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산 하루가 모여 일 년이 되고 인생이 된다

2017년도 이제 마지막 한 달이 남았다. 여러분은 지난 한 해를 알차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올 한 해가 아니라 당장 오늘 하루는 어땠는가? 연간, 월간, 주간, 일간… 많은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계획들을 끊임없이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일간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1년은 결국 열두 달이 모여 이뤄지고, 한 달도 30일이 모여 이뤄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목표대로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오늘, 일주일, 한 달 뒤에 생각날 만한 하루를 사는 것도 좋다. 오늘 하루 열 가지 할 일들 중 한두 가지, 아니면 하루 한두 시간만이라도 평소와는 다른,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내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기분은 상황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과 누군가와의 대화, 주변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 여러분의 기분은 좋았다 나빴다 롤러코스터를 탄다. 별 중요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종일 기분이 나쁠 필요는 없다.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하거나 ‘그럴 수도 있지’ 하고 툭툭 털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가령 가족과 아침식사를 하던 중 동생이 여러분의 옷에 커피를 쏟았다고 하자. 엎질러진 커피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하지만 여러분의 반응에 따라 그 다음이 결정된다. 짜증이 난 여러분은 실수를 한 동생을 비난한다. “내가 일부러 그랬어?” 동생과 작은 말싸움이 벌어지고, 발소리를 요란하게 나며 옷을 갈아 입고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지각을 하고 말았다. 안 좋은 일로 하루를 시작해서인지 계속 일이 안 풀리는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도 아침의 일 때문에 동생과는 서먹서먹하다.

 

인생의 10%는 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 구성된다

여러분은 왜 기분 나쁜 하루를 보냈을까? 커피? 동생? 아니다. 여러분의 하루를 결정한 건 바로 커피가 쏟아졌을 때 여러분이 보인 단 몇 초 간의 반응이다. 동생이 커피를 쏟은 건 누구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동생이 당황할 때 여러분이 “괜찮아. 다음부터 조심해”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고 학교에 갔다면 지각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종일 기분이 나쁘지도, 귀가한 뒤에 가족들과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불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계적인 자기계발 저자이자 리더십 전문가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이른바 ‘90:10의 원칙’을 제안한다. ‘한 사람의 삶의 10%는 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 구성되며, 나머지 90%는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는 원칙이다. 동생이 나의 옷에 커피를 쏟은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버럭 화를 낼 것인지, 화를 다스리고 웃으며 넘길 것인지는 나의 판단에 달려 있다.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불만을 갖기보다는 그 일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차이는 클 것이다.

필자도 중요한 강의가 있어 차로 이동하다 접촉사고가 난 적이 있다. 상대에게 화도 나고 바쁜 상황이라 신경도 쓰였지만, 급한 상황에서 화부터 내다가는 사고처리도 지연되고 이어지는 스케줄에 영향을 줄 것 같았다. 그래서 인내심을 발휘해 사고를 해결했고, 100여 명과 함께하는 소중한 강의도 잘 치러냈다. 그래서 필자는 대학생 멘티나 부하직원들에게도 ‘인생의 10%는 통제 불가능한 사건’이라는 코비 박사의 원칙에 따라 중요한 일은 미리 준비하거나 앞당겨 처리할 것을 권한다.

 

기분대로 행동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라

그럼에도 인생에는 늘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벌어져 우리의 발목을 붙잡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당장의 기분에 휩쓸리기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두 걸음 물러나 상황을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자. ‘내 기분에 따라 행동했을 때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하면 된다. 훗날 뒤돌아보면 웃으며 지나갈 사소한 일들 때문에 감정에 사로잡혀 보다 큰 목표나 일의 본질을 그르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사고하고 마음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뒤에 이어질 상황은 천지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모인 순간순간이 모여 오늘 하루와 내 인생, 나아가 내 주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2017년도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내리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과감하게 하차하자. 남은 기간만이라도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살피고 그 마음을 따라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렇게 새롭게 바뀐 사고의 틀로 설레는 2018년 새해를 맞자.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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