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야당 세력 반대 속에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 공식 취임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케냐 제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있는 모이국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은 축제 분위기였다. 선거 기간 찾아온 국가의 불안이 마침내 끝났다는 기쁨의 축제였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등 주요 각국의 정상들과 외교관들이 참여했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퍼레이드카를 타고 나타났을 때 스타디움엔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렸다. 성경을 들고 대통령 취임을 선언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부통령에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케냐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랜 부정선거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이 법의 절차에 의해 당선되었다고 거듭 강조했고 자신의 초임시절 업적을 되새기며 자신의 다음 임기 역시 희망차고 발전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은 케냐타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로 가득찼다.

취임식장의 축제 분위기와 달리 그 시간 야당 지지자들이 모인 자카란다 운동장 인근은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소요가 일어났다.
라일라 오딩가를 비롯한 야당측 인사들은 이번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은 취임식이 열리는 시간에 자신들만의 다른 행사를 열어 모였다. 그들은 여전히 이번 선거가 무효라고 외치고 있다.
야당 지지자 모임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이 자리는 단순한 희생자 추도 모임인데 우후루 대통령은 공권력을 이용해 막으며 야당 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모임은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고 이에 격분한 야당 지지자들이 방화와 약탈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야당 세력의 불참 속에 28일, 나이로비시 카사라니에 위치한 모이국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사진=송태진)
야당 세력의 불참 속에 28일, 나이로비시 카사라니에 위치한 모이국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사진=송태진)

지난 8월 8일 있었던 케냐 대통령 선거는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8.223.369표 54.17%를 득표하여 6.822.812표 44.94%를 얻은 라일라 오딩가 야당연합 후보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선거 직후 야당측에서 터져나온 부정 선거 논란으로 케냐는 유혈 사태에 휩싸였고 20여명이 사망하고 국가 전체의 산업이 경직되었다.

논란 끝에 대법원에서는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로 선언하고 재선거를 지시했다. 세계가 놀란 판결이었다. 그리고 10월 26일 재선거가 진행될 때까지 케냐의 산업은 경직되었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산업 투자가 멈췄다. 정권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새로운 투자를 멈추고 몸을 사렸다.

그리고 시행된 10월 26일 재선거는 야당 후보 라일라 오딩가의 자진 불참으로 마무리 되었다.
오딩가는 이미 여당측에서 부정선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선거에 참여해도 공정하지 못하고 질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선거는 의미가 없다며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오딩가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선거 당일 투표를 하지 않았다. 결국 7.483.895표. 98.27%의 지지율로 우후루 케냐타가 재선에 성공했다.

라일라 오딩가는 이날 지지자들의 모임에서 ‘오늘 대통령 취임식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12월 12일, 잠후리데이(1963년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해서 공화국으로 선포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에 자신이 취임 선서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케냐의 정치 혼란이 우후루 케냐타의 공식적인 대통령 취임으로도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시작에서부터 국민 대통합의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나이로비(케냐)=송태진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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