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Job&커리어 취업X파일
직장에서 사랑받는 동료가 되고 싶다면 그녀처럼!
김은우 캠퍼스리포터 | 승인 2017.11.20 19:15

직장인들 중 40% 이상이 인간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만약 직장 동료가 ‘당신이랑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해’라고 말한다면, 아침마다 일하러 가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여기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한 직장인이 있다. ‘쩌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짜안타포언 쓰리폰 씨인데, 그녀가 주위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된 비결이 궁금하다.

쩌이 Janthaporn Sriphon
본명이 ‘짜안타포언 쓰리폰’인 그녀의 닉네임은 쩌이이다. 태국 굿뉴스코 6기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배운 마인드 덕에 동료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었다. 올해 나이 스물여섯으로, 사람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는 판사가 되는 꿈을 꾸며 오늘도 달린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태국 총리실 산하의 국무원 법제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내각에 법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법이 제정되기 전에 그 법에 대해 특별히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검토하는 일을 합니다. 특히 저는 해외법과 관련된 정보를 모으고 연구하는데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쪽 국가들을 도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판사가 되고 싶어서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태국에서 판사는 전문직으로 상위 레벨의 직업이에요. 한 번 시험을 치를 때 7천 명 정도가 응시하는데 15명만 시험에 통과합니다. 태국에서 판사가 되려면 ‘바 시험(barexamination, 지원자가 법조계 시험을 볼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봐야 하고, 2년 동안 정부기관에서 법무직원으로 일하거나 변호사 일을 해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을 모두 마치면 판사 시험을 볼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금 일하는 곳이 그런 과정의 하나인데요. 국무원 법제위원회는 판사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곳이에요.

판사 지망생들이 가길 원하는 곳이라면 경쟁률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네. 올해에는 한 명밖에 뽑지 않아서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자라서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는 사람도 있었고, 로스쿨에서 이미 높은 점수를 받고 졸업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보다 공부도 잘하고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이 정말 많았죠. 이 부서의 업무가 해외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자기소개를 할 때 스스로를 아프리카 출신이라고 소개했어요. 아프리카에서 대학을 나온 건 아니지만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제 삶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제가 아프리카에 다녀온 점을 아주 높이 평가해 주었습니다. 제가 특별히 뭘 잘하는 것도 아닌데, 1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면서 배운 마인드가 뛰어나다고 판단해 주셔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걸 싫어한다는 쩌이 씨가 베냉의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렸다.

해외에서 봉사하면서 배운 마인드가 직장 생활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학생 때부터 ‘직장은 돈을 벌면서 일을 배우는 곳이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일을 해보면 ‘배운다’는 즐거움보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저는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에 지원해 아프리카 베냉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오면서 1년 동안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게 되었어요. 저는 태국에서 쭐랄롱꼰대학교(Chulalongkorn University, 태국 1위의 대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성적도 우수했고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베냉에서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제가 부엌일을 많이 도왔는데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인 거예요. 한번은 생선을 튀긴 기름에 바나나를 넣고 튀겨서 비린내 나는 바나나를 먹어야 했던 적도 있답니다(웃음). 그때 처음으로 제가 못하는 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제 부족한 모습을 보이자 신기하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졌어요.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많이 보게 됐고요. 이런 변화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매우 중요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욱 깊이 느끼고요. 제가 일하는 곳이 정부기관이어서 서류에 관계된 일을 할 때 항상 정확하고 완벽해야 합니다. 제가 작성한 서류가 어느 정도의 기준에 못 미치면 상사되는 분이 실망하시는데, 그럴 때 저는 제 실수나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요. 그리고 서류를 수정하죠. 열 번 고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시당하거나 체면이 깎여도 상관없고요. 모르거나 이해가 안 되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물어보는 게 제가 굿뉴스코에서 배운 정신입니다. 그래서 항상 자주 여쭤보지요. 물론 꾸중도 많이 듣지만 주변에 저를 도와주고 가르쳐 주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감사합니다.

규제개혁과 경제 관련 미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법조계 공부가 만만치 않을 텐데, 판사의 꿈은 어떻게 갖게 되었나요?
학생 시절부터 막연하게 판사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어요. 그림 하나 없는 두꺼운 법학도서 수십 권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했죠. 그 즈음에 제가 법을 공부해야하는 진정한 이유를 찾고 싶어서 1년 동안 휴학하고 베냉에 갔어요.

베냉에서 하루는 현지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어요. 친구는 팔 아랫부분이 찢어져 살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다쳤어요. 하지만 친구는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었고, 가해자인 운전사가 분명히 잘못했지만 친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뿐이었어요. 친구는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일은 흔하다’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오랫동안 홀로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렸습니다. 베냉은 법이 잘 시행되지 않아서 신고를 해도 경찰들이 와서 도와주지 않을 때가 많아요. 친구가 당한 사례를 통해 법이 제대로 적용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습니다.

법을 열심히 공부해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억울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판사의 꿈을 가지게 됐지요. 하지만 법으로 사람들을 돕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마음에 진정한 힘을 얻어야 삶이 변화되는데, 그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법을 공부하다 보면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굿뉴스코 봉사단 시절에 배운 마인드로 포기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고 꿈을 향해 계속 달릴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인턴들과 함께 국무원 법제위원회 앞에서(가운데가 쩌이)

직장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꼽힌다고 들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해외봉사활동을 가기 전에 저는 누구와 팀을 이뤄 일하는 걸 싫어했습니다. 제가 뭐든지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성에 차지 않았지요. 당연히 친구들이 저와 일하는 걸 힘들어했고요. 그런데 요즘은 동료들이 저와 있으면 행복하다고 해요. 제가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에요. 아프리카에서 보낸 1년이 없었더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약점이나 잘 못하는 부분들은 감추려고 합니다.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며 얕보이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만 보며 무시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료들보다 실력이 없고 못할 때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저의 실수를 인정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료들이 저를 더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아요. 제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겪는 힘든 일들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제가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자주 이야기해 줍니다. 나이, 경제적 상황, 학력 등이 달라도 마음이 흐르면 행복하다고 말해줍니다. 이런 저를 보고 동료들은 ‘진짜 사람답게 산다’고 하죠.

친구 중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서 영어를 아주 잘하고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아가며 석사 공부를 하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골반 뼈에 질환이 생겨 석사 학위를 하는 도중에 공부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친구가 많이 힘들어했지요. 하지만 저는 그 친구에게, 문제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잘못됐다고 말해줬습니다. ‘다른 사람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병 때문에 두려운 네 마음, 더 이상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게 될 것 같은 네 마음과 싸워야 해!’라고요. 고맙게도 친구가 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표정도 밝아졌고요. 얼마 전에는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게 됐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하는데 얼마나 기쁘던지요. 사람들이 제가 하는 이야기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가 가장 기쁩니다.

듣다 보니 저도 쩌이 씨와 일하고 싶어지네요.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직장 생활을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마음의 자세라고 생각해요. 저는 태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를 졸업했지만 그것으로 좋은 사람, 뛰어난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면서 비로소 제가 부족한 게 정말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일은 제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어요. 그래서 아프리카에서의 1년을 ‘빈 컵이 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를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거죠. 여러분도 실력이 뛰어난 인재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가 뛰어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김은우 캠퍼스리포터  smilegirl426@naver.com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은우 캠퍼스리포터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