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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달려나갈 때 떠오르게 하는 힘, 양력이 생긴다
최형호 | 승인 2017.12.02 15:51

앨버트로스는 자신의 몸의 세 배나 되는 거대한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활공하며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하늘에서 보낸다. 그 어떤 새보다 높고 먼 곳까지 여행하는 앨버트로스에게 험난한 산, 폭풍 치는 바다, 모래바람 날리는 사막은 아무런 장애물이 될 수 없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하늘을 동경하며 새처럼 자유롭게 날기를 꿈꾸어 왔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적인 미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날기 위한 연구와 시도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꿈을 이룰 수는 없었다. 그런데 1903년에 와서야 라이트 형제에 의해 꿈이 이루어졌다. 라이트 형제는 최초의 동력 비행기인 ‘플라이어 I호’로 12초 동안 36미터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항공기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요즘은 800여 명의 승객을 태운 560톤이 넘는 비행기 A380이 운항하는 시대가 되었다.

엄청난 무게의 비행기가 떠서 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비행기에는 추력thrust, 중력weight, 양력lift, 항력drag의 네 가지 힘이 작용하는데, 엔진에서 발생하는 달리는 힘인 추력이 날개를 통해 양력을 발생시켜 비행기를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는 달려야 한다. 멈추어 있던 비행기가 달리기 시작해 점점 빠르게 속도를 더해 가면 날개에 작용하는 공기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압력 차이가 생겨 비행기를 들어 올리는 양력이 발생하는데, 이 양력이 중력보다 커지는 시점이 되면 비행기는 땅을 벗어나 날기 시작한다.

조종사들도 비행기를 탈 때마다 거대한 비행기가 떠오르는 것을 신기하게 느낄 정도로 양력은 신기한 힘이다. 양력의 원리를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달리면 육중한 물체가 떠오르게 하는 힘이 생긴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달리는 비행기를 띄워서 날아다니게 하는 신비한 양력처럼, 우리 삶에도 차원이 다른 삶을 살게 하는 힘의 원리가 적용된다. 사람들이 달려가야 할 방향과 목표 없이 방황하는 동안에는 나태함과 게으름이 마음을 지배해 일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욕구들에 끌려 다니기 쉽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향해 열정을 쏟아 달려가면 크고 작은 부담들을 떨쳐버릴 수 있고 사사로운 욕구도 절제할 수 있게 되어 삶 속에서 새로운 자유와 힘을 얻는다. 중력을 벗어나 어디로든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인생의 새로운 창공을 향하여 훌쩍 날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지 않고 지내왔던 환경과 한계 안에 머물고 안주하려 한다.

어떤 일을 할 때도 지금까지 해 오던 방식대로 대충 하면서 마음을 다 쏟지 않고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 나는 실력이 없어서 이렇게밖에는 못해, 귀찮은데 너무 힘들게 하지 말자’ 하며 매사에 적당히 하려는 태도를 가질 때도 많다.

세상에는 한 끼 양식을 구하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있고, 넉넉한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걸 누리며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누구든지 목표를 잃어버리면 방황하게 된다. 반면에 분명한 꿈과 목표가 있어서 한 방향으로 달릴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지 삶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남이 하지 않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부담을 이기며 사는 사람들은 차원이 다른 세상에 사는, 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꿈이 있고 마음을 쏟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또 달려가기를 멈추고 안주하고 싶을 때 주위에 끌어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인생에서의 길고 긴 달리기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1975년에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삶의 목표와 꿈 없이 마약과 폭력, 총기 사고, 음란물 등에 방치된 채 지내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어린이들을 위해 개발했다. 그는 빈민층 아이들에게 여러 악기를 배우게 해 오케스트라를 조직했고 이를 나라 전체로 확대해 갔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탄생시켰고 미국, 영국 등 클래식음악 선진국들에 역수출되어 음악교육의 새 장을 열고 있다. ‘기적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엘 시스테마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2008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아브레우 박사는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해주었고, 어린이들은 이로 인해 방황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은 삶을 살게 되었다.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여러 문제점을 고치려고 애쓰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꿈을 향해 속도를 내어 달려가 보자. 양력의 힘이 작용하듯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힘이 생기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최형호 교수
공군 최우수 전투조종사였으며 전투비행단 작전장교를 역임했다. 현재는 울진 비행교육훈련원 학술교관으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인성교육 강사로도 활동하는데, <투머로우> 독자들을 위해 비행기 양력을 소재로 칼럼을 기고해 주었다.

최형호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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