퐁갈이라고 하며,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갖는다. 사람들은 집을 청소하고 페인트칠을 새로 하는 등 축제 분위기에 맞춰 집을 꾸민다.
여자들은 쌀가루나 석회암 가루, 광물 등을 이용해 다양한 색 안료를 만들어 바닥에 예쁜 문양을 그리는 콜람(Kolam)이라는 그림을 집 입구에 그린다.

인도의 전통예술 콜람 (사진=최준혁)
인도의 전통예술 콜람 (사진=최준혁)

둘째 날인 수리아(Surya)퐁갈은 타이(Thai)월의 첫째 날로 타이퐁갈이라도 하며, 우리나라의 새해와 추석의 의미를 함께 가지는 날이다. 이날 타밀나두 사람들은 우리가 떡국을 먹듯 우유와 햅쌀, 흑설탕을 함께 넣고 끓인 음식 퐁갈을 만들어 먹고, 새 옷을 입고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다.

전통음식 퐁갈을 끓이고 있는 모습 (사진=최준혁)
전통음식 퐁갈을 끓이고 있는 모습 (사진=최준혁)

셋째 날, 마투(Mattu)퐁갈의 마투는 타밀어로 소를 뜻한다. 즉 인도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인 소를 위한 날로 소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등 소를 위한 의식이 주를 이루고, 넷째 날은 카눔(Kaanum)퐁갈로 가족들이 서로를 방문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가족들을 위한 의식인 ‘카누(Kaanu)'라는 의식을 치른다. 

퐁갈 축제가 타밀나두의 큰 명절인 만큼 학교와 회사들도 연휴를 가지고 이 기간을 즐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하는데 퐁갈이 힌두교 문화에 기원을 둔 명절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추석이나 설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첸나이(인도)=최준혁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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