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해직 기자 전원 복직 노사 공동 선언…간판 뉴스데스크 타이틀·앵커 교체 임시체제

최승호 사장 체제로 가게될 MBC가 8일 저녁 간판 뉴스프로그램의 이름과 앵커를 교체하고 "거듭나겠다"는 다짐과 함께 대 변혁을 예고했다. 신임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12년 파업 당시 해직된 이용마 기자, 강지웅 PD 등 MBC 해직 언론인 6명이 해고된지 5년만에 복직했다. (MBC 화면 캡쳐)
지난 2012년 파업 당시 해직된 이용마 기자, 강지웅 PD 등 MBC 해직 언론인 6명이 해고된지 5년만에 복직했다. (MBC 화면 캡쳐)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는 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취임 첫날인 8일 그의 첫 행보는 2012년 해고된 MBC 언론인 6명을 전원 복직시키는 노사 공동 선언 이었다.

최승호 문화방송 신임 대표는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1986년 문화방송에 입사해 시사교양국 PD수첩 책임프로듀서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10년 MBC에서 해고를 받아 고등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 선고가 확정되지 않으며 지난 7년간 해직 피디로 인터넷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 기간동안 영화 <공범자>, 다큐멘터리 <자백>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의 임기는 지난 11월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대표의 잔여임기를 따라 2020년 2월 23일까지다.

신임 사장을 맞이한 MBC는 뉴스 진행자부터 타이틀까지 개편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당장 8일 저녁 8시 ‘뉴스데스크’는 ‘MBC뉴스’로 타이틀을 내렸고, 메인 앵커 배현진·이상현 아나운서가 모습을 감추고 김수지 아나운서, 엄주원 아나운서가 각각 평일, 주말뉴스 임시진행자로 나섰다.

김수지 아나운서 (MBC 화면 캡쳐)
김수지 아나운서 (MBC 화면 캡쳐)

김수지 아나운서는 “MBC 신임 최승호 사장 취임에 맞춰 앵커 교체하고 임시 체제로 뉴스를 진행한다”며 “재정비 기간 동안 상처를 되새기며 철저히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겠다. 정확하고 겸손하고 따뜻한 뉴스로 시청자들께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MBC홈페이지에서도 최장수 여성 앵커 배현진 아나운서의 사진이 내려지고 대신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사진이 내걸렸다.

배현진 “나는 MBC아나운서…노조 탈퇴가 정권편, 사측이라는 편가르기 불쾌”

8일 배현진 앵커는 사실상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한 셈이 됐다. 배 앵커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아 이끌어왔다.

이번 일로 배현진 아나운서의 과거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과거 MBC 파업 당시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 뒤를 이어 노조를 탈퇴하고 파업에 불참했고, MBC 뉴스데스크에 복귀한 뒤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배현진 아나운서는 2012년 5월 29일 MBC 사내게시판 자유발언대에 ‘배현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배 아나운서는 당시 글에서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 할 수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파업이라는 최극단의 선택을 100%이해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 및 진보 인사들이 차례로 초청돼 파업을 독려했고, 모두 지당한 말씀 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방송을 지향하기 위해 언론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이 사살에 누가 이의를 달겠습니까. 그러나 비단 ‘진보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정방송’과 ‘완벽한 언론 독립’을 기치로 내건 우리였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 듯 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입니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하다"며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다. 진정성 있는 대의명분과 정당한 수단을 이 두 가지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한 두려움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김장겸 전 MBC 사장 해임안 가결 이후 TV조선으로 이적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TV조선은 당시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최승호 PD 사장 선임 소식에 따라 배현진 아나운서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 가운데, 그가 프리선언을 해 예능활동을 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현재까지는 TV조선행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승호 사장은 MBC 아나운서들의 부당 전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 신동호 국장에 대해서도 조사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승호 체제 MBC를 향한 엇갈린 시각

최승호 PD가 MBC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것을 지켜보는 데에는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MBC의 최승호 사장 선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발언했다.

추 대표는 7일 자신의 개인 SNS계정을 통해서 “앞으로 최승호 사장체제 mbc 볼 만하겠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다시 만나니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기대해봅시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8일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다”며 “파행과 굴욕의 언론을 정상화시킬 한국 언론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MBC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는 글을 게시했다.

국민의당은 7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임 사장의 부당노동 행위 등으로 MBC 노조가 장기간 파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긴급하게 해소하기 위한 긴급구제 조치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에서는 방송계 코드인사 아닌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국회에 제출된 방송법 개정을 통해 MBC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따라 임명 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7일 논평을 통해 “MBC가 완전한 노영방송이 됐다”며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 8개월밖에 안 된 사장을 끌어내리고 결국 노조를 등에 업은 최승호 신임 사장이 MBC 사장실을 점령했다”고 비판했다. “최 사장이 과연 공정한 인사를 할 것인지, 과연 보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인지 국민들이 무서운 눈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사장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7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BC 노조는 늘 공정방송을 망치는 세력에 대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항하고 싸우는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임금 올려 달라, 복지 늘려달라고 싸운 적이 없다”며 “공영방송의 주인은 모든 사람이고,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자 동시에 내 것이라는 그런 마음으로 일해 왔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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