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벽 균열 등 지진피해 등 수험생 안전우려, 내일 포항 모든 학교 휴교

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오후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인해 일주일 연기돼 23일로 연기됐다. 자연재해로 인해 수능시험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차원의 행사로 인해 사전예고를 거쳐 연기된 사례는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정상회의, 2010년 주요 20개국(G20)정상회담 때로 2차례 있었다. 당시 연초에 일정 연기 사실을 발표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었다.

이번 수능 연기 결정은, 경북도교육청에서 수능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지진은 경주 지진에 이어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 큰 지진으로, 서울과 경기도, 대전 등지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당초 교육부는 지진 발생 당일 오후 3시 30분 브리핑에서 예정대로 수능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오후 8시 20분께 입장을 전면 수정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일주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포항 지역의 14개 고사장 가운데 일부 고사장은 벽에 금이 가는 등 지진 피해를 입어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경북도교육청의 보고에 따라 교육부는 일주인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5일 밤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학생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 시행의 공정성, 형평성 등을 고려해 2018학년도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한 11월 23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해 경주 지진 때 지진 발생 다음날 46회의 여진이 발생한 점도 고려했다”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런 수능 연기 발표에 수험생들은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수험생인 한 네티즌은 “내일이 수능이라 책도 다 버리고 일찍 잠들고 일어났는데 눈물만 난다. 그동안 준비했던 정신과 마음이 무너진다”는 반응과 “수능 몇시간도 안남기고 연기라니, 지진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일주일 동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당황스럽긴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잘한 결정이었다”, “시험 중 여진이라도 나면 대피하고, 시험문제도 재출제 하느라 몇 개월이 연기됐을것인데, 잘한 결정이었다. 차분히 평정심을 되찾아야 할 때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가 수능연기 발표에 따라 학교 홈페이지와 연락망을 통해 임시휴교를 알리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가 수능연기 발표에 따라 학교 홈페이지와 연락망을 통해 임시휴교를 알리고 있다.

한편, 수능시험 연기로 인해 학생들은 대부분 정상 등교를 하게 된다. 다만 수능시험장 학교로 예정된 학교는 휴교하고 포항의 모든 학교는 휴고를 예고한 상태다.

수능 후 진행될 수시와 정시등 대입 전형 일정도 교육부와 대학들이 협의 후 변경될 예정이다, 15일 예비소집을 통해 공개된 시험장과 시험실도 전면 변경될 예정이다.

시험지와 답안지는 각 시도교육청에 보관돼 재출제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며 23일 수능일까지 유출 방지 등 보안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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